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갑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아주 위중한 시기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는 것도 그렇지만 전세계속에 뭔가 새로운 판이 새로 짜여지는 그런 중차대한 시기임은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세계주의적인 추세에서 국가주의적 색채가 강한 구도로 세계 정치 외교질서가 개편되는 그런 시점에서 과연 한국은 어떤 상황인지가 너무도 우려스럽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을 한달 남겨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를 자신의 판단대로 재편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태도가 옳으냐 그르느냐는 것은 차치하고 일단 그런 추세와 조류속에 합류해야 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반부터 모든 외교시계가 멈춰버렸습니다. 대통령이 느닷없이 내린 계엄령은 실패했지만 그로부터 모든 상황이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모든 면이 너무도 혼란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돼 한숨 돌리는가 했습니다. 하지만 1차 탄핵소추안이 무산되고 2차 탄핵소추안이 2024년 12월 14일 가결됨에 따라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탄핵안이 헌재로 이송됩니다. 겉으로는 일단 평화롭게 탄핵처리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대통령의 증오에 찬 대응과 거친 언사는 앞날을 매우 우려스럽고 피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8년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는 당시 여당 의원들은 죄스럽다는 사죄 분위기가 뚜렷했지만 지금의 여당인 국민의 힘 의원들은 너무도 당당합니다. 박대통령때보다 더욱 명백하게 탄핵사유가 넘쳐나지만 능히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뚜렷한 듯 행동합니다. 국민들은 곧 잊으니 조금 지나면 또 자신들은 당선된다는 대단히 위험한 철학속에 머무는 모습입니다. 자신들의 추종하는 인물이 내란죄를 저지르고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지만 그 자체를 외면하고 무시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기본 질서인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깔보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는 모습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현 대통령의 임기를 질질 끌어 국민의 힘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겠다는 생각외에는 하지 않는 그런 모양새입니다. 최소한의 국민들에대한 예의와 기본 자세도 갖추지 않은 상황으로 읽힙니다.
지금 한국의 경제는 비상계엄전에도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런 국면이었지만 졸지에 터진 비상계엄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몰려 있습니다. 이러다가 또 다시 국가부도사태를 맞는 것은 아닌지 걱정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접근하면서 국제적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구조상 취약한 한국경제가 더욱 큰 피해와 붕괴가 우려되는 시점이라는 데 토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내수는 내수대로 환율을 환율대로, 수출은 수출대로 악화일로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야를 넘어 국가적 지혜를 모아 엄청난 폭풍우를 대비해야 하지만 현 정권들어 실종된 협치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시점에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비상계엄은 상황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외교는 더욱 심각합니다. 뭔가 대단히 상황이 급박해서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외교장관에게 긴급전화했지만 아예 받지도 않은 상황까지 만들어버렸습니다. 미국측 입장에서는 긴급한 상황에서 주재국의 대사가 한국 외교 책임자를 긴급하게 찾았지만 연락이 되지않자 한국과 상종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는 외교적 신뢰가 구축될 리가 없습니다. 미국은 지금 신구세력의 이양기입니다. 현 미국의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현업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정보를 다음 공화당 정권에게 넘게야하는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맹국이라는 한국의 외교책임자가 보여준 태도는 대단한 불신을 갖게 만들 소지가 분명해 보입니다.
국제외교상황은 매우 중차대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우전쟁과 중동전쟁을 신속하게 마무리짓고 대중국 상황에 전념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전략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그리고 북한과도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통한 트럼프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뜸금없이 터져 나온 우방국 한국에서의 비상계엄도 놀랍거니와 자신의 구상에 한국정부에서 지금 보여주는 무관심과 무성의에 대해 독불장군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제 한국측의 의견을 들어볼 생각도 접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냥 자신이 가진 그 방향으로 쾌속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일본은 한국과 상황이 다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예전부터 돈독한 관계였고 선거기간동안에도 특별히 자신을 찾아와 힘을 보태준 일본의 아소다로 전 총리를 잊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의 전 총리 아베의 부인을 특별히 만났습니다. 트럼프는 특별히 부부동반으로 아베의 부인과 만나 담소했습니다. 때를 같이해 일본의 손정의 회장은 144조원 규모의 미국투자를 트럼프 취임전 선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재계가 모두 합심해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현 이시바 총리에 대한 트럼프의 약간의 길들이기 전략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그야말로 1980년에 머물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금 인공지능은 물론 우주개발과 나아가 영생 프로젝트까지 총가동하는 시기인데 한국은 비상계엄령과 그것을 둘러싼 뒷감당에 모든 역량을 쏟아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라의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경주해도 부족할 판인데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비상계엄 수습을 놓고 국민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재의 구성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대통령은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나라의 분열을 더욱 획책하고 있습니다.
여당이 분열되어 있으니 야당에서 나서서 나라를 걱정하는 정책을 제안하지만 여당인 국민의 힘은 민주당에게 벌써 여당행세를 한다면 비아냥거리는 것으로 응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라가 벼랑끝에 몰렸는데 야당도 나몰라라 하기를 마치 바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냥 다 죽자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나라의 앞날은 그들앞에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무엇이 나라를 위한 길인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황인데 오로지 여당사람들과 그들의 충실한 추종자들만 모르는 채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라는 지금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여야와 정치적 성향 그리고 보수 진보를 떠나 나라를 구하고 나라의 이익을 위한 길에 당연히 함께 나서야 합니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자를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을 급하게 모집해야 합니다. 전 대통령인 문재인씨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과 일면식이라도 있다면 찾아서 하루속히 미국으로 보내야 합니다. 미국 공화당 인사들과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오해가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 대행인 한덕수 총리도 적극적으로 외교적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트럼프 당선인과도 전화연결을 시도해야 합니다. 한국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한국은 흐뜨림 없이 미국의 동맹적 위치를 견지할 것이고 대북관계에서도 트럼프의 구상을 지지하고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결과가 도출되도록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전해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대통령 대행 특사로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내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정파를 떠나 한국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도 오만과 고집에서 벗어나 현실을 파악하고 한국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비록 늦었지만 깨닳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하게 전합니다. 오직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 말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눈치 저 눈치 보지말고 오로지 대한민국의 미래와 헙법정신에 따라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시대에 역행하는 한국의 시계를 되돌리고 바로 가게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2024년 12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