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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포쯤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병원을 퇴원해 회복중이던 4월초 어느날
일년 열두달 하루라도 냉장고에 볼락이 없으면
반찬꺼리가 없는것 처럼 항상 볼락이 비축되어 있어야 안심이 될만큼
볼락 애호가인 필자의 냉장고에 볼락이 다 떨어졌다.
흔히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클럽 회원들 정기출조나
번개출조를 가게되면 하는 말이 있다
"누구든 볼락 25cm이상 되는넘 잡으모 내 감시 4짜와 바꿔 주겠다"
물론 나도 동료들도 그런 행운을 만나기 어렵다는걸 알고 하는 말이지만
그 정도로 나의 볼락선호는 유별나다 할수있다.
그런 우리집 냉장고 볼락이 비었던 지난 4월초
인낚 조황정보를 뒤지게 되고 그러다가 아직 건강회복이 덜된 필자에겐
선상외줄낚시가 가장 만만할것 같고 조과 또한 다른 낚시보다는
보장이 될것 같아 [조황센터]코너의 [선상(배낚시) 조황] 게시판
볼락외줄 조항을 관심깊게 보던 중, 아주 신선한 서비스를
낚시인들 한테 제공해 주는 배가 눈에 들어 왔다.
"여보세요 삼천포 동창호 선장님이세요?"
"그렇습니다 만?"
아~ 다름이 아니고 '동창호 볼락조황 올리신걸 봤는데
낚시자리 마다 바케츠에 기포기 설치를 해 주셨더군요"
"그거요! 손님들께서 잡은 고기 하선 할때까지 살려 뒀다가
가져 가실수 있도록 시설을 해 본겁니다"
그렇게 하여 언젠가 가까운 시일안에 볼락외줄을 가기로 맘을 굳히고 있었으나
차일피일 동행인 찾다가 몇일, 물때와 기상조건 맞춘다고 몇일 결국 달포가 지난 어제
클럽동료 후배 한사람과 의기투합, 갑자기 5월6일 출조키로 약속
예의 그 동창호 선장님께 두명 예약을 하고 다녀 오게 되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체력에 부담이 되어서도 그렇겠지만
퇴원한지 얼마되지 않은 필자같은 사람들에게 왜 선상외줄낚시가 만만하냐 하면
우선 들고 다녀야 하는 짐이 적은데 있다.
갯바위낚시를 가려면
낚싯가방과 밑밥통은 기본이고
보조가벙과 아이스박스만 보태도 벌써 짐이 4뭉치나 된다.
그러면 낚시가방에는 낚싯대만 챙겨 넣으면 되느냐.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낚싯대만 해도 기본으로 주력대 한대와 예비대 한대 해서 두대이고
뜰채 자루에, 가방옆 포켓에는 뜰채후레임과 칼, 고기집게등을 챙겨 넣어야 한다.
거기다가 나이들어 시력이 떨어지니 밤눈이 어두워
밤중에 출항하는 낚싯배를 타고 갯바위에 내리는건
우선 위험도 할뿐 아니라
어두움을 극복 못해서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같은 사람들은 정오무렵 나가는 배를 이용, 일박낚시를 선호하게 되고
그랬을때 또 짐이 불어 난다.
갯바위텐트, 슬리핑 백. 밤에 볼락이라도 잡을 양이면 볼락 루어대에 민장대.
젊었을땐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는 무리다.
그러나 선상외줄낚시는 짐이래야
쿨러와 릴 채워진 외줄낚싯대 하나면 오케이다.
때에 따라선 카드, 봉돌,가위등을 넣고다닐 손가방 하나정도 더 있을수도 있고.
우리는 "아침 5시30분 까지 팔포항으로 오라"는 선장의 말에 따라
경산 진량에서 새벽 2시30분 만나서 출발을 했다.
가는길 미끼로 쓸 민물새우도 사고, 아침밥도 먹고 가기위해 조금 여유있게 나섰다.
사천 만물낚시에 도착시간이 아침 4시경.
미끼용 민물새우 5,000원짜리 두통과 백크릴 한곽을 사고
남양의 진주김밥집에 들러 선지국 한그릇을 먹고난 시간이 4시 50분.
출항지 팔포항에 도착시간은 5시 10분경.
해가 얼마나 길어졌던지 아침 5신데도 동녘이 히뿌연 하다.
