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 소방관들이 2년에 한 번 모여 체력을 겨루는 '소방관 올림픽'이 있다.
육상,양궁,테니스도 하지만 소방관들만의 특별한 종목이 많다.
'水中 인명 구조' 경기는 물에 가라앉은 무게 20kg 마네킹을 누가 먼저 빨리 끌어올리나 다툰다.
'최강 소방고나' 경기에선 화재 진압 장비를 갖추고 소방 호스 끌기, 부상자(80kg마네킹) 구출,
해머(15kg) 50회 치기, 100m 높이 건물 계단 오르기를 잇달아 수행한다.
소방관 자입는 압축공기통, 방화복, 헬멧,랜턴.방수화 등 6~7가지나 된다.
무게만 21kg이다.
방수화는 웬만한 등산화 무게의 5~6배인 2.8kg에 달한다.
15m 길이 소방 호스, 도끼 ,망치 무게는 별도다.
내 몸 돌보지 않는 희생정신만으론 안 된다.
강인한 체력이 갖춰져야 소방관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좀 쉬워졌다고는 해도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 소방관 시험 응시자 30% 가량이 체력장에서
미끄러졌다고 한다.
그래선지 미국, 유럽에선 '섹시남'하면 소방관이 빠지지 않는다.
몇 해 전 프랑스 시위대가 진압 경찰들의 기를 죽였다.
소방관은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커리어우먼들의 단골 입방아 소재다.
미 TV쇼 '백민장자와 결혼하기'에서 백만장자 여성이 선택한 사람도 소방관이었다.
남서임 발산하는 몸매도 그렇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든 달려가는
우리 시대의 영웅 이미지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방관 13명이 웃통을 벗어 던진 세미 누드 모습으로 달력 모델이 됐다.
지난 5월 '서울시 몸짱 소방고나 선발 대회'에 출전했던 소방고나들이다.
떡 벌어진 어깨에 두른 구조로프, 금방이라도 씰룩거릴 듯한 가슴 근육, 빨래판 같은 식스팩...
한 부에 1만원 하는 달력 1000부가 금세 완판(完販)됐다.
1차 수익금 500만원은 전신 화상을 입은 네 살 어린이 치료비로 기부했다.
몸짱 소방관 달력은 우리나라에선 처음이지만 미국, 중국, 일본 같은 나라에선 오래됐다.
미국엔 여자 몸짱 소방관 달력도 있다.
다들 판매 수익금은 자선,기부 같은 일에 쓴다.
서울시 소방관들 달력 사진은 이달 2일 오전 10시부터 8시간 동안 한강 시민공원에서 찍었다.
사진기 셔터 누르는 손이 오그라들 정도로 추운 날씨였는데도 불평 한마디 없이 맨살 드러내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업무로 다져진 몸매라서인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우람한 근육 속 마음씀씀이가 듬직하다. 이명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