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
요즘은 그 말이 그저 단어가 아니라 실제로 체험하는 일상이라는 것을 알겠다.
어린 시절에는 늘상의 겨울이 부족한 난방 시설과 갖추지 못한 보온 능력과
준비되지 않은 곤궁한 나라 살림에 당연히 죄다 그렇게 춥고 배고픈 나날을 보내는 줄 알고 살았지만
이 악물고 나라의 부강을 위해 달려온 부모 세대들 덕분에 언제 부턴가 등 따스하고 배부르고
날이면 날마다 펑펑펑 전기를 마구 써대며 바깥의 추운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는 양
허세를 부리면 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추워도 전기를, 난방을 물쓰듯 해대더니 드디어 전력난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 따뜻하게 살겠다고 절전, 절연을 하지 못하고 여전히 최소치 전기마저 펑펑펑.
아주 죽을 것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약간만 양보하며 그 서늘함을 즐겨도 좋으련만 사람들의 이기심은
또 그러하지 못해 안타깝다 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춥고 고단한 날,
소시민을 땨뜻하고 즐겁게 하는 티비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웬만하면 시간을 지켜 시청을 하기로 하지만
더러 시간을 놓치기도 하고 생각보다 감흥을 주지 못할 때도 있어 지면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어제 전설 엄정화편을 보면서 간만에 즐거웠다.
그동안 불후의 명곡 스타 1세대 효린, 알리, 임태경 2세대 강민경,에일리, 차지연을 거쳐 3세대 쯤 될
새로운 혜성이 나타나길 기대했으나 아직은 부활의 정동하를 제외하곤 그런 조짐이 보이질 않는다.
그런 가운데 전체적으로 고르게 혹은 대중과 친숙하진 않았지만 숨겨져 있었던 비주류 보컬들이
회면 속에 하나 둘 등장하기는 했다.,
그중에서도 아이돌의 폭넓은 가장력과 신선함이 흥을 배가시키고 관중과 소통하면서-일반적인 팬덤의 환호성이 아닌-
무대를 장악하는 법을 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그 또한 불후의 명곡이 대중들에게 선사하는 선물이 아닐까 한다.
어쨋거나 이번에 전설 엄정화 1부에서는 누구나 좋아하고 특유의 재치와 넘치는 끼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UV가 마지막 우승자가 되었다...물론 뽑히는 순서를 무시할 수 없어 운도 따라줘야 하겠지만 압권의 무대였다.
그동안 알고 있던 유세윤에 대한 평가와 편견은 당연히 달라졌음이요 그의 파트너 뮤비의 목소리가 참으로
귀에 쫙쫙 달라붙는 매력을 지니고 있어 UV의 탁월한 재간과 무시 못할 정도의 가창력을 가진 유세운과
뮤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더불어 완벽한 웃음 코드와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최대치 살리는 재미란 바로 이런 것이다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꾸며준 무대가 그야말로 넘치는 에너지와 자유로운 영혼을 구가하며
일거양득의 재미를 선사하는 능력 또한 박수받아 마땅할 일이요 그 장면만으로도
대중이 왜 그들에게 환호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비록 나올 때마다 대중들의 선호도에서 밀리는 안타까운 체리필터를 보자면 때론 대중적 잣대란
과연 보편타당한 것만이 전부인가 싶을때 가 있다....보컬의 독특한 음액과 절묘하고도 자유자재로 휘어지며
은근한 섹시함-직설적인 노출형 섹시보다 훨씬더 섹시하다-을 드러내며 노래부르는 유민의 뛰어난 가창력은
이미 "낭만고양이"에서 진가를 드러냈음이나 아쉽다.
일반적인 대중과 관중에게는 그녀만의 특이한 그러나 묘한 마성을 지닌 음색이 들리지 않는 것일까 싶도록
몇 번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1승을 거머쥐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많이 허무하기는 했다.
게다가 드럼을 치면서 완뱍하게 랩을 소화해낸 손스타는 또 어떤가...드럼이야 전문이니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엄정화가 피처링을 한 지누션의 "말해줘"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편곡을 해내고 그에 걸맞는 랩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즐기며 자신들의 색깔을 완벽하게 유지해나가는 체리필터...어떠한 무대에 서더라도
당당할 일이요 오래도록 우리 곁에 있어줄 일이다.
그리고 임태경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뮤지컬 가수가 화면에 등장했다.
윤형렬....무지컬계 에서는 이미 알려진 가창력의 소유자 이나 대중에게는 낯설.
그렇지만 그 또한 2006년에 가수로 데뷔한 경력을 갖고 있다 는.
그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중저음의 매력은 물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비주얼과 가사 표현의 귀재가 될만한 소질을 지녔다.
첫 무대인지라 많이 극도로 긴장할 일이었겠지만 무사무탈로 -쥔장의 눈에는 그가 떨려 음정이 불안해지며
표정에서도 긴장한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첫 무대를 무사히 내려온 것에 박수를 보냈다.
첫번째 등장한 박현빈이 워낙 신나는 무대를 꾸미고 내려가 잔잔하고 애닮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 그로서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일이나 감성적이고 애잔하게 그러나 핏대를 세울만큼의 고음을 너끈히 자랑하며
부른 "하늘만 허락한 사랑" 앞에서는 청중도 눈물을 흘릴 만큼 섬세한 전달력이 좋았다.
아마도 몇번의 등장이 이뤄진 후에는 그 또한 임태경 못지 않은 환호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게 될 것이며
그가 등장하는 매순간마다 우리는 또 더 많은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며 더 높은 기대치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헐게 대중과 가수가 가까워지고 관객과 하나되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하는 불후의 명곡은
정말 감초같은 프로그램이다.
어렵고 힘들고 낯설고 부대낄지라도 노래 한 마디가 가슴으로 전해지면 따스한 마음이 된다는 것을 아주 잘아는
그래서 책임지고 소시민을 웃고 울리는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자 뒤켠에서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가는
알려질 기회를 갖지 못한 보컬들을 찾아내는 역할을 당연히 자청하고 나서는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그것 뿐이겠는가...언제나 기발난 유머와 넘치는 재치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신동엽의 마력과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과연'을 외치는 문희준, 정재형 등 보조 MC들과 떨리고 긴장될 츨연에 앞서
출연자들과 어울려 가며 그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각자 스스로 흥겨운 분위기를 유도하는 출연자들과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그들이 있어 이 엄동설한에도 행복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이 세상이 견딜 수 없었던 또 한사람
야구인 조성민이 삶을 버렸다...스스로 자살을 선택했다 는 것이다.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왜 왜 왜 생명을, 아이들은?
첫댓글 임태경이 불후의 명곡 출신이예요...?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그가 궁금했었거든요.
넵...불후의 명곡을 거쳐서 인지도가 200프로 정도 상승했다고나 할까요?
매니아들이 엄청 많고 실제로도 굉장히 잘하는 친구니 그럴 수 밖에 없을테구요.
훈남에다 돌싱에다 가창력 좋고 매너 좋고 때론 승부욕도 보이고 뭐 기타 등등.
불후의 명곡이 발굴해낸 보컬들이 엄청 많은 것을 보면 피디가 소통의 귀재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태경은 붏우의 명곡 출신은 아니고 이미 뮤직컬계나 음악프로 무대에 잘 알려진 가수입니다. ^ ^
물론이죠....이미 그쪽에서는 유명했을 일이나 일반들들이 접하기는 만만치 않았을 일.
불후의 명곡 덕분에 인지도가 상승했다 는 말씀이고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