도착을 하여 동창호 정박한곳을 찾지못해 선장님꼐 전화를 하였더니
"입구에서 직진을 하면 가운데 외등이 하나있고 그아래 배가 있다"
그리고 얼마지않아 선장이 나와 출항준비를 한다.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배가 정박지를 빠져 나가는데
삼천포바다가 아닌 수우도 방향으로 배가 달린다.
어제까진 늑도, 저도 주위서 낚시를 했다는데 오늘은
사람도 우리포함 6명밖에 않되는데 먼바다로(삼천포 권을 중심해서) 향하길래
"선장님 삼천포 앞바다에서 않잡아요?"
"예, 오늘은 한마리를 잡아도 좀 굵은놈으로 잡아 볼까 합니다"
그렇게 하여 1시간여나 달려
이시즌 참돔으로 핫한 사량도 바깥 나무여권으로 나왔다.
"잘 아시겠지만 호각소리 한번은 '채비를 내리라'는 신호구요
두번 불면 채비를 걷어 올리라는 신호이니 따라 주세요"
사실 오늘 동행한 동료는
선상외줄낚시가 난생 처음이란다.
선상 흘림낚시는 많은 경험이 있지만 외줄은 처음이란다.
그러다 보니 낚싯대도 릴도 없어서 선장님 한테 빌려서 사용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바닥도 걸고 애를 먹더니만
금방 극복하여 한번에 5마리도 걸어 올린다.
물론 주종은 낱마리.... ㅋ
선장님 말대로
볼락 씨알은 올라오는 70% 이상이 왕사미급이다.
필자가 매력을 느껴 이배를 타게된 원인인 바케츠와 기포기.
배에 고정되어 있으니 정말로 기대 이상의 편리함을 주었다.
잡아 올리는 족족 바케츠에 담으면 되니까.
동창호.
이배를 이용하는 낚시인들에게 선장은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로 써비스를 하는것 같다.
처음 타는 배
일면식도 없는 선장이지만 앞으로 가끔은 찾을것 같은 예감이다.
10시쯤 됐을까?
열심히 고패질을 하며 낚시를 하고있는데 해경이 단속을 나왔다.
낚시를 하면서 해경의 단속을 받는건 이번이 난생 처음있는 일이다.
선장의 음주확인을 하고
승선자들도 음주여부를 확인하고
구명조끼 착용여부를 눈으로 본뒤 경비정은 떠났는데 소란을 피우고 가서 그런건지
그뒤 한참동안은 고기 입질이 없었다.
모두가 만쿨을 하지는 못했으나
12시까지 잡은 볼락은 30여수에서 70여수까지
경험과 솜씨에 따라 조금의 차이가 있었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바케츠 하나로 부족해 물이 든 상태에서 두바케츠 채웠고
집에 가 회로 먹을것만 피를 빼 쿨러에 담았다.
30L 쿨러 거의 한쿨러다(아래 사진).
앞으로 달포간은 반찬걱정 잊어도 될 양이다.
낚시는 뭐니뭐니해도 갯바위낚시만 한것이 있겠습니까만
쉽게 먹을꺼리 확보 하는데는 또 선상외줄만 한것도 없을거라 여깁니다.
"시시껄렁 외줄낚시 하고 와서 조행기는 무슨 조행기" 하시지 말고
관심있는 회원님 여러분도 볼락회 드시고 싶을땐 엽딱걸음 한번 해 보세요.
생각보다 재미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볼락(Sebastes inermis)이란 어떤 고기인지 알아 봐 두기로 합니다.
볼락은 경골어강 횟대목 양볼락과(洋―科 Scorpaenidae)에 속하는 해산 어류이고
몸은 방추형으로 측편되어 있고 머리에는 비극(鼻棘)·안전극(眼前棘)·안상극(眼上棘)·노정극(盧頂棘)이 있는데,
안전극 아래 가장자리의 가시 2개는 날카롭고 강하다.
안후극(眼後棘)·이극(耳棘)·액극(額棘)·경극(頸棘)은 없다.
눈은 크며 두 눈 사이는 약간 볼록하다.
상악골의 뒤끝은 동공의 가장자리까지 미친다.
주둥이는 원추형으로 끝이 뽀족하고, 아래턱 앞끝의 이빨은 바깥에서 보이며, 아래턱 아랫면의 비늘은 조밀하게 배열되어 있다.
구멍이 있는 옆줄비늘수는 41~46개 가량이다.
등지느러미는 13가시 14여린줄, 뒷지느러미는 3가시 7~8여린줄, 가슴지느러미는 16~18여린줄로 되어 있다.
꼬리지느러미의 뒷가장자리는 둥글다.
