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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여행자의 방
여행에 휴식을 더하는 강원도의 방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2018. 7+8 vol. 494
여름의 강원도는 듬직하다.
짙은 초록, 푸른 하늘, 구름을 둘러쓴 웅장한 산세,
그 사이의 아름다운 물길.
이 모든 것들을 돌아보면 사는 일이 축복인 듯 느껴진다.
화천, 강릉, 정동진, 동해를 여행하면서 보낸 쉼이 있는 자리의 이야기다.
edit 박은경 write • photograph 문유선(여행작가)
‘여행자의 방’에서는 한국관광 품질인증제 인증 업소 가운데 엄선한 숙소를 소개합니다.
화천 파로호 한옥펜션 강릉 MGM호텔
배산임수 명당 터에 위치한 진짜배기 ‘쉼’이 있는 자리 위치, 가성비, 탕치까지 만족도 높은 일석삼조의 호텔
정동진 호텔탑스빌 동해 호텔피카소
전망과 접근성이 좋은 청결한 신생 호텔 알찬 시설과 세심한 서비스가 조화를 이룬 옹골찬 호텔
달그림자 깃든 밤
화천 파로호 한옥펜션
함께 운영하는 찻집에서는 대추차를 직접 담근다.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니, 문을 열면 꼭 다시 가봐야겠다.
화천으로 친구나 아들을 면회 온 투숙객들에게는
살포시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불구불 산길을 1시간 달렸다. 눈길 닿는 풍광마다 마음 깊숙이 맺혀 여기저기서 여러 번을 멈춰 섰다. 땅거미가 지고 날이 어두워져서야 찾아간 잠자리는 화천 파로호 한옥펜션이다. 마음씨 좋은 주인아주머니가 밤길 달려온 여행자를 친정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맞아준다.
뒤는 야트막한 동산, 앞은 북한강이 흐르는 터를 골랐다. 한옥을 짓고 싶어 화천 한옥학교의 일정에 맞춰 7년을 기다렸단다. 한옥학교에서 뼈대를 만들고, 직접 고른 기와와 담장을 차곡차곡 쌓고 서예를 전공한 따님이 상량문을 써 올린 게 2012년의 일이다. 방은 총 6개, 푸른색의 청심, 보라색의 예심, 흑과 백의 선심, 노란색의 초심, 붉은색의 연심, 초록색의 휴심으로 이름을 짓고 방마다 다른 색으로 테마를 정했다. 한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최다린 씨의 서예작품이 각 방 테마에 맞춰 비치돼 있어 작은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풀벌레 우는 소리가 짙은 밤을 달랜다. 펜션 한편에 마련된 정자에 앉으면 북한강이 보인다. 청아한 달그림자가 수면으로 일렁이는 덕에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도 강이 강인 줄 알게 된다. 아침이면 꿩과 뻐꾸기가 운다. 마당 곳곳에 앉아 쉴 나무 의자가 많아 초록숲에 안겨 강을 바라보는 시간이 소중하다.
한옥펜션 입구에서 전통찻집도 함께 운영한다. 찻집에서는 서예, 명상, 다도 체험이 가능하다. 지금은 주인장이 해외 연수 중이어서 잠시 휴업상태지만 11월 1일부터 재오픈할 예정이다.
INFO
강원 화천군 평화로 167, 033-441-1488, 010-3814-1488 paroho.kr
오후 2시 체크인, 정오 체크아웃(성수기 오후 3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전 객실 4인 13만원(비수기 주중 기준) 주차 가능
취사 가능. 객실 내 직화 금지. 바비큐 이용 시 30분 전 예약 필수
체크인 10일 전까지 취소 시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정겨운 부티크 호텔
동해 호텔피카소
옥상에서 바비큐와 목욕을 즐길 수 있는 가든 VIP스위트 타입은 1개.
한 달 전에는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클래식한 인테리어, 짜임새 있게 구성된 공용 공간, 야무지게 마련된 객실 등 겉으로 보기엔 새침한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이 깊은 사람을 만난 느낌이다.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투숙객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덕이다.
호텔 주차장에는 ‘식사의 중요성’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월·화·금요일은 소고기죽·황태해장국, 수요일은 호박죽·소고기뭇국, 목요일은 전복소라죽·콩나물해장국 (또는 육개장), 토요일은 영양닭죽을 조식 메뉴로 채비했다. 장기 투숙 고객이 매일 같은 메뉴에 물리지 않도록 요일 별로 다른 메뉴를 무료로 낸다. 게다가 상을 차려 방으로 갖다 주는 룸서비스다.
