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고 여러가지를 느끼는데
하나로 딱 압축하면 이런 기분입니다
<원래 잘하던 걸 하자>
18연패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었고 다행히 그 사슬을 끊었는데요
(연패가 끊어져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삼미와 한화의 18연패> 그리고 <한화의 19연패> 사이에 무슨 대단한 간극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앞으로 두고두고 기록이 깨질때까지 쪽팔리겠지만
삼미와 같이 엮여있다고 해서 그 창피함이 50%로 줄지도 않고
19로 갔다고 해서 그 창피함이 200%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결국 중요한건 약해진 팀의 힘을 키우는거죠.
연패가 이어지면 선수단에도 좋을 게 없으니 그걸 빨리 끊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 연패 끊으려고 자꾸 뭔가를 새롭게 시도하면 그게 결국 장기적으로 더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죠
약해진 팀을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선수 각자에게 평소 본인이 가장 잘하는 일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균에게는 자꾸 장타 얘기 하지 말고 볼 고르면서 정확하게 치게 하고
노시환에게는 자꾸 팀 이끌라고 하지 말고 아래 타순에서 출루 걱정없이 그냥 풀스윙 하게 하고
좌익수 자리에서 많이 뛴 선수는 아무리 코너라도 내야 세우지 말고 외야에 쓰고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면 중심이 아니라 다른데 두고 본업(?)에 충실하게 하고
많이 던진 투수는 빼고, 덜 던진 투수 좀 더 믿고
이래저래 급해도 마무리는 굳이 체력 조절하지 않고 9회 전력투구 할 수 있게 하고
(정우람이 과연 8회에 전력투구를 할 수 있었을까요? 9회도 있고, 혹시 모를 2차전 등판도 있는데)
그런것들 말입니다.
연패를 끊어주어서 다행이고,
만일 19연패 또는 18연패 홀드 후 2차전을 시작했다면
선수들이 훨씬 더 무거운 상태로 게임을 치뤘을테니까 1차전을 이긴건 참 잘했습니다
이왕 연패 끊은 김에 좋은 분위기 이어가서 2차전도, 다음주도 많이 이기면 더 좋고요.
다만 결국 중요한 건 <허를 찌르는 수>나 <총력전>이 아니라 정석이라는 점
소위 말하는 '묘수'가 사실은 상대를 너무 의식하거나 지금의 상황에 너무 매몰되어 급하게 나오는 일이라는 점
이런 것들을 선수단이 다시 한번 잘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선수마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거, 안 고쳐집니다. 잘 바뀌지도 않고요
10년 20년씩 야구 해온 선수들이 그게 어떻게 바뀌겠어요.
그러니까 선수들이 각자 자기 장점을 잘 살릴 수 있게
부족하고 애매한 부분이 있어도 자신의 포지션에서 본인이 해오던 역할을 잘 할 수 있게
그렇게 팀을 운용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만 해도, 이렇게 엽기적인(?) 수준의 연패는 기록하지 않을거라고 믿습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이제 부담을 덜고
17이상군이 그랬던 것 처럼, 무너진 분위기와 전력을 잘 추스르기 바랍니다.
첫댓글 하던대로 하자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하던대로 하는것이 최고죠 시계 부품도 각자의 자리에 있을때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듯 말이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랫만에 이겼습니다. 지금 이순간을 즐기고 있네요~~
제1선발님 글 읽다 보면 일희일비 하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 오늘 연패 끊은 상황이기에 노태형 올시즌 까방권을 줬으면 합니다 나이를 먹었나 연패 끊는 끝내기 안타 보고서 눈물이 나네요 ㅠㅠㅠ 눈물 닦고 2차전도 이겼으면 싶네요
역시나 공감 꾸욱👍
나쁜 합창단, 나쁜 단원은 없다.
단원의 능력에 맞는 곡 선정이나 파트별 조율을 하지 못하는 부족한 지휘자가 있을뿐이다.
누군지는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꽤 유명한 지휘자가 한 말로 기억합니다.
1선발님 글을 보며, 이 말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