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만드는 가장 환상적인 자연현상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로라. 흔히 북극광이라고도 알려진 오로라는 고위도 지역에만 나타나는 현상이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 또한 오로라는 관측 시기가 정해져 있다. 그렇다고 오로라가 때마다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시기에 맞춰 여행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끝내 오로라를 관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선택받은 사람만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로라 감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로 손꼽힌다. 이들을 위해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오로라 명소를 소개한다. 북유럽, 북아메리카부터 오세아니아까지, 대륙별 오로라 감상 스폿이 다양하니 참고해 여행을 계획해보자.
01 Iceland 아이슬란드
유럽 대륙 가장 북서쪽에 위치한 섬나라인 아이슬란드. 바다 한가운데 위치한 아이슬란드는 북반구에서 가장 위도가 높은 곳에 있는 나라로 자연 경관이 멋있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아이슬란드가 자랑하는 가장 큰 볼거리는 오로라다. 기상청에서 오로라 예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아이슬란드는 오로라에 진심이다.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는 9월부터 그 다음해 4월까지다. 8월 말에도 오로라가 보이긴 하지만 햇볕이 강해 가을·겨울철에 비해 형태가 희미하다.
싱벨리어 국립공원 / 사진=플리커
아이슬란드 곳곳이 오로라 관측 명소지만 그중에서도 싱벨리어 국립공원(Þingvellir National Park)에 주목하자.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차로 1시간 여 달리면 도달할 수 있는 이곳은 그야 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다. 유라시아 지각판과 아메리카 지각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이곳에는 화산, 협곡, 폭포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그중 단연 최고는 오로라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호수인 싱벨라반 호수(Þingvallavatn)에 반사되는 오로라의 모습은 한 번 본 사람이라면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아이슬란드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 / 사진=플리커
아이슬란드에서는 수도, 레이캬비크에서도 오로라를 만나볼 수 있다. 시내에서 조금만 걸으면 도달할 수 있는 구 항구 지구(Old Harbour Town)는 과거 아이슬란드의 중심 어업지구였다. 현재 레스토랑, 카페 등 문화시설이 즐비한 이곳은 숨은 오로라 관측 명소다.
어둠이 내려앉은 구 항구 지구 하늘에는 춤을 추는 오로라가 나타난다. 물론 이곳에서 보는 오로라는 외곽에서 보는 것만큼 선명하지는 않다. 하지만 오래 이동하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쉽게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항구를 따라 산책하며 아이슬란드의 밤을 만끽해보자.
02 Norway 노르웨이
노르웨이 오로라 / 사진=플리커
노르웨이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국가로 오로라를 쫓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여행지다. 특히 노르웨이 북단 지역은 북극권과 가까워 오로라 관측을 위한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트롬쇠 / 사진=플리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오로라 관측 명소 중 한 곳은 트롬쇠(Tromso)다. 노르웨이 북부에 위치한 이곳은 ‘북극의 수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트롬쇠는 일명 ‘오로라 라인’에 걸친 도시다. 오로라 라인은 오로라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위도인 북위 68도를 말한다. 규모는 작지만 세계에서 제일가는 오로라를 볼 수 있다. 트롬쇠는 날이 추워지면 오로라를 관측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도시 자체가 오로라 관광지로 유명하기에 오로라를 쫓는 행위, 일명 ‘오로라 헌팅’을 위한 투어 상품도 많다.
프레스트바넷 호수 / 사진=플리커
따로 투어 상품을 예약하지 않고 뚜벅이로 트롬쇠 오로라 관광을 원한다면 프레스트바넷 호수(Prestvannet Lake)로 가보자. 프레스트바넷 호수는 트롬쇠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남짓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 트롬쇠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로도 잘 알려진 이곳은 시끌벅적한 도심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호수는 도시의 불빛에서 완전히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프레스트바넷 호수에서 보는 오로라는 더욱 환상적이다. 특히 밤하늘 오로라가 호수면에 반사돼 완벽한 데칼코마니를 만들어낸다.
03 Canada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 사진=플리커
캐나다는 북미를 대표하는 오로라 관측 명소다. 캐나다 북쪽 지역이 북극권을 가로지른다는 점이 그 이유다. 단 북극권에 걸친 도시 대부분은 거주지역의 규모가 작고 뚜벅이들을 위한 교통이 한정적이기에 오로라 투어 상품을 통해 여행하기를 추천한다.
오로라 빌리지 / 사진=플리커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오로라 관측 명소는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의 옐로나이프(Yellowknife)다. 무려 1년에 240여 일 동안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는 이곳은 그야말로 오로라 천국이다. 가을에는 하이킹, 낚시 등 액티비티를 하며 오로라를 보거나 날이 더 추워지면 야외 욕조에서 따끈하게 몸을 녹이며 오로라를 감상하는 것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특히 옐로나이프에는 오로라 빌리지(Aurora Village)가 있다. 오로라 빌리지는 오로라 관측만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로, 방문객들은 원주민의 전통 가옥 안에서 오로라를 기다리고 감상할 수 있다.
04 Australia 호주
오로라는 북반구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주는 곳이 바로 호주다. 남반구를 대표하는 국가인 호주, 그중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태즈메이니아(Tasmania)는 숨겨진 오로라 관측 명소다. 연중 오로라 관측이 가능하지만 남반구의 겨울인 6월에서 8월 가장 선명한 오로라가 나타난다.
태즈메이니아 / 사진=플리커
오로라는 태즈메이니아 전역에서 관측할 수 있지만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중심 도시인 호바트(Hobart)다. 흔히 오로라는 빛이 밝은 도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호바트에서만큼은 예외다. 특히 호바트 중심가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로즈니 힐(Rosny Hill)은 호바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로라 관측 명소다. 주변 골프장이 도심의 빛을 차단하기에 온전히 오로라 감상에 집중할 수 있다.
로즈니 힐은 야경 명소로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다. 머리 위로 일렁이는 오로라를 감상한 후 언덕 아래 펼쳐지는 호바트 야경을 보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호바트 교외에 위치한 해안에서 오로라를 관측해도 좋다. 모래사장을 거닐며 감상하는 거대한 오로라는 북반구의 오로라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오묘한 빛깔의 향연, 오로라.
한번 본 사람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 깊다고 한다.
올해 보다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오로라를 쫓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