전 객실에는 노트북이 구비되어 있는데, 이보다 더 눈길이 가는 건 양말이다. 출장 온 고객들을 위해 무료로 양말을 비치해 둔다.
차별화된 서비스 덕에 거의 매일이 만실이다. 방은 총 55개. 온돌, 디럭스, 트윈, 프리미엄 디럭스, VIP 스위트, 가든 VIP스위트룸으로 타입을 나눴다.
가든 VIP스위트룸은 바비큐 공간과 실외 욕조를 갖춰 더욱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INFO
INFO
강원 동해시 동굴로 123-6, 033-533-2500, www.w-picassohotel.com
오후 2시 체크인, 정오 체크아웃
디럭스 6만원, 온돌 6만원, VIP스위트룸 8만원, 가든 VIP스위트룸 15만원(비수기 주중 기준)
주차 가능, 주방이 있는 방 외의 공간은 취사 금지
체크인 10일 전까지 취소 시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정동진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정동진 호텔탑스빌
객실 중 유일하게
바다 스페셜룸에
월풀 욕조가 설치돼 있다.
2016년 5월 문을 연 신생 호텔이다. 정동진 내 가장 높은 위치에서 모래시계공원과 동해를 정면으로 조망할 수 있다. 10층 규모의 건물에 객실은 총 28개다. 더블, 트윈, 한실의 방을 전망에 따라 A타입과 B타입으로 나눴다. A타입은 낮은 층에, B타입은 높은 층에 있어 탁 트인 전망을 원한다면 B타입을 예약하면 된다.
모래시계가 정면으로 보이는 객실 창문 앞에는 바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했다. 객실에 따라 바 테이블 옆에는 작은 싱크대가 있어 간단한 조리가 가능하다. 모래시계공원과 바다까지는 도보로 3분 거리, 정동진역은 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청결에 유난히 신경 쓰는 안주인 덕에 객실이 반질반질 윤이 난다.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로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좋은 손님에게는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려고 노력한단다.
1층 프런트 데스크 맞은편에는 작은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자판기 커피는 언제든 무료로 마실 수 있고, 식빵과 잼, 커피로 구성한 아침 식사도 이곳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10층 전망대에는 통창을 따라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 카페로 쓰던 곳을 투숙객의 휴게공간으로 바꿨다. 전망대 이용은 밤 10시부터 새벽 4시 30분까지로 제한한다.
INFO
강원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1007-34, 033-643-1054 www.정동진호텔.com
오후 3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바다룸 A 5만5000원, 바다 한실룸 7만원, 바다 스페셜룸 8만원(비수기 주중 기준)
주차 가능 장애인 객실 있음
객실에 따라 냄새 안 나는 음식에 한해 취사 가능
체크인 10일 전까지 취소 시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바다와 해수사우나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강릉 MGM호텔
바다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호텔 뒤편으로 솔숲이 있다.
체크인할 때 솔숲 뷰를 요청하자.
경포대 입구 도보 2분 거리의 1시 방향에 관광호텔과 모텔이 모여 있는 자리가 있다. 강릉 MGM호텔은 그곳 가장 안쪽에 있다. 뒤로는 솔숲이 울창하고 앞마당은 탑과 석상들이 드문드문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마치 산사에 들어설 때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호텔의 강점은 해수사우나가 있다는 것. 바닷물을 끌어와 정제한 물은 미네랄이 가득해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피부염과 혈액순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강릉 여행과 동시에 탕치(湯治)를 겸하고 싶다면 MGM호텔이 제격인 셈이다.
1997년에 지어진 호텔로 시설은 오래됐지만 정갈하고 청결하다. 2014년부터는 해외 호텔 운영 경험이 있는 운영진들이 합류했다. 서비스 개선에 주력을 다 한 결과 직원들이 친절하다는 소문이 시나브로 퍼졌다.
스탠더드, 주니어 스위트, 패밀리 스위트, 온돌 등 4개의 타입으로 구성한 총 객실 수는 58개. 이 중 온돌 객실이 11개라 가족 단위 투숙객에게 인기가 많다.
일요일과 연휴에만 조식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기준인원에 한해 무료로 제공된다. 초당 순두부를 곁들인 간단한 한식과 아메리칸 스타일의 빵과 커피를 창문 밖 솔숲을 바라보며 맛볼 수 있다.