몸빛깔은 생활장소와 수심에 따라 변화가 심한데, 회갈색이 가장 많고 회적색 또는 흑색 등도 띠며,
살아 있을 때는 몸 옆쪽에 5~6줄의 불분명한 가로띠가 있다.
몸길이는 25~30㎝에 이르며,
한국의 원산·부산·인천·제주도 연해와 일본의 홋카이도 이남 연해에 분포한다.
난해의 난태생(卵胎生) 어류로 포란 수는 5만 개 정도이다.
교미시기는 11월 하순에서 12월 초순으로 교미 1개월 후에 수정되고, 수정 후 약 1개월이 지나 자어가 된다.
어미의 뱃속에서 분화·성숙해서 태어나는 즉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출처;다음백과-
볼락은 회, 소금구이, 조림, 튀김 등으로 이용되며 맛이 뛰어난데
그 맛이란것이 우리나라 연안에서 잡히는 어종중엔 감히 이 볼락의 맛을
능가할 생선이 없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거제와 통영 토착민들의 제삿상을 채리는데 볼락을 가장 귀한 제숫꺼리로 여기지요.
바다는 정말이지 예측할수 없는 뇌전증 간질 같아서
내일의 예측은 두말 할것도없이 당장 한시간 후의 변화도 알수가 없다.
그리고 어떤때는
전체 조황정보를 보고 불횡일 경우 '그냥 바닷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비운 마음으로 떠났던 출조가
뜻밖의 대박조과로 이어졌을때 이 단어 杞憂는 뜻 그대로 杞憂 일 뿐.
이번 추봉도 출조가 그랬다.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인 27일.
아직은 남해안 갯바위 수온이 안정적이지 못하여
어디든 조황이 들쭉날쭉 변덕이 심하다는 정보에
바다낚시를 갈때면 거의 항상 붙어 다니다 시피 하는 경산의 지인과 '해상 좌대나 가서 하룻밤 쉬었다 오자'고 합의,
추봉도 땅끝좌대 관리인 최승빈 사장한테 전화를 내어 29일 오후 2시에 들어 가기로 약속을 하였었는데
출발일인 29일 새벽 1시 30분쯤
한잠이 든 내귀에 전화벨 소리가 요란히 울린다.
"헤임, 저한테 무슨 일이 생겨 도저히 오늘 추봉도 좌대 동행을 못하겄심니더"
들어 보니 술이많이 취한 목소리다.
27일 좌대를 예약해 놓고 우리는
29일아침 9시에 우리집에서 만나 가는길 필요 한것들 준비도 하고 점심밥도 먹으며
여유있게 가기로 약속 되었었는데 무슨 일인진 몰라도 이렇게 새벽까지 이어진 술판이라면
'뭐 않좋은 일이 있는가 보다' 싶어서
"낚시 그거이 뭐라고, 걱정 말고 일이나 잘 보세요" 하며 출조를 포기하고
평소처럼 7시경 기상하여 매일같이 하는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9시쯤 추봉도좌대 최사장한테 전화를 하여
"동행키로 했던 사람이 갑작스레 집안에 일이 생겨 오늘 가기로 했던 좌데예약을 취소 한다"는
통보를 꼭 죄지은사람 마냥 전하고 싸 두었던 짐을 다시 해체하여 창고에 넣어 두었다.
그렇게 잊고 지리산 고향집에나 다녀 올까하여 짐을 챙기고 있는데 다시 그 지인 한테서 전화가 왔다.
"형님 시간 되시면 점심이나 같이 하게 이마트 앞에서 만나죠 어제 실수의 댓가로 밥은 제가 살테니 "
그렇게 되어, 시골집에는 꼭히 갈 이유는 없었던지라 기다린다는 장소로 가 둘이 한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그 친구가 다시 앞서 가기로 했던 그 좌대에 가서 하루밤 쉬었다 오자고 제안을 한다.
"그러마" 하고 좌대 관리 최사장 한테 전화를 했더니
"아이구 삼춘~! 어쩌지요? 6월 2일은 예약이 꽉 차버려서 자리가 없는데"
이친구 좌대 최사장은 자기 좌대를 찾는 누구에게든 '삼춘'이란 호칭으로 통일해 부른다.
"할수없지요. 디음에 자리여유 있을때 가면 되지뭐"
말은 그렇게 해 줘도
예약된 당일 아침에 예약취소 통보를 한 나에게 좋은 감정은 없겠지.
