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모던, 슈퍼 노멀! 아이코닉 디자인을 알면 디자인 트렌드가 보인다. 이케아 스툴에도 조상님이 있다고? 아이폰의 디자이너가 가장 많은 영감을 얻는 선배 디자이너는 누구?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디자이너들. 패밀리로 엮고, 엮고, 또 엮었다. 디자인 우주에서 찾아낸 20세기 & 21세기 디자인 족보.
Jonathan Ive 1967-
애플 사의 디자인 총괄자 조나단 아이브. ‘아이맥 본디 블루’의 성공을 시작으로 아이맥 시리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디자인했다. 제품의 재질, 프로세스, 구조 등에 혁신을 주는 것이 훌륭한 디자인 비결이라고 말한다.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인 그는 영감을 얻는 디자이너로 디터 람스를 꼽는다. 한 인터뷰에서는 “심플한 디자인은 명확하면서도 질서가 있어 그 물건이 어디에 사용되는지를 전달해준다”고 밝혔다.
1 iMac Bondi Blue 1998
네모나고 각진 컴퓨터만 알던 이들을 ‘멘붕’ 사태에 이르게 했던 ‘아이맥 본디 블루’. 본체 내부를 들여다볼 수도 있을 정도의 반투명 재질에 고유의 멋진 컬러를 앞세워 나타난 이 제품은 첫 출시 후 2백만 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며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을 기사회생시켰다. 애플
2 Iphone
2007년, 애플 사의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 심플하고 슬림한 건 좋은데, 기능이 제대로 갖춰지긴 한 거야? 조작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만 빼고 모든 요소를 과감히 걷어낸 애플. 그 디자인에 스승님이 있다고?
Apple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디자인 철학을 가진 애플 디자인의 원천은 독일의 바우하우스 양식이라고 고 스티브 잡스는 전기 <스티브 잡스>를 통해 밝혔다. 잡스는 1980년대 초 국제 디자인 컨퍼런스에 참석한 후 바우하우스 스타일에 매료되었다. 잡스는 “디자인은 표현 정신을 담으면서도 단순해야 하며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디자인이라는 핵심 요소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제품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Dieter Rams 1932-
‘간결하고 더 아름답게(Less But Better)’로 풀이되는, 제품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은 많은 후배 디자이너의 지침이 되곤 한다. 그는 제품을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사용법을 숙지할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 재료와 형태에서 불필요한 장식을 없애고 미학적으로 아름다워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 1955년 브라운 사에 입사해 1961년에 수석 디자이너가 되어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극도의 정제된 기능만을 남긴 정갈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비례미가 돋보이는 디터 람스의 제품 디자인은 1998년에 은퇴하기 전까지 브라운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공헌했다. 초기에 디자인한 헤어 드라이어, 커피 메이커, 계산기, 라디오, 면도기 등은 MoMA에 전시되어 있다.
3 Bauhous 1919-1924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립한 독일의 미술학교 겸 공예학교. 건축을 주축으로 예술과 기술이 종합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 목표였다. 초기에는 공예학교 성격을 띠다가 이후에는 철제, 직물, 무대, 프레스코, 건축, 활판 더자, 색유리 등 다양한 공방이나 산업 현장과 연계하여 직접적인 훈련을 이어갔다. 바우하우스 1기 졸업생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수업은 크게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재정을 지원하는 국가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고 나치의 탄압을 받는 등 휘청이다 1933년에 완전히 폐쇄됐다. 14년이란 짧은 역사에 비해 바우하우스의 실험적인 교육 방식은 후대에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졸업생 막스 빌은 울름 조형 대학을 설립했고, 이 대학의 주요 교수진들은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옮겨, 유명 대학에 출강하며 바우하우스의 가르침을 이어갔다.
4 Control ET22 1978
무채색 일색인 디터 람스의 제품 중 드물게 화려한 컬러를 자랑하는 계산기. 사용 편의를 돕기 위해 기능별로 버튼의 색상을 달리했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등가 표시(=)에는 노란색을 적용해 눈의 잘 띄도록 했다. 브라운
5 TP1 1959
세계 최초의 소형 스테레오 오디오 시스템인 휴대용 라디오 ‘TP1’. 소니 워크맨보다 20년 먼저 앞서 나온 휴대용 음향 기기로 라디오와 턴테이블이 결합됐다. 사각형과 원, 직선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단순함이 기능주의 미학의 극치를 보여준다. 브라운
Barber Osgerby
올해 열리는 런던 올림픽의 성화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 듀오,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 RCA에서 함께 건축을 전공한 뒤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 유명 가구 및 패션업체들과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군더더기 없고 기능에 충실 하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제품 디자인이 특징이다.
