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러운 정치의 민낯에...
1. 22대 국회가 개원하고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입법청문회에서 이종섭, 임성근 등 정부의 중요한 증인들은 선서를 거부했다. 회의를 진행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과거의 어떤 국회의 관례에서도 보지 못한 '10분간 퇴장' 같은 망신주기를 반복했다.
원인 제공이 정부와 여당이라지만 정청래 위원장의 회의 진행도 목불인견이었다. 정부도 여당도 야당도 진지한 태도로 채상병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청문회를 정치적 공세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모습뿐이었다.
2. 보건복지위에서 열린 의료상황 관련 청문회에서는 임현택이란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출석했는데,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과거 자신에게 '미친 여자'라 했던 발언을 상기시키자 비웃었다.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태도와 발언 모두 저급하기 짝이 없었다.
의사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이 국민과 국민의 대표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왜 그들의 주장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한장면이었다.
3. 22대 국회 들어 처음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상대 정당을 비판하다가 "정신 나간 의원들"이라고 표현했다. 상대 정당이 사과를 요구하자 "당원들이 속 시원해한다"면서 거부했다.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역시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상대 정당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발언으로는 대단히 부적절했다.
4. 박찬대 원내대표는 처음 사과를 거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에 '국민의힘은 쥐약먹은 놈들'이라고 말한 사례로 대응했다. 이 역시 똑같은 행태다. 김병주 의원은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이라는 공적 시공간에서 상대 정당 의원들이 눈앞에 있는데 발언한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사적인 통화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런 수준의 정치적 대응은 그저 정쟁을 지속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사과와 유감표명을 빨리 했어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5. 22대 첫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도 대부분 지켜지곤 했던 국회의장에 대한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인사를 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좋은 말로 타이르는 의장에게 '인사 받을만큼 행동을 하라'는 식으로 비아냥댔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할 때,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을 대하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정말 저질적인 정치행태의 반복이다.
국민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를 존중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기를 바란다. 그 이유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치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정치를 보면 정치라고도 할 수 없고, 기본적인 수준에서 민주주의라고도 할 수 없는 저질이다. 상대를 적수가 아니라 적으로 여기고 존중은커녕 조롱하고 말살하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거를 해서 승자를 뽑고 있지만 그것이 곧 민주주의의 모든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선거는 있지만 민주주의는 없는 상황,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모습이고 상황이다.
누군가는 팬덤정치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일극체제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비겁한 변명이다. 본회의장에서 의장을 존중하지 않고, 국회의원의 발언에 집단적으로 유치원생들처럼 대응하는 게 과연 팬덤정치의 결과인가 아니면 최소한의 자제력이 부족한 탓일까?
○ 사견이지만
저런 모습의 국회의원 300명이 왜 필요할까? 절반으로 줄이든 아니면 현 세비 규모로 국회의원을 1000명 정도로 늘려서 국가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인물로 운영하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