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학부를 나온 이도 나를 위해서 일을 한다. 장관이나 대통령 자
리에 앉아도 우선은 자기의 맛을 위주(爲主)한다. 그가 배운 것을 다
하면 더러는 잘 되는 수가 있다. 정의(正義)도 알고 있다. 백성들의 안
녕을 도모하고 문화의 발전을 이룩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알
고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국가사회를 이룩하기보다는 자기의 인생관
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 인생관이란 무엇인가 하면 세상의 맛을 보자는
것이다. 맛있는 것 실컷 먹고 여편네와 사랑으로 잘 만나고 즐겁게 하
자는 것이다. 이제는 학문도 이루고 돈도 붙들고 권력이라는 것이 겹쳐
서 그의 밥줄을 점점 튼튼하게 해준다.
온 세상 사람은 실직을 하더라도 자기는 실직할 리가 없다. 상당한
권세와 체면 때문에 일시에 재산을 모으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자기 욕
심을 채울 수 있다. 이쯤 되면 자기의 인생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세상은 자기가 아니더라도 저절로 되겠지 하고 사회적인 목적
에는 열성과 능률을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우리의 인생관을 높여 나가야 한다. 사람이 사는
데 그 인생관이 비록 맛을 위하여 산다 하더라도 좀더 정도를 높이기
전에는 볼 일 다 본 사회일 뿐이다.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