6 Tab Lamp 2007
기능과 관계한 것들만 남고 모두 사라진 상태인데도 이토록 근사하다니! 마치 얇은 종이를 접어 만든 듯한 알루미늄 전등갓의 형태는 빛을 넓고 은은하게 퍼지도록 만드는 기능도 숨어 있다. 플로스
Jasper Morrison 1959-
21세기 미니멀리즘의 대표 주자 재스퍼 모리슨. 기능주의를 내재하면서도 세련된 형태와 개념을 적용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가장 왕성하게 작업 중인 디자이너 중 한 명. 휴대폰, 가구, 테이블 웨어, 패션 소품 등 일상적인 모든 물건을 디자인 한다. 재스퍼 모리슨의 이런 성공은 스타일로서의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디자인의 근본, 기능성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룰 안에서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영국의 디자인 박물관에서 선정한 ‘세기의 디자인’ 목록에는 그의 작품이 무려 5개나 올라있다.
1Air 1999
의자를 공기처럼 가볍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속을 비우면 된다. 어떤 장식도 없이 매끈한 에어 체어는 각고의 노력 끝에 생산 방식을 한 단계 진보시키면서 탄생할 수 있었다. 공기를 주입한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방법으로, 마치 강정처럼 속이 비게 된다. 재료도 덜 들어 그만큼 원가도 낮출 수 있다. 마지스
2 Cork Family 2004
어느 날 전통적인 코르크 마개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재스퍼 모리슨이 코르크를 소재로 가구를 만들었다! 스툴 겸 사이드 테이블은 물론 볼, 의자도 생산된다. 비트라
3 DP01 2008
스위스 소형 전자 기기 브랜드 펑크드의 무선전화기는 1970년대 미국 가정집에서 봤을 법한 빈티지한 디자인이다. 아트 디렉터 재스퍼 모리슨은 펑크드의 제품 디자인에서도 간결하고 본질적인 미를 추구한다. 펑크드
4 Light Wood 2011
2.5~3kg밖에 나가지 않는 초경량 의자. 시트는 천이나 가죽을 팽팽하게 엮었다. 마루니의 장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제품. 마루니
5 Super Normal 2007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두 거장이 만났다. ‘슈퍼 노멀’한 디자인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에 동의하는 재스퍼 모리슨과 후카사와 나오토가 2006년과 2007년에 도쿄와 밀라노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전시를 연 것. 전시 풍경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평범한 것이 지닌 비범한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안그라픽스
6 Maruni
일본 서양 가구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마루니. 1928년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가구 브랜드 마루니는 일찍부터 유럽 가구 공장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목재 인공 건조 기술을 개발하고, 단단한 마호가니를 가공하는 기법을 개발하는 등 공예의 공업화를 추구해왔다. 모더니즘과 일본 목공 기술을 절묘하게 결합해 일본의 현대적인 미의식을 소개한다. 기존 마루니가 중·장년층에 어필했다면 2004년 론칭한 넥스트 마루니는 젊은 층을 공략한다.
Naoto Fukasawa 1956-
21세기 대표적인 미니멀리스트 중 한 명으로 2003년에 나오토 후카사와 디자인을 설립하여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 조명, 문구, 가전제품의 디자인을 맡고 있다. 나오토 후카사와가 만든 제품들은 원재료의 색과 질감을 최대한 살려 간결함을 추구한다. 처음엔 너무 소박해서 평범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오래 두고 볼수록 사람과 일상에 대한 거장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다.