통상적인 펜션등 이용예약 처럼 선불을 입금하고 하는 예약이 아니므로
그날 다행히 취소된 자리에 다른 손님이라도 들었다면 모를까
우리가 예약한 뒤 예약을 원하는 손님이 있었어도 받아 드릴수 없었을테고
취소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최사장 혼자서 부담을 해야 하는 일일테니.
그러나 좌대가 만원이라 "오지마라" 한다고 우리가 또 갈곳이 없겠는가.
"김형 기왕에 들뜬 마음, 그쪽 갯바위라도 조황 알아보고 들어 갔다가 오지"
"좋지요 그럽시다 형님"
그렇게 들어 가게 된곳이 공교롭게도
우리가 올라 가기로했던 그 추봉도 땅끝마을 해상좌대 앞이었다.
6월2일 새벽 2시 30분.
우리 둘은 가자피싱에서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기다리는데
출조객들이 생각 밖으로 많이 찾아 와 출조 준비를 한다.
근래부터 이창욱사장님은 큰배로 매물도와 구을비도쪽 손님들을 가이도 하고
작은배는 아들인 룡선장이 운항을 맡아, 용초 죽도권으로 뛰고있다.
이창욱사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내가 "어제 조황대로라면 우리도 물또로 가 볼까요 이사장?"
"아니 저는 반댑니다 해나님. 그쪽은 최근조황 기복이 심해도 너무 심해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오기 전 나는
추봉도와 용초, 죽도권의 선편은 통영쪽 낚시배들 보다 거제 가자피싱랜드 쪽이 편하기 때문에
이창욱사장 아들 룡선장과 통화후 결정 하였고 본시즌처럼 대박은 아니어도
필요한 만큼의 벵에돔은 건져 올수 있었다.
출항준비를 하며 매물도권 팀과 용초권 팀이 나눠 타는걸 본즉
용초권으로 출조를 하는 사람수는 몇 되지 않은데 비해 매물도권은 꽤 많은 사람들이 배에 오른다.
그런데 용초도에 3팀을 나눠 하선을 시키는데
예보와는 달리 너울이 장난 아니게 높아 속으로'매물도 팀 하선에는 꽤 애를 먹겠는데' 한것이
철수해 들은 이사장의 말과 똑 같아서 '역시 그랬구나. 않가길 잘했지'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었다.
용초권 손님을 먼저 하선 시키고 우리가 갯바위에 하선을 한 시각이 3시 30분 쯤.
하선후 짐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뒤 날이 밝기 까지는 아직도 2시간 반 가량 남아
얼른 볼락전용 민장대에 채비를 하여 청룡이 한마리를 통째로 바늘에 꿰어 던지니
채비가 채 정렬도 되기전 초릿대 끝이 쭈욱 물속으로 빨린다.
얼른 올려보니 딱 10cm 가량의 젓뽈.
릴리즈 해 주고 뒤를 이어 물고 늘어지는 녀석들도 딱 고만한 크기.
그러다가 퍼뜩 든 생각.
'맞아! 요넘들 한30~40마리 건져다가 볼락 다다끼(たたき) 해 먹어야지'
'더 굵으면 뼈가 억세어 고기 다지기가 힘들고 뼈가 씹혀 별로지'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물바케츠를 옆에 놓고
금방 한50여마리 낚아 담아 두는걸 본 지인이
"형님 그 작은 아가야들을 어디에 쓰려고 잡아 담습니까"
"쉿! 작은 소리로 말해요. 누가 듣기라도 하면 챙피해요"
하며 웃고는
날이 새기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을 끓여 마신다.
필자는 평소에 커피를 즐겨 마시기 때문에
이렇게 낚시를 오는 날에는 꼭 콜럼비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를 갖고 다닌다.
해상국립공원 내에서는 모든 취사행위를 금지하고 있어서
아주 작은 버너와 물 석잔정도 끓일 크기의 코펠만 챙겨
몰래 살짝 커피한잔을 끓여 마시는데
이 몰래 마시는 맛이 또 기가 막혀요.
둘이서 커피 한잔씩을 마시고 이런저런 잡담을 하다보니 어느덧 동쪽이 밝아 온다.
출항전 룡선장이 말하길
"오늘 들어 가실 그자리는 이상하게 아침엔 벵에가 않물어 준다고 해요.
