* 대부도 해변 해솔길
대부도 구봉보 낙조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아침 무렵에는 썰물 때로 바닷물이 쫙 나갔었는데 지금 오후 시간에는 바닷물이 밀물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서 서둘러 낙조전망대에서 바다 위에 설치된 나무판길을 따라나왔다. 대부도 해변에 조성해 놓은 해솔길이다. 바다 속의 거친 바위들이 불이 빠져서 드러나있어, 나는 내 고향 대천 바다를 회억하며 유년의 향수에 젖는 거친 바다 속 바위 길을 따라 걸었다. 바다 가장자리는 편안한 길이라고, 친구들은 그 길로 가지만 나는 거친 바위를 밟으며 바다의 낭만에 젖어 걸었다. 한동안 걸어 나오니 잘 포장된 길이 나오고 굴을 채취하여 파는 할머니 몇 명이 좌판을 벌이고 있다. 우리들은 굴을 샀다. 나는 두 봉지 샀다. 바다 향기 담은 굴로 굴생채를 요리해서 남편에게 주고 싶어서다. 남편도 동해안 바닷가가 고향이어서 해산물을 좋아한다. 우리들은 개미허리 다리 아래 그늘에서 친구가 가지고온 귤과 머루포도를 맛있게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대부도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딸린 섬으로 면적 34.39km2, 해안선 길이 61km로, 섬의 북쪽에 최고봉인 황금산(168m)이 솟아 있다. 3617세대 주민 7036명(2016년)이 살고 있다. 대부도는 섬이 아닌 섬이다. 고려시대에는 남양도호부, 조선시대에는 남양군에 속했다. 1914년 남양군에서 부천군으로 편입되었고, 1973년 옹진군에 편입되었다가 199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안산시에 편입되었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쪽에서 보면 섬 같지 않고 마치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고,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이라 하여 큰 언덕이란 뜻으로 대부도라고도 한다. 대부도라는 명칭이 붙기 전에는 연화부수지, 낙지섬, 죽호 등의 지명으로 불리었다. 199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옹진군에서 안산시에 편입된 대부도는 시화방조제-대부도-선감도-불도-탄도-화성의 전곡항 등 여러 방조제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었다. 특히 돌이 검다는 탄도, 부처가 나왔다는 불도, 신선이 와서 노닐었다는 선감도를 비롯하여 여러 개의 작은 섬들이 마치 형제처럼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 외에도 종현 어촌체험장, 승마장 등을 돌아보려면 하루가 모자라다. 대부도의 명물인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 칼국수도 대표음식이다. 94년에는 시흥시 오이도와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동양 최대 규모의 시화방조제(총 연장 12.7km)가 완공됨으로써 여의도 면적의 60배에 달하는 토지가 새로 생겨나고 저수량 1억 8천만 톤의 담수호가 조성되었다. 수도권의 여러 도시와 인접한 대부도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넓은 개펄이 있어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방조제 중간에는 시화조력발전소가 있는데 하루 2번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조력 발전을 하고 있다. 대부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경기도의 하와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낙조와 바다낚시, 갯벌체험, 먹을거리, 해솔길 등 산과 바다의 낭만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주변에는 유인도인 선감도, 탄도, 불도가 대부도로 연륙되어 대부도처럼 육지가 되었다. 육지에 매우 가까운 섬이어서 예로부터 목장으로 이용되어 왔는데, 지금도 목초지 개발에 유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도의 해안선은 61km나 될 정도로 넓고 거대한 갯벌이 온통 주위를 감싸고 있다. 옹진군 섬들의 객선 항구인 방아머리와 구봉리를 지나서 메추리섬에 이르는 남쪽 바닷길은 울창한 송림과 갯벌과 모래사장이 아주 근사하다.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막 나오면 방아머리공원에 동춘서커스 가설극장이 있다. 대형 버스들이 주차해 있는 것을 보니 서커스가 한창인 모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으로 1925년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던 동춘 박동수 선생이 조선 사람 30명을 모아 창단한 다음, 2015년까지 90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 극단의 전성기는 1960~70년대이다. 250명이 넘는 공연단원이 인기를 누렸지만 영화 등 영상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양길로 접어들어 관객이 줄고 위기를 맞았다. 2009년에는 한국인 곡예사 5명, 중국인 곡예사 29명으로 극단을 유지했지만 경영난에 시달린 끝에 결국 2009년 11월 15일 청량리시장 공연을 끝으로 해체를 결정했다가 주변의 만류로 해체를 철회했다. 이후에 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에 상설공연장을 설치하고 2010년 4월부터 매일 2~3회 공연을 했다. 2011년 6월부터는 안산시 대부도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라를 잃은 민족에게 집시처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문화에 굶주린 시민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던 서커스단이다.
대부도에는 시화 조력발전소가 있다. 시화호는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 등에 둘러싸인 거대한 인공호수이다. 대부도와 화성을 잇는 불도, 탄도, 대선방조제가 1987년 6월에 착공하여 1988년 5월에 먼저 완공되었다. 1994년 1월에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주방조제가 완공되면서 탄생했다. 시화호란 명칭은 전체 방조제의 양끝인 시흥-화성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진 것이다. 안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대부도와 시화호이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고장 대부도와 시화호는 수도권 등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화호는 간석지 1만 1,200ha, 총길이 12.7km의 시화방조제, 방아머리와 탄도 등 배수갑문 2개소를 갖고 있다. 한때는 죽은 호수로 변해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바닷물의 유통으로 생태계를 회복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지난 2004년 착수하여 7년 만인 2011년 8월 완공된 것으로, 조력발전소 수차발전기 10기에서는 25만 4,000kW의 발전시설 용량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이다. 방조제 중간에는 작은 가리기섬에 시화나래 휴게소와 공원이 설치되어 있다. ‘빛의 오벨리스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설치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조력발전은 하루에 두 번 밀물이 들어올 시간에 발전하는데 이때에 수차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는 청정에너지를 말한다. 시화호는 조수간만 차이가 최고 9m까지 나고 있어 국내에서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평가 받는다. 연간발전량은 5억 5,200만kWh로 소양강댐의 1.56배로, 이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였던 프랑스의 조력발전소를 넘어서는 것이다. 인구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 조력발전소를 통해서 연간 86만 2,000배럴의 원유 수입을 대체할 수 있게 되므로 인해 매년 약 900억 원 정도의 원유를 절감하고, 연간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31만 5,000톤을 줄여서 66억 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지만 시화호 밑바닥에 쌓인 중금속 물질들이 발전소를 통해 바다로 유입되면 환경오염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는 오늘 대부도에 대하여, 구봉도에 대하여, 안산 시화조력발전소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속도를 감안하며 휴식하다가 거친 바닷기을 지나 해변의 포장도로로 걸으며 종현마을로 향했다. 바다 가운데 영흥도로 가는 섬과 섬을 잇는 긴 다리도 보이고, 영흥 화력발전도 굴뚝도 보인다.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조금 전 머물렀던 낙조전망대와 등대가 여전히 비경을 선사한다. 해솔길 산자락 아래 나이에 따라 통과하는 나무가둥이 공간을 만들어 놓고 있다. 허리 둘레를 측정해보는 기구다. 나는 나이가 60대 중반인데, 30대 구간도 어렵지만 통과가 가능했다. 웃자고 설치한 기구겠지만 참으로 신나고 기뻤다. 여러 가지로 아름다운 대부도 탐방 여정이다.
영흥도 다리, 영흥화력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