7 ±0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는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 디렉터를 맡고 있는 리빙 브랜드. 물건이 본래 지녀야 할 모습 안에 꼭 필요한 기능만을 넣는 것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지향하는 디자인이다. 전화기, 오디오, 가습기, TV 등의 가전제품에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입히는데, 철저하게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도넛 모양의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가습기는 2004년 MoMA의 영구 소장품에 선정되고 국내외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8 Hiroshima 2009
마루니에서 만든 식당용 가구 시리즈. 마루니의 기술력과 장인 정신이 미니멀리스트 나오토 후카사의 철학과 만나 진짜 갖고 싶은, 슈퍼 노멀한 식당용 가구가 탄생했다. 마루니
9 CD Player 2000
나오토 후카사와의 디자인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소개되는 벽걸이 형 CD 플레이어. 이 제품은 벽에 설치된 환풍기에서 영감 받아 탄생했다고 한다. 사각형 박스에 CD를 넣고 끈을 잡아당기면 CD가 돌아가며 음악이 나오는데, 끈을 당기면 날개가 돌아가는 환풍기와 꼭 닮았다. 무인양품
10 MUJI
1980년에 설립된 일본의 토털 리빙 브랜드 무인양품. ‘이름 없는 좋은 물건’이란 뜻의 브랜드 명에서 알 수 있듯 노 브랜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식품, 생활 잡화, 가전, 가구 등 생활에 관계된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무인양품은 생산 과정의 간소화, 철저한 소재 선택, 포장의 간략화로 심플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제안한다. 부드러운 색상과 디자인으로 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Shiwa Tei 1968-
디자인 그룹 인텐셔널리즈의 멤버인 슈와 테이의 약력은 나이에 비해 꽤 화려하다. 2003년, 도쿄의 부티크 호텔 클라스카를 디자인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도시바의 주방 가전 브랜드 아테하카를 비롯해 스테이셔너리 브랜드 크래프트 디자인 테크놀로지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현재 고급 가전 브랜드 아마다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를 총괄하며,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1 Amadana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가전 브랜드 아마다나는 가구 같은 가전제품을 콘셉트로 일본의 생활 양식과 미의식,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정제된 디자인의 제품들을 선보인다.
Super Minimal
눈을 피곤하게 만드는 과장된 디자인이 범람하는 시대, 가까이 오래 두고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녀석들이 당기는 시대다. 미니멀리즘을 사랑하는 21세기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디터 람스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시간을 거슬러 바우하우스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았다. 바우하우스 스타일로 디자인된 제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르고, 장식은 배제하며, 정확하게 대칭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예술가와 엔지니어, 장인의 노력이 결합해 최상의 효과를 추구한다. 하지만 21세기 미니멀리스트들은 여기에 조금의 감성을 더했다.
영국의 재스퍼 모리슨과 일본의 나오토 후카사와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기보단 가장 좋은 원형을 약간씩 조정해가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미국의 조나단 아이브는 좀 더 과감하게 신소재를 적용해 미니멀리즘의 기준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더하기보단 빼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디자인한 물건의 비례와 질감, 형태, 컬러에는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와 더불어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다. 디터 람스의 후예가 되려면 이 정도는 갖춰야 한다.
Jonathan Ive 1967-
애플 사의 디자인 총괄자 조나단 아이브. ‘아이맥 본디 블루’의 성공을 시작으로 아이맥 시리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디자인했다. 제품의 재질, 프로세스, 구조 등에 혁신을 주는 것이 훌륭한 디자인 비결이라고 말한다.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인 그는 영감을 얻는 디자이너로 디터 람스를 꼽는다. 한 인터뷰에서는 “심플한 디자인은 명확하면서도 질서가 있어 그 물건이 어디에 사용되는지를 전달해준다”고 밝혔다.
1 iMac Bondi Blue 1998
네모나고 각진 컴퓨터만 알던 이들을 ‘멘붕’ 사태에 이르게 했던 ‘아이맥 본디 블루’. 본체 내부를 들여다볼 수도 있을 정도의 반투명 재질에 고유의 멋진 컬러를 앞세워 나타난 이 제품은 첫 출시 후 2백만 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며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을 기사회생시켰다. 애플
2 Iphone
2007년, 애플 사의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 심플하고 슬림한 건 좋은데, 기능이 제대로 갖춰지긴 한 거야? 조작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만 빼고 모든 요소를 과감히 걷어낸 애플. 그 디자인에 스승님이 있다고?
Apple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디자인 철학을 가진 애플 디자인의 원천은 독일의 바우하우스 양식이라고 고 스티브 잡스는 전기 <스티브 잡스>를 통해 밝혔다. 잡스는 1980년대 초 국제 디자인 컨퍼런스에 참석한 후 바우하우스 스타일에 매료되었다. 잡스는 “디자인은 표현 정신을 담으면서도 단순해야 하며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디자인이라는 핵심 요소를 이용해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제품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Dieter Rams 1932-
‘간결하고 더 아름답게(Less But Better)’로 풀이되는, 제품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은 많은 후배 디자이너의 지침이 되곤 한다. 그는 제품을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사용법을 숙지할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 재료와 형태에서 불필요한 장식을 없애고 미학적으로 아름다워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상품을 만들고자 했다. 1955년 브라운 사에 입사해 1961년에 수석 디자이너가 되어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극도의 정제된 기능만을 남긴 정갈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비례미가 돋보이는 디터 람스의 제품 디자인은 1998년에 은퇴하기 전까지 브라운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공헌했다. 초기에 디자인한 헤어 드라이어, 커피 메이커, 계산기, 라디오, 면도기 등은 MoMA에 전시되어 있다.