일러도 아침 9시가 넘어야 입질을 하고 어떤날은 11시가 넘어서 입질을 한다는 정보이므로 참고 하세요"
그말을 믿고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아침밥을 먹고
낚싯대는 국산 원더랜드 제로대에
릴은 일산 토너 3000번(2500번은 분실후 나이를 감안 재구입 않고)
원줄은 플로팅 1.75호(예비스풀엔 바람을 대비해 세미플로팅 2호를 감아 두고)
찌 스토퍼는 쯔리겐사의 옐로우그린색 가라망봉 소짜.(이것을 쓰는 이유는 필요시 원터치로 목줄찌의 찌고무로 사용이 쉽고
그렇지 않을때는 목줄의 관찰에 용이한 눈표로 이용)
목줄은 카본1.5호 3m직결에 다시 1호 1.5m 직결.
찌는 칸 속공플러스 0/0(일반찌 00호)호로 시작 한시간쯤 뒤 B찌로 변경.
※ 찌를 칸 속공플러스만 사용하는 이유중 첫째는 찌의 호수변화에 원터치로 대응 할수 있어서 이고
두번째로는 예민성의 극대화가 필요한 벵에돔 낚시에 있어서 어떤찌 보다도 이 찌의 예민성이 뛰어나며,
케미 컨넥터를 이용한 찌홀더 사용으로 원줄 빠짐이 자연스럽기 때문)
바늘은 지크 4호.
미끼는 빵가루 떡밥.
나는 룡선장의 말을 믿고
9시까지 카메라를 들고 뒷절벽을 올라도 보고 동편으로 갈수있는데 까지 갯바위를 타고 나가 보기도 하며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식물, 꽃들도 촬영하며 여유를 부리는데
같이 온 지인은 아침밥을 먹은 직후부터 잠시도 쉬지않고 낚시에 여념이 없다.
끝없이 물고 늘어지는 젓뽈과 졸복 아니면 물망상어들을 낚아서는 놓아 주고 또 낚는 중복행위를.
드디어 아홉시가 되었으나
그때 까지도 일행의 바늘에 달려 나오는 고기는 앞서 나열한 종류의 고기들 뿐.
그렇다고 낚시를 않고 갈수는 없는 일.
일행과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먼저 잡어용 밑밥을 다섯주걱 넣어 주고
빠르게 내 찌를 캐스팅 할 위치에 튀거나 날아 가면서 흩어지는 파편 없이 밑밥 한주걱을 스마트하게 날린다.
그리고 나도 떡밥을 달아 그자리에 정확히 던져 넣는다.
새벽에 내릴땐 너울이 제법 있었는데
날이 밝고 해가 뜬 뒤에는 바랍도 별로 없고 너울도 많이 잔잔 해져
늙어 침침해진 내 눈으로도 찌의 움직임을 보기에 애로가 없는 상황이다.
발밑 가까이 밑밥에 반응해 움직이는 잡어들은 많은데
정작 기다리는 벵에돔의 그림자는 전혀 찾을수가 없다.
바다 상황은 그 작은 눈표용으로 끼워 둔 가라망봉의 움직임도 선명히 볼수있는 조건.
한참을 해 보지만 벵에돔 흔적은 볼수가 없어
처음 했던 0/0찌 체비를 원줄자름 없이 원터치로 B찌와 교체하고 원줄 가라망봉 아래엔 B고무봉돌
그리고 그아래 목줄 중간쯤에는 G7 고무봉돌 하나를 물리고 다시 벵에돔을 노려 본다.
그랬더니 원줄에 매듭실로 눈표를 5m위치에 해 놨었는데
그 매듭실 표시가 수면에 닿을즈음 원줄이 쫘악 당겨지며 초릿대끝이 밑으로 고꾸라진다.
이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인가.
그 시각이 10시 가까워질 무렵이고 그것이 오늘의 대박아닌 대박의 신호탄이 되었다.
두마리를 그렇게 잡고 난뒤 얼른 매듭실 아래에 탈착식 반달구슬을 끼워 반유동으로 전환 했다.
입질층이 파악되면 속전속결이 그날의 승부를 결정 짓는다.
나는 얼른, 떨어져 배대는 자리에서 낚시 중이던 일행을 불러 둘이서
네가 한마리 뽑아 올리면 나도 한마리 식으로.
이렇게 11시 반경까지 둘이서 잡아올린 벵에돔이 자그마치 40수가 웃돈다.
사이즈는 30이상은 드물고 27~28cm가 주종이다.
25cm이하는 20%가 않되어 보이고.
