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권국가-2nd
2023년 8월 23일 인도의 달 탐사선이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했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은 ‘프리리기안’이란 탐사로봇을 작동시켰다. 일본도 세계 5번째 달 착륙에 도전한다. 소련 미국 중국·인도에 이은 다섯째다. 각국은 달이 보유한 광물, 달 표면의 실험 무중력 상태에서 실험 등이 첨단기술의 지배와 깊이 연관되어 있기에 이제는 경제성 논란에도 벗어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미국의 우주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2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중국의 미국 따라잡기는 그 시간을 10년 이상 단축해 버렸다. 2023년 11월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하자, 미국은 북한 위성을 작동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위성을 직접 파괴하지 않더라도 정찰위성에 탑재된 카메라 통신 기능 등이 성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첫 군사위성을 2023년 12월 2일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했다. 정찰위성 1호기는 해외 지상국 교신에도 성공했다. 1호기는 저궤도 위성이며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3m급의 북한 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이다. 정찰위성 5기를 모두 발사하면 특정 지점을 2시간마다 정찰할 수 있다. 국방부는 적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와 대량응징보복을 더한 한국형 3축 체계의 대량응징보복을 더한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미국에서 〈무역확장법〉 공청회에 필자가 참석했단다. 어떻게 수입산 자동차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나? 이 격변의 중심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대격변기에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도 대체할 수 없는 반도체 주권 국가로 가기 위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차대한 과제이다. 반도체는 세계 7대 메이져 반도체 회사들인 TSMC, 인텔, 마이크론, 삼성전자, IBM,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30여 년간 반도체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했다. 1차 한일전은 1990~2000년 초까지 10년간이다. 1987년 일본은 반도체 협정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이 슈퍼 301조를 통해 무역 보복을 실시했다. 이어 1991년 제2차 미-일 반도체 협정이 체결된다. 결국 대일본 환율 정책과 무역 보복으로 일본 기업들은 해외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하였다. 결국 일본은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내려놓았고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것이 한국이다. 2차 반도체 한일전은 2019년 7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출발했다. 3대 소재에 대한 수출허가제도를 개별허가제로 전환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규제를 강화하였다. 이 규제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핵심 소재 자립화 및 공급망 다원화를 가속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30년 진행된 1, 2차 반도체 한일전은 한국의 승리로 귀결됐다.
불화수소, 불화풀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가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다. 일본은 한국이 가장 아파할 아킬레스건인 반도체와 휴대폰을 겨냥함으로써 배상 판결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 정부가 제시하도록 압박했다. 국제사회에 대하여 한국 전략물자관리체계가 미흡하여 일본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내는 이중적 전략을 구사했다. 3대 소재는 일본이 세계 생산량의 70~80%를 일본산이 차지한다. 그런데도 한국의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 의존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수입액이 1/3로 줄자,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4년 뒤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에 축복이 되었다.
1993년에 세계 상위 10위 반도체 기업이 일본은 6개였다. 점차 사라진 미국기업을 일본 기업이 차지했다. 2021년 1위는 삼성전자, 3위 SK하이닉스, 대만 2개 사, 미국이 6개 사이고 일본은 없다.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합병하고 SK로 넘어간 SK하이닉스. Hynix는 현대의 Hy와 금성 일렉토닉스의 Nix가 합쳐진 이름이다. 2000년 왕자의 난을 겪지 않고 현대전자가 지금껏 가지고 있었다면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분야가 어떻게 달려졌을지 모를 일이다. SK는 하이닉스 인수가 2011년이다. SK가 영국의 ARM을 30억 달러에 인수하는 딜을 성사 단계에서 포기했다. 6년 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ARM을 330억 달러에 인수했다. “ 태원 회장의 ARM 포기는 뼈아픈 경험이었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물은 왜 중요할까? 불순물 제거한 초순수가 없으면 반도체 공정을 멈춰야 한다. 초순수는 ‘웨이퍼’와 반도체를 씻는 세정공정이나 웨이퍼를 깎는 식각공정에 들어간다. TSMC는 하루 99,000톤의 물을 소비한다.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를 추진 과정에서 여주시와 물 사용 문제로, 이견을 좁혀지지 않아 착공이 늦어졌고 결국 애초 계획은 축소되었다. 한국은 하루 1인당 사용량은 295리터로 세계 3위다. 반도체 기업의 공장에 물과 전력 문제는 가정 먼저 검토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2022년 전력 사용량은 부산시 전체 사용량보다 많다. 2위 SK하이닉스의 전력 사용량은 대전시의 사용량보다 많다. 정전되면 반도체 생산라인의 모든 웨이퍼는 모두 폐기해야 한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고덕~서안성 송전선로도 주민 수용성 확보 문제로 건설 착수 10년 만인 최근 준공된 바 있다. 물 먹는 하마 같은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는 전기를 무엇으로 생산할 것인가를 국가적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전기의 공급원이 무엇인가에 따라 가격경쟁력은 물론 기후변화와 직결된 탄소중립의 문제가 지구촌 전체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유산업은 단위 면적당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1㎡당 80달러나, 반도체. 컴퓨터 산업은 1㎡에 8,000달러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싱가포르 정부는 산업단지 시설을 고밀도로 재개발하는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일론 머스크’는 전 직원과 정례 조회에서 ‘담배보다 때론 더 나쁘다고 하는 가솔린차를,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사라지게 하는 것이 인류 발전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자부심을 주었고, 그런 테슬라의 비전을 직원들에게 각인시킴으로써 일할 의욕을 고취했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의 변화가 예고 된다. “소형 원자로의 경우 경수로 방식을 쓰는 뉴스케일, 빌 게이츠가 관심 두는 다른 방식의 헬륨가스를 쓰는 4세대 소형원자로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비용 면에서 미국 것보다 나았습니다. 그러나 핵분열 방식은 어떤 형태로든지 안전과 폐기물 문제가 남습니다. 한국에서 말하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방식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소수 경제도 미국은 관심이 큰데 “수소 경제는 트럭. 버스. 기차. 선박 등 대형 운송 차량에 집중하는 것이 승산이 있어 보입니다. 소형차는 배터리가 더 쉬워 보여요.“
지금은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놀란 것은 한국에서 ‘상용화가 멀었다.’라고 하던 양자컴퓨터는 ‘이미 상용화되어 있었다’라는 점이다. “양자컴퓨터 시대는 이미 와 있어요.” 한국에는 양자물리학 지식이 없어도 누누나 무료로 IBM의 5큐비트와 15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체험해 볼 수 있죠, 의미 있는 실험을 해 볼 수 있는 65큐비트짜리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클로벌 기업 등이 170여 개나 됩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비트와 달리 양자 상태인 큐비트로 존재한다. 한 칸에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큐비트 개수가 많아질수록 2의 제곱으로 연산속도가 빨라진다. 2비트는 2가지 연산을 하지만, 2큐비트는 동시에 4개의 연산을 수행하는 식이다. “현재 IBM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65큐비트에서 127큐비트로 상승했어요, 2023년이면 1,000큐비트를 달성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IBM 연구소의 ‘백한희’ 박사의 말을 인용하여 필자가 백문이 불여일견에서 주장한다.
2023.03.17.
반도체 주권국가-2nd
박영선 강성천 차정훈 공저
나남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