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이 한나라당의 153석 확보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역대 최저 투표율 46.0%를 기록하면서 국민의 싸늘한 외면을 받았지만 어찌되었든 당선되었고 국회의원이 됐다. 당선된 이후에는 국민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선거다.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 "살아서 돌아오라" 라는 국민의 감성을 파고드는 언어의 마술로 그녀는 18대 총선을 조각했다. 결국 한나라당의 과반수 턱걸이, 통합민주당의 선전,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의 돌풍, 자유선진당의 약진, 민노당과 창조한국당의 생존으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게 했다.
이명박 정부의 초기 실정으로 인해 한나라당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대선의 프리미엄을 이어가지 못했다. 총선 소감 발표를 하는 강재섭 대표의 표정에서 그런 아쉬움을 읽을 수 있었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당이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88.6%를 득표하면서 당선됐다. '친박연대'는 지역구 6석과 비례대표 8석으로 총 14석을 확보했다. '친박 무소속 연대'는 지역구에서 12명이 당선됐다. 한나라당 친박계열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하여 33명 정도가 당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내 친박계열이 더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계산하면 친박계열 당선자가 확인된 인원만 박근혜+59명이다. 통합민주당이 81석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결과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구 달성군에서의 당선은 그래서 단순한 국회의원의 당선이 아니다. 5년후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을 향한 성공적인 첫 발을 내 디딘 것이다. 18대 총선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친박 무소속 연대'의 김무성 당선자는 한나라당으로의 "조건없는 입당"을 선언했다. '친박연대'의 서청원 당선자도 "한달반 동안 친박무소속연대와 잘 상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복당은 없다고 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게 여유를 부릴 처지가 못된다. 어떤 형태로든 복당에 대한 문제가 거론될 것이고 그 중심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관심은 정몽준 후보의 당선이다. 그것도 17대 대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2위를 한 정동영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했다. 정몽준 후보가 차기 대권에 도전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는 상황에서 그의 당선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일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친박측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일 것이다. 이 주제는 나중에 다시 거론하고자 한다.
18대 총선은 끝났다. 당선되신 분이나 낙선하신 분이나 결과에 순복하고 대한민국을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만 집중하자.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온 것임을 명심하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 하시길 바란다.
대운하를 반대하셨던 박근혜 전 대표를 믿는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 건설은 막아 달라. 국민은 '신의와 원칙'을 강조한 박근혜 전 대표를 믿기에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를 밀어 주셨을 것이다.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고 5년후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신의와 원칙'의 박근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