"어이 김형, 이제 손맛 볼만큼 봤으니 낚싯대 접고 잡은넘들 선별해 바칸에 살려갈놈 10여마리만 살려 담고
10여마리는 피를 빼고 내장을 제거해 쿨러에 담아, 나머지는 모두 제집으로 돌려 보내 줍시다"
"저는 집에 5마리만 갖고가면 충분하니 형님 알아서 하세요" 하며 낚시자리 청소를 시작한다.
갯바위에서 보는 바다의 흑기사 자태는 언제봐도 늠름하고 아름답다.
어떤 원인지는 몰라도 옛날에는 이 벵에돔의 고기에서 별로 좋지않은 냄새가 나
잘 먹지도 않았을뿐 아니라 일부 낚싯꾼들은 '똥구로'라 비하된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던 것이
근래에 들어서는 그 냄새가 흔적도 없을뿐 아니라 회맛도 감성돔이나 상사리(50cm이하의 어린 참돔)보다는
벵에돔 회맛이 좋고 제주도에서는 값도 이 두종류의 고기값 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같은 벵에돔이라도 긴꼬리 벵에돔은
육식성 고기라 그런지 원래부터 일반 벵에돔과는 비교못할 고급횟감 이었지만
지금은 일반 벵에돔도 비늘을 치고 토치로 껍질을 살짝 그을려 만든 '히비끼 회' 맛은
결코 긴꼬리 벵에돔이나 돌돔같은 고급어종 부럽지 않은 훌륭한 맛을 내기 때문에 낚시인들의 인기를 누리는 어종이 되었다.
모처럼의 기분좋은 조과에 필자도 공개하길 꺼리는 늙은 얼굴도 공개를 해 보고
별로 큰사이즈는 아니어도 잡은 벵에돔을 들고 포즈도 잡아 보지만 쑥스럽기는 매 한가지다.
친한 벗들은 이구동성으로
"야이 칭구야 후배들 한테 눈치 고만 받고 이제 갯방구 끊고 선상낚시나 댕기자"
그게 맞는 말이라 생각은 들면서도
이렇게 갯바위를 잊지못해 오르고 또 오르는걸 보면
애저 철들긴 틀린 인간인것 같다 해나는.
1시에 철수를 하고 돌아 오는 길.
서진주 IC를 빠져 턴널을 지나 있는 국수집에 들러 허기진 배에
우리 둘은 국수 한그릇씩을 먹고 오는것이 작년부터 만들어진 관례가 되었나 보다.
이날도 예외없이 들러 콩국수 한그릇씩을 시켜 먹는데
양이 얼마나 푸짐 하던지 일반 식당의 곱배기 보다 더 많은것 같다.
집에와 잡아 온 벵에돔으로 물회를 만들어 작은아들 내외도 불러 한사발씩 앵기고
넉넉히 담아 온 젓볼락은 팔에 알이 배이도록 다져서 다다끼무침을 만들어
중형 밀페용기 양념통에 한통 넣어 줬더니 "우와 앞으로 두달은 반찬 걱정 없겠어요 아부지" 하며
이런 음식에 어릴때부터 입맛이 길들여진 아들은 입이 함박꽃이고 반대로 며늘애기는
내륙인 경북 상주에서 자라선지 비린것을 썩 즐기는 편이 아니라 그냥 미소만 짓는다.
여기서 필자의 비밀 한가지를 밝힐까 하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필자같은 낚싯꾼들도 더러 있다 듣기는 했으나 확인은 못해 본 일로서
<집에서 생선 손질은 무조건 내몫이다>라는 점이다.
그러는 이유라면
바다낚시를 오랫동안 해 오면서 마님이 생선을 만지는걸 볼때마다 "어설프다"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곧 손가락이라도 베일것 같고 손질도 깔끔하게 못하는것 같다는 생각.
그것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언젠가 부터는 아예 생선으로 만드는 요리 까지도 내몫이 되었다.
오직 제삿상에 올릴 생선을 찐다든지 생일상에 올라갈 생선의 구이만 제외하고.
오늘 만든 물회와 젓뽈다다끼 무침도 모두 내 손끝에서 탄생된 음식이다.
오늘은 조행기를 써 놓고 필자 스스로 읽어 봐도 대체
'이것이 조행기야 잡소리야' 싶을만큼 주제가 명료하지 않습니다.
이해 하시며 긴 잡담 끝까지 읽어주신 회원님께 감사를 드리며 장담컨대
그런분들 께서는 "분명히 복 받으실 겁니다"
그리고 어떻습니까 아래 깔보듯 내려다 보는 녀석의 눈빛이.
뭐라고 말을 하는것 같은데 제 귀에는 들리지를 않습니다.
뭐라고 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