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용과 뱀이 함께 모인 결제
시월 보름, 나는 새로 옮긴 쌍계사에서 산사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동안거 결제를 준비하는 도량 청소를 마치고, 저녁 공양 후 큰방에서 결제 방(榜)을 짜는데 다른 대중들과 함께 참석하였다.
결제(結制)란 마음을 가다듬고 삼업을 자제하며 수행에 열중한다는 뜻이다. 동안거 결제 방은 겨울 석 달 동안 오로지 공부에 열중하기 위해 각자의 소임을 정하여 창호지에 소임(직책)과 이름을 적어 대중방 벽에 붙여 놓는 일종의 걸개명부인데, 이것을 용상방(龍象榜)이라고 부른다.
용상(龍象)이란 뜻은 용은 지혜의 상징이요, 코끼리는 자비의 상징으로써 물과 땅 뭇짐승의 왕이니, 그와 같은 선지식을 배출하는 수행자들이라는 뜻에서 부른 것이다.
용상방을 짤 때는 위로 조실스님으로부터 아래로 사미스님에 이르기까지 산중에 머무는 대중은 한 명도 빠짐없이 큰방에 모여 승랍 서열대로 좌정하고, 입승(대중 통솔자)의 사회로 협의하여 각자의 소임을 정한다.
명부에는 산중의 어른이신 조실스님부터 시작하여 저 밑에 공양주 채공 부목에 이르기까지 사부대중의 이름이 모두 들어간다. 그리고 자기 이름을 부르고 소임이 정해질 때는 대중을 향하여,
"맡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며 합장한다.
나는 지객(知客: 손님을 안내하는 일) 소임을 맡았다.
그날따라 용상방을 짜기 위하여 큰방에 모인 대중들의 모습은 실로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할 정도로 쟁쟁했다. 맨 윗자리에는 염불에도 뛰어나시고 대강백(大講伯: 빼어난 강사)이신 조실스님, 다음은 당대 한학의 일인자이신 강주스님, 그리고 근엄한 자세로 눈빛만 번쩍이는 선객들이 좌정하고 있었지만 똑바로 바라볼 수는 없었다.
나는 사집반(四集班)이라 학인들의 중간쯤에 자리하였다. 학인들 가운데는 공부를 좀 더 깊이 하고자 옮겨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미 강원을 마치고 오거나, 선원에서 몇 철의 안거를 마친 스님, 속가에서 수재로 불리던 똑똑한 스님, 자칭 시인이라 부르는 스님도 있었다.
용과 코끼리가 모인 자리라고 하지만 우리 학승들은 아직은 용이 되기 위한 뱀에 불과했다. 그러니 결제는 용과 뱀이 함께 모여 용맹정진을 다짐하는 날이었다.
조실스님은 엄격하기로 소문나신 분인데 그날은 대중들의 모습에 만족하셨는지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고 학인들의 서툰 행동에도 부드럽게 잘 가르쳐 주셨다.
나 역시 세 번째 맞는 결제라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큰방의 모습은 실로 용상(龍象)의 대덕, 눈 푸른 납자, 학구열이 넘치는 학인 대중들이 모여 용맹정진의 결제를 다짐하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드디어 결제날에 조실스님의 결제법문을 마치고, 내가 입방한 강원에서도 입승(立繩: 현대의 학생장)의 죽비 소리에 맞춰 독경정진이 시작되었다. 50분간 정진하고 10분간은 몸을 풀면서 졸음을 쫓는 경행(經行:포행)을 실시한다.
하루 종일 움직이면서 내 마음대로 움직일 것 없이 오직 죽비와 목탁 소리에 맞추어 공부하고, 공양하고, 운력(運力: 대중이 함께 일함)하고, 잠자고, 일어나서 예불하면 시시비비 시끄러울 일이 없다. 그렇게 동안거 해제일까지 생활하는 것이다.
나는 사집반(四集班)이었으므로 1년 동안 서장(書狀), 도서(都序), 선요(禪要), 절요(節要), 이 네 권을 차례로 배우는데 대개 참선을 수행하기 위한 이론서이다. 청정한 도량, 학구열 넘치는 도반, 훌륭한 스승 아래서 공부한다는 것은 더없는 행복이었다.
나는 보름이 며칠 지났으나 달빛이 훤히 밝은 밤, 한 두 걸음 내디디면 다가서는 계곡의 바윗돌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붉게 물든 단풍잎이 선명히 물에 비치고, 바위틈에 떨어지는 하얀 물방울 구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고 청정한 도량의 모습은 극락을 연상케 했다.
어느 때『아함경』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도량을 그리워하며 되뇌었던 구절이 문득 생각났다. '대지정기(大地正氣), 중생정기(衆生正氣), 정법정기(正法正氣)'라는 말씀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 세 가지 바른 기운이 유지되도록 힘쓰라고 부촉하셨다.
수행자에게는 자연이 청정하고, 도반이 청정하고, 바른 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좋은 환경, 믿음 깊은 도반, 정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만나는 것은 더 없는 행복이요, 복덕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지금 이 도량은 수행에 필요한 세 가지 환경이 구족되어 있는데, 이곳서 공부 못하면 어디서 하리" 정진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을 정도로 최적의 환경이었다. 수행자인 나에게는 더할 수 없는 좋은 시절인연이요, 큰 복이라 생각하며 모두에게 감사하였고, 오로지 수행에 정진하는 일만이 남은 듯 했다.
첫댓글 대지정기(大地正氣), 중생정기(衆生正氣), 정법정기(正法正氣)라는 말씀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 세 가지 바른 기운이 유지되도록 힘쓰라고 부촉하셨다.
수행자에게는 자연이 청정하고, 도반이 청정하고, 바른 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좋은 환경, 믿음 깊은 도반, 정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만나는 것은 더 없는 행복이요, 복덕이다.
'자연이 청정하고 도반이 청정하고 바른 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불자들에게도 필요한 세가지 환경이라 여깁니다.'
더 없이 구족하여 큰 복을 갖고 있으니 오로지 바른 수행정진할 일만 남은것 같습니다.
미르샘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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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샘님 덕분에 신앙의 빛을 다시 읽어 봅니다
일심 광명 화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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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정기(大地正氣), 중생정기(衆生正氣), 정법정기(正法正氣)'
수행자에게는 자연이 청정하고, 도반이 청정하고, 바른 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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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좋은 환경, 믿음 깊은 도반, 정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만나는 것은 더 없는 행복이요 복덕이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지금 이 도량은 수행에 필요한 세 가지 환경이 구족되어 있는데,
이곳서 공부 못하면 어디서 하리" 정진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백송스님,미르샘님 감사합니다.
일심 광명 화신 아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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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정기(大地正氣), 중생정기(衆生正氣, 정법정기(正法正氣) 이 세 가지..
좋은 환경, 믿음 깊은 도반, 정법을 가르치는 스승...
감사합니다.
일체경계 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지용보살마하살
미르샘 화신님
감사합니다.
대지정기,
중생정기,
정법정기,
이 세가지 바른법을 갖추고 있는 백송사에서 함께 공부하고 선근을 닦아 나가며 염불합니다.
일체경계 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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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일체경계 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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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에게는 자연이 청정하고, 도반이 청정하고, 바른 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르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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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에게는 자연이 청정하고, 도반이 청정하고, 바른 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좋은 환경, 믿음 깊은 도반, 정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만나는 것은 더 없는 행복이요, 복덕이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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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경계 본래일심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모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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