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즘
어떤 날은 지나온 삶의 연속선에서 느껴보지 못한 삶의 실체를 놓고 충격적인 자괴감이 뼛속 깊이 파고든다 불현듯 나 자신을 바라보는 현실은 내 안의 실체와 밖의 영역이 충돌하며 혼란을 갖는 것 같다.
내가 나일수밖에 없는 한계에서도 항시 마음 한 귀퉁이에서는 그 한계를 넘나드는 추상적 모더니즘의 위안을 받으면서 현재의 삶을 이어 온 것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오후의 창밖으로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한다 어젯밤 사이에도 눈이 내렸는지 차들의 지붕에 흰 눈을 조금씩 안고 있는 것이 차들도 조금은 추워 보인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먼저 마음이 시려 오는 것 같다 지금 지나온 세월을 유추해 보면서 훌륭한 인간으로 태여 났지만 여기까지가 나의 운명인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이제 어찌하겠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을 너나 나나 알고 있다면 우린 이제 운명의 메시아가 점지해 주는 대로 가면 될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도 마음은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이 그 쓸쓸함으로 더욱 쓸쓸해지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날 담근 막걸리 한잔으로 이렇게 센티멘텔 리즘에 빠져 보는 것도 운치가 있어 보인다.
오늘같이 눈발이 휘날리는 날 자연으로 가는 어귀가 눈발을 뚫고 시야에 아물 거린다 나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과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위하여 건배를. 외로운 이들이 있다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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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듣기] Alain Barrière- Un Poète (시인)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원곡 [한글가사/번역/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