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맞지 않았던 이유
박예진지음
나는 어릴적 우유를 즐겨 먹었다. 초등학교 우유 급식에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우유를 먹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우유와 맞지 않는 체질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설사가 잦았다. 10년이 넘도록 변을 보러가면 똥이 설사같이 나왔다. 준설사였다. 하도 이상해서 26살에 대장암 검사를 해보았다. 검사결과는 이상이 없었다였다. 검사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준설사를 하는 것일까? 묽은 변이 너무 잦은 게 이상했다. 그래서 어느 날인가? 내가 먹은 음식을 조사해보았다. 원인이 우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유를 먹지 않고 그냥 지낸 날은 멀쩡했다. 아니 오히려 건강한 변이 나왔다. 우유를 먹지 않았던 것 뿐인데, 설사가 멎었다. 그때서야 나는 우유가 설사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좀 신기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우유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나, 분유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나, 치즈가 들어간 피자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설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요플레는 괜찮던데, 이유가 궁금했다. 우유를 어려서부터 먹어와서 그나마 치즈와 요플레가 조금 괜찮은 것이고 그것도 하루에 1회정도이지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한다는 것이다. 몸이 적응해서 그나마 그정도라도 먹는 것 뿐이었다. 분유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은 소량이고 원액 우유가 아니라 분유라서 내 몸이 반응을 하지 않은 것 뿐일 수도 있다고 했다. 몇 달전에 나는 아무생각없이 녹차라떼를 시켰다. 그날 이후로 우유를 끊거나 먹는다해도 분유수준으로 먹는 정도로 제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녹차라떼를 마신 것 뿐인데, 갑자기 구토를 할 것 같았다. 토가 나오려고 하는 바람에 나는 급히 짐을 챙기고 카페를 나와버렸다. 그리고 급히 집으로 마구 급히 뛰어갔다. 집에서 문을 열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토사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전부 방금 먹은 녹차라떼였다. 녹차안의 우유가 토하게 된 원인이었다.
"이제 우유를 끊어야한다. 더 이상은 우유를 먹지 말아야한다." 나는 그것을 엄마에게 말했고, 구토할 수 있는 음식이 우유라면 끊어야지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짝사랑하는 어떤 분에게도 우유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유랑 저 안 맞아요." 내가 분명히 그 사람에게도 말했다.
"아 우유"
"네"
그사람은 분명히 내가 우유가 안 맞는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한 말을 완전히 무시해버렸다. 그저께 나는 수업을 들으러 대학원을 갔다. 그런데, 그가 대학원생들에게
전체 간식을 사가지고 왔다. 그가 나눠준 간식에는 우유가 있었다.
"우유, 누가 간식을 산 건가요?"
내가 물었다.
"아무개 선생님이 우유를 간식으로 사왔어요."
"내가 분명히 우유를 못 먹는 다고 했는데, 어찌 우유를 사왔을 까요? 낮에 먹은 소화제 덕분에 괜찮겠지요"
나는 그가 준 우유를 마셨지만,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우유를 불편해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유를 사오다니'
그는 내 말을 무시했다는 사실이었다.
내안의 나는 울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료는 우유가 아니라 사이다였고, 사이다 좋아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는 내말을 귀기울려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가 그런 식으로 상처를 주는 지는 알 수 없었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 그가 준 우유에 이같은 문구가 써 있었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대체적으로 잘 맞다 아니 정확히는 구토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확히는 컨디션이 아주 좋은 날은 설사를 하지 하지 않는다. 괜찮을 수 있는 그런 우유다. 그러나 컨디션이 나쁘고 몸상태가 나쁜 날에는 소화가 잘되는 우유도 설사를 한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굳이 점수를 준다면 겨우 75점 수준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우유를 마사라고 간식 준 남자보다는 사이다를 선물로 주는 사람이 좋다
나는 그를 좋아했던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소화제 먹었어요"
내가 그한테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안해하지도 않았다. 나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깊은 상처를 받고 그를 좋아했던 마음을 접어야 할 것 같았다
첫댓글
오늘도
기분좋은 하룻길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