INFO
강원 강릉시 해안로535번길 19, 033-644-2559, www.mgmhotel.co.kr
오후 3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스탠더드 5~6만원, 스위트 13만원(비수기 주중 기준)
주차 가능 취사 불가
체크인 5일 전까지 취소 시 100% 환불.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확인
Other 주변관광지
강릉 허난설헌 생가터와 솔숲
마치 사랑하는 누군가의 온종일이 궁금한 것처럼. 조선의 여류문인인 허난설헌의 생가 주변에는 아름답고 울창한 솔숲이 펼쳐져 있다. 먼저 생가를 둘러보자.
담장 아래 핀 봉숭아, 능소화 뒤로 중첩된 아름다운 처마, 돌담 위로 무덤처럼 봉긋하게 솟은 목향 장미 등 눈길 닿는 곳마다 아름답고 그윽하다. 나무와 꽃들이 제자리를 찾아 자란 듯,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안채에는 허난설헌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안채 옆으로 난 ㄷ자 담과 작은 솟을대문 밖 배롱나무 역시 아름답다. 솔숲이 집을 끌어안은 듯 어디에 머물건 사방이 소나무다. 집 밖 솔숲의 정식 이름은 초당마을 숲. 숲길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연장 320km의 강릉 바우길 일부 구간이다.
80년 이상 수령의 소나무 3000그루가 방풍림을 이루고 있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솔향과 바다향이 동시에 나는 정동진은 1994년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이 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정동진에 모래시계공원이 생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원에서 탐방객을 가장 먼저 맞는 것 역시 거대한 밀레니엄 모래시계다. 모래가 떨어지는 데 1년이 걸린다. 매해 12월 31일 24시 모래시계를 반 바퀴 돌리는 것으로 공원의 새해가 시작된다.
모래시계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는 솔숲이 있고, 바로 앞에는 바다가 펼쳐진다. 곳곳에 그네 벤치를 두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네 벤치에 흔들흔들 앉아 시간을 보내는 일, 상상만 해도 매력적이다.
공원 내 증기기관차와 객차 7량을 이어 만든 시간박물관도 둘러보자. 오차를 극복하려는 인류의 노력을 담은 과학관, 중세의 진귀한 시계를 전시한 중세관,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현대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강릉 사근진해변
여행자에게 애정하는 여행지가 생긴다는 건 축복이다. 사근진 해변은 강릉에 가면 언제나 들르겠다 마음먹는 여행지다. 이름이 예쁘다. ‘사기장수가 살던 나루터’라는 뜻의 사근진해변은 600m 길이의 작은 해변으로 경포대와 나란히 붙어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동해와 맞닿은 너럭바위에 앉아 파도 일렁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평온함에 마음이 놓인다. 보송한 바람이 몸을 감싸는 느낌도 더없이 좋다. 제 속살 다 드러낸 물빛은 동남아 섬과 비견될 만큼 맑다.
24시간 각각 다른 모습이 궁금해져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마치 사랑하는 누군가의 온종일이 궁금한 것처럼.
화천 숲으로 다리
북한강변에 놓인 부교다. 3.3km의 다리가 향하는 곳은 사람 발길이 드물어 발아래 포슬포슬한 자연의 촉감이 온전히 전해지는 숲길이다. 다리 이름은 작가 김훈이 지었다. 화천 산소 100리길의 일부 구간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대여해 다리를 건널 수 있다. 자전거 대여소는 붕어섬 입구에 있다. 걷고 싶다면 내비게이션에 미륵바위를 찍고, 미륵바위에서 보이는 마을의 작은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서 300m쯤 더 가면 된다.
‘숲으로 다리’라는 이름으로는 검색이 안 된다. 현판도 없어 찾기 어렵지만 그런 만큼 호젓하고 조용하다.
화천 파로호 펜션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맑은 날도 좋지만 새벽 물안개가 피어 오를 때가 특히 아름답단다.
동해 추암해변
동해 일출 일번지로 유명하다. 해변 왼쪽으로 나란히 붙어 있는 형제바위 사이, 혹은 촛대바위 위로 해가 뜬 수많은 일출 사진의 배경이 여기다.
방송이 끝나거나 시작할 때 울리는 애국가 화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절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보면 시쳇말로 말잇못.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웅장하고 장쾌한 풍경에 넋을 잃는다. ‘역시 한국이 제일 아름답다’라는 감탄만 내뱉게 된다. 형제바위, 부부바위, 촛대바위를 두루두루 둘러보고 해변으로 돌아 내려가면 또 한 번 놀랄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석회암의 풍화층이 파도에 씻겨 노출된 기암괴석들이 도열해 있다. 지나치게 이국적이라 경탄을 자아낸다. 근처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1361년에 지었다는 해암정 누마루에서는 기암괴석과 바다가 중첩된 장관이 펼쳐지니 꼭 들러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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