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은혜의 수단들-6
제3절 세례-3
4. 유아세례에 대한 여섯 가지 반론과 그에 대한 재반론
역사상 유아세례에 대한 여러 가지 반론들이 있었습니다. 그 반론들에 대한 재반론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반론은 신약성경에 유아세례에 대한 직접적이거나 명백한 명령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아세례에 대한 직접적 명령만 유아세례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유아세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 유아세례를 반대할 충분한 조건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구약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은혜 언약의 원리는 신약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나님께서 구약시대에 유아들을 언약 백성으로 간주하신 이후 그들을 제외하신 일이 없으십니다. 그러므로 유아들은 언약 백성으로서의 특권을 누려야 합니다.
유아세례에 대한 두 번째 반론은 신약성경에 유아세례에 대한 분명한 예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에 유아세례를 반대하거나 제외한 예도 없습니다. 사도행전은 선교 역사의 기록이기 때문에 사도들의 선교 활동 외에는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에 언급된 가정 세례의 예에서 유아들을 세례에서 제외했다는 기록이 없는 것은 유아세례를 포함하였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유아세례에 대한 세 번째 반론은 세례의 조건은 신앙고백이며 유아는 신앙을 고백할 수 없으므로 세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막 16:16]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
그러나 이 말씀은 成人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지 유아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신자의 유아들이 아직 확실한 믿음이 없으니까 다 구원받지 못하였고, 따라서 가정 안에 있는 이방인들이요 지옥에 갈 자들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아들은 언약의 원리에 따라서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유아세례에 대한 네 번째 반론은 유아세례와 성인 세례의 근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두 세례의 근거는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세례의 근거는 ‘은혜 언약’입니다. 단지 차이점은, 성인은 신앙고백을 통하여 은혜 언약 안에 들어오지만, 유아는 출생을 통하여 은혜 언약 안에 들어온다는 사실뿐입니다.
이 부분은 유아가 성장하여 성인이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교리입니다. 유아가 출생을 통하여 은혜 언약에 들어온다면, 유아가 은혜 언약 안에 있는 상태는 성장하면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세례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유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유아에 한정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모든 유아가 은혜 언약 안에 들어올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모든 유아가 유아세례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아세례를 받지 않은 성인은 스스로 신앙을 고백한 후에 세례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유아세례에 대한 다섯 번째 반론은 유아들은 성찬식에 참여할 수 없으므로 세례받는 것이 합당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아들을 성찬에 참여시키지 않는 것은 유아들은 아직 떡과 잔에 대한 분별력이 없이 그것을 단순히 떡과 포도주로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성찬에 참여시키지 않는 것뿐입니다.
[고전 11:27~29]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성인의 경우에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것은 떡이나 잔이 죄인을 구속하시기 위해서 찢기고 흘리신 주의 살과 피(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아는 그런 점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성찬에 참여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유아세례에 대한 여섯 번째 반론은 유아세례 받은 자들의 생활이 해이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아세례를 받은 자들이 해이한 생활을 한다는 것은 특수한 경우이지 일반적인 사실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부 유아 수세자가 해이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유아세례가 옳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성인 수세자라고 해서 모두가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반듯한 생활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해야 합니다.
물론 유아세례 교인들의 해이함이 있다면 그것은 교회가 더욱 힘써 일깨우고 가르쳐야 할 문제입니다.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양육하는 일에 성실해야 합니다. 즉 성실히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그들을 위하여 또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그들에게 인격과 삶의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유아들에게 세례를 베풀어서는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