3 Bauhous 1919-1924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립한 독일의 미술학교 겸 공예학교. 건축을 주축으로 예술과 기술이 종합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 목표였다. 초기에는 공예학교 성격을 띠다가 이후에는 철제, 직물, 무대, 프레스코, 건축, 활판 더자, 색유리 등 다양한 공방이나 산업 현장과 연계하여 직접적인 훈련을 이어갔다. 바우하우스 1기 졸업생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수업은 크게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재정을 지원하는 국가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고 나치의 탄압을 받는 등 휘청이다 1933년에 완전히 폐쇄됐다. 14년이란 짧은 역사에 비해 바우하우스의 실험적인 교육 방식은 후대에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졸업생 막스 빌은 울름 조형 대학을 설립했고, 이 대학의 주요 교수진들은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옮겨, 유명 대학에 출강하며 바우하우스의 가르침을 이어갔다.
4 Control ET22 1978
무채색 일색인 디터 람스의 제품 중 드물게 화려한 컬러를 자랑하는 계산기. 사용 편의를 돕기 위해 기능별로 버튼의 색상을 달리했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등가 표시(=)에는 노란색을 적용해 눈의 잘 띄도록 했다. 브라운
5 TP1 1959
세계 최초의 소형 스테레오 오디오 시스템인 휴대용 라디오 ‘TP1’. 소니 워크맨보다 20년 먼저 앞서 나온 휴대용 음향 기기로 라디오와 턴테이블이 결합됐다. 사각형과 원, 직선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단순함이 기능주의 미학의 극치를 보여준다. 브라운
Barber Osgerby
올해 열리는 런던 올림픽의 성화 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 듀오,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 RCA에서 함께 건축을 전공한 뒤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 유명 가구 및 패션업체들과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군더더기 없고 기능에 충실 하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제품 디자인이 특징이다.
6 Tab Lamp 2007
기능과 관계한 것들만 남고 모두 사라진 상태인데도 이토록 근사하다니! 마치 얇은 종이를 접어 만든 듯한 알루미늄 전등갓의 형태는 빛을 넓고 은은하게 퍼지도록 만드는 기능도 숨어 있다. 플로스
Jasper Morrison 1959-
21세기 미니멀리즘의 대표 주자 재스퍼 모리슨. 기능주의를 내재하면서도 세련된 형태와 개념을 적용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가장 왕성하게 작업 중인 디자이너 중 한 명. 휴대폰, 가구, 테이블 웨어, 패션 소품 등 일상적인 모든 물건을 디자인 한다. 재스퍼 모리슨의 이런 성공은 스타일로서의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디자인의 근본, 기능성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룰 안에서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영국의 디자인 박물관에서 선정한 ‘세기의 디자인’ 목록에는 그의 작품이 무려 5개나 올라있다.
1Air 1999
의자를 공기처럼 가볍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속을 비우면 된다. 어떤 장식도 없이 매끈한 에어 체어는 각고의 노력 끝에 생산 방식을 한 단계 진보시키면서 탄생할 수 있었다. 공기를 주입한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방법으로, 마치 강정처럼 속이 비게 된다. 재료도 덜 들어 그만큼 원가도 낮출 수 있다. 마지스
2 Cork Family 2004
어느 날 전통적인 코르크 마개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재스퍼 모리슨이 코르크를 소재로 가구를 만들었다! 스툴 겸 사이드 테이블은 물론 볼, 의자도 생산된다. 비트라
3 DP01 2008
스위스 소형 전자 기기 브랜드 펑크드의 무선전화기는 1970년대 미국 가정집에서 봤을 법한 빈티지한 디자인이다. 아트 디렉터 재스퍼 모리슨은 펑크드의 제품 디자인에서도 간결하고 본질적인 미를 추구한다. 펑크드
4 Light Wood 2011
2.5~3kg밖에 나가지 않는 초경량 의자. 시트는 천이나 가죽을 팽팽하게 엮었다. 마루니의 장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제품. 마루니
5 Super Normal 2007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두 거장이 만났다. ‘슈퍼 노멀’한 디자인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에 동의하는 재스퍼 모리슨과 후카사와 나오토가 2006년과 2007년에 도쿄와 밀라노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전시를 연 것. 전시 풍경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평범한 것이 지닌 비범한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안그라픽스
6 Maruni
일본 서양 가구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마루니. 1928년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가구 브랜드 마루니는 일찍부터 유럽 가구 공장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목재 인공 건조 기술을 개발하고, 단단한 마호가니를 가공하는 기법을 개발하는 등 공예의 공업화를 추구해왔다. 모더니즘과 일본 목공 기술을 절묘하게 결합해 일본의 현대적인 미의식을 소개한다. 기존 마루니가 중·장년층에 어필했다면 2004년 론칭한 넥스트 마루니는 젊은 층을 공략한다.
