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개인전-자개 오려붙여 영롱한 예술작품으로[2013. 6. 5 - 6. 15 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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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개인전
자개 오려붙여 영롱한 예술작품으로

나전칠기는 자개와 나무, 옻칠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작공정은 인고의 과정이며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우선 홍송, 미송, 느티나무, 오동나무 등이나 고급합판을 원료로 백골(白骨, 틀)을 짠다.
백골의 나무표면을 정교하게 고르는 사포질을 한 뒤 생칠을 바른다.

글 : 박재관 기자

[2013. 6. 5 - 6. 15 장은선갤러리]

 [장은선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66-11 T.02-730-3533

홈페이지로 가기  http://www.galleryjang.com

전복껍데기를 오색영롱한 예술품으로
부산의 나전장 이진호, 그는 400여년 역사와 전통을 지닌 통영 나전칠기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자개와 옻칠, 나무 혼을 아우르는 우리 전통공예품이다. 통영출신인 그는 30여 년 전 부산에 자리잡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나전의 광채에 마음을 빼앗겼고,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호구지책으로 배우게 된 자개 일이 이제는 천직이요, 자신만의 예술세계가 되었다. 최신 아파트로 이사 들면서 붙박이장에 자리를 내주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자개장롱이 한둘이 아니지만 이진호는 이런 현실 속에서도 자개의 화려한 르네상스를 꿈꾸며 오히려 나전칠기의 쇠락 속에서 그의 나전 작품은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그의 나전 작품은 서양화나 동양화 그림처럼 벽에 걸어두고 감상할 수 있는 액자 작품에서부터 교자상, 찻상, 꽃병, 소파용 테이블, 병풍, 가리개, 좌탁까지 실용성을 갖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옻칠 천년, 자개 수천년
통영에서의 공방생활을 시작으로 부산 서울 대구 경기 등 전국을 떠돌며 나전 기술을 익힌 그는 여러 경험을 쌓은 뒤 부산 서구 괴정동 황의용 공방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사사했다. 자개는 100% 수작업으로 일일이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어낸다. 보통하루 하루 8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대작은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기도 하다.

자개의 화려한 르네상스를 꿈꾸며
나전칠기는 자개와 나무, 옻칠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작공정은 인고의 과정이며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우선 홍송, 미송, 느티나무, 오동나무 등이나 고급합판을 원료로 백골(白骨, 틀)을 짠다. 백골의 나무표면을 정교하게 고르는 사포질을 한 뒤 생칠을 바른다. 생칠을 24시간 정도 말려 칠죽으로 나무 틈이나 나무 눈 메우기를 하고, 그 후 연마, 옻칠, 광내기 같은 작업을 거쳐 자개를 수놓을 밑바탕을 마련한다. 서양화의 캔버스 같은 것이다. 본격적인 자개작업은 이때부터이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자개를 잘라 회화적인 문양을 붙여 나간다. 자개를 오리고 따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다.

문양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자개를 머리카락처럼 잘게 잘라 원하는 문양대로 칼로 끊어 붙이는 끊음질, 자개를 실톱이나 줄로 갈고 오려가며 세공해서 붙이는 줄음질, 칼로 쪼아가며 원하는 기하학적 형태로 붙이는 타박 기법이 그것이다. 그는 이 3가지 기법을 적절하게 응용한다. 이진호의 손을 거친 자개는 새가 되고 나무가 되고, 잔물결 일렁이는 연못이 된다. 매화꽃이 피고 서걱이는 댓잎으로 살아난다. 전복껍데기에 불과하던 자개가 그의 손길을 따라 끊어지고 붙여지면서 온갖 그림으로 피어나 영롱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나전칠기는 실용의 예술입니다. 쓰임새를 잃어버리고 쳐다보는 것에만 그치다보니 퇴락의 길로 접어든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생활 속에서 온전히 제 역할을 하면서 감상도 하는 나전칠기를 만듭니다. 가족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교자상이나 찻상 등이 그런 것입니다. 자개액자도 좋고 병풍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현대인들의 정서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해 나전칠기와 세상의 소통을 이뤄 나갈 생각입니다.”

1차선 40x40cm 자개

원화병 둘레 115cm 높이 46cm (정면)

축제 40x40cm 자개

동심 110x70cm 자개

서랍장  나전칠기1

서랍장  나전칠기2

빗살 40x40cm 자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