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LG는 가장 확실한 '꼴찌 후보'였다. 성적만 보면 지금도 그렇다. 롯데와 공동 7위.
그러나 이제는 조심스럽게 4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4위 해태와 어느덧 5.5게임차. 올스타 휴식기간까지 용을 쓴다면 얼마든지 중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감독교체의 수난을 겪었던 LG에 '신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 대답은 '적토마' 이병규(27)의 방망이에서 찾아야 될 것 같다. 힘과 기술을 고루 갖춘 국내 최고의 왼손타자로 평가되는 이병규가 극도로 부진했던 시즌 초반엔 팀이 가라앉았고, 그가 갈기를 휘날리고부터는 LG가 살아났다.
지난주 프로야구는 거의 이병규의 독무대였다. 5경기에서 홈런 2개에 23타수 11안타(0.478) 8타점으로 주간 타격랭킹 공동 2위에 올랐다.
특히 잠실구장 '한지붕 라이벌'인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선 폭풍이 몰아치듯 이병규의 방망이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 16일과 17일에 걸쳐 7연타석 안타. 최고 기록인 8연타석 안타엔 못미쳤지만 LG의 재도약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손색이 없었다.
쉼없는 안타행진은 어느새 그를 최다안타 1위(88개)로 만들었다. 지난 2년 동안 최다안타왕에 오른 이병규로서는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투수들의 집중 견제와 팀 부진의 악조건을 헤쳐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이병규를 돌아보게 만든다.
정작 그의 꿈은 타격왕. 이병규는 정상급 타자들이 한번쯤 거쳤던 타격왕을 못해본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단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63경기에서 256타수 88안타(0.344)로 타격 6위. 지금같은 페이스가 시즌 막판까지 유지된다면 이병규의 소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현대큐리텔과 훼르자스포츠가 공동 협찬하는 '네오미-훼르자 프로야구 대상'은 'LG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이병규를 6월 셋째주 주간 MVP로 선정했다. 이병규에게는 크리스털트로피와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