Naoto Fukasawa 1956-
21세기 대표적인 미니멀리스트 중 한 명으로 2003년에 나오토 후카사와 디자인을 설립하여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 조명, 문구, 가전제품의 디자인을 맡고 있다. 나오토 후카사와가 만든 제품들은 원재료의 색과 질감을 최대한 살려 간결함을 추구한다. 처음엔 너무 소박해서 평범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오래 두고 볼수록 사람과 일상에 대한 거장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다.
7 ±0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는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 디렉터를 맡고 있는 리빙 브랜드. 물건이 본래 지녀야 할 모습 안에 꼭 필요한 기능만을 넣는 것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지향하는 디자인이다. 전화기, 오디오, 가습기, TV 등의 가전제품에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입히는데, 철저하게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도넛 모양의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가습기는 2004년 MoMA의 영구 소장품에 선정되고 국내외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8 Hiroshima 2009
마루니에서 만든 식당용 가구 시리즈. 마루니의 기술력과 장인 정신이 미니멀리스트 나오토 후카사의 철학과 만나 진짜 갖고 싶은, 슈퍼 노멀한 식당용 가구가 탄생했다. 마루니
9 CD Player 2000
나오토 후카사와의 디자인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소개되는 벽걸이 형 CD 플레이어. 이 제품은 벽에 설치된 환풍기에서 영감 받아 탄생했다고 한다. 사각형 박스에 CD를 넣고 끈을 잡아당기면 CD가 돌아가며 음악이 나오는데, 끈을 당기면 날개가 돌아가는 환풍기와 꼭 닮았다. 무인양품
10 MUJI
1980년에 설립된 일본의 토털 리빙 브랜드 무인양품. ‘이름 없는 좋은 물건’이란 뜻의 브랜드 명에서 알 수 있듯 노 브랜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식품, 생활 잡화, 가전, 가구 등 생활에 관계된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무인양품은 생산 과정의 간소화, 철저한 소재 선택, 포장의 간략화로 심플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제안한다. 부드러운 색상과 디자인으로 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Shiwa Tei 1968-
디자인 그룹 인텐셔널리즈의 멤버인 슈와 테이의 약력은 나이에 비해 꽤 화려하다. 2003년, 도쿄의 부티크 호텔 클라스카를 디자인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도시바의 주방 가전 브랜드 아테하카를 비롯해 스테이셔너리 브랜드 크래프트 디자인 테크놀로지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현재 고급 가전 브랜드 아마다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를 총괄하며,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1 Amadana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가전 브랜드 아마다나는 가구 같은 가전제품을 콘셉트로 일본의 생활 양식과 미의식,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정제된 디자인의 제품들을 선보인다.
Super Minimal
눈을 피곤하게 만드는 과장된 디자인이 범람하는 시대, 가까이 오래 두고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녀석들이 당기는 시대다. 미니멀리즘을 사랑하는 21세기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디터 람스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시간을 거슬러 바우하우스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았다. 바우하우스 스타일로 디자인된 제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르고, 장식은 배제하며, 정확하게 대칭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예술가와 엔지니어, 장인의 노력이 결합해 최상의 효과를 추구한다. 하지만 21세기 미니멀리스트들은 여기에 조금의 감성을 더했다.
영국의 재스퍼 모리슨과 일본의 나오토 후카사와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기보단 가장 좋은 원형을 약간씩 조정해가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미국의 조나단 아이브는 좀 더 과감하게 신소재를 적용해 미니멀리즘의 기준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더하기보단 빼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디자인한 물건의 비례와 질감, 형태, 컬러에는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와 더불어 깊은 통찰력이 담겨 있다. 디터 람스의 후예가 되려면 이 정도는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