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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견문록>을 취재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두부 종주국인 중국 촬영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콩의 원산지인 중국 만주 남부 지방이 예전에 우리 부여와 고구려가 자리했던 곳이라는 부분에 예민하더라고요. 중국 정부가 취재 내내 따라다니면서 국가 기밀 사항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내용도 많아요.”
한국의 두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고소한 맛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강하고 비린 냄새가 나는 콩의 특성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부침이나 찌개 형태로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모두부가 대표적이죠.”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중국의 풍부한 콩 자원과 일본의 다양한 두부 활용법에 많이 감탄했죠.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자면 우리 두부도 변신이 필요합니다. 장인이 만드는 ‘정성스런’ 두부 이상의 과제가 남은 것 같아요.”
그 과제, 어떻게 풀면 좋을까?
“6·25 전쟁 때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두부를 먹었던 우리 민족. 생계의 목적으로 먹다보니 다양하게 두부를 활용하지 못했어요.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 다양한 두부 활용법을 개발해야 해요. 그 역할은 정부도, 기업도 아니예요. 실제 두부를 즐겨 먹는 주부들의 손에서 두부 드레싱으로, 두부 크로킷 등으로 탄생할 수 있죠.”
두부전골
“백의민족답게 우리나라 두부는 어떤 재료와 곁들여도 맛과 영양이 잘 맞아요. 적당히 비리면서 고소한 식감이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채소와 고기를 곁들여 전골이나 찌개로 즐기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죠.”
천덕상(한식당 ‘무궁화’ 조리장)
재료 쇠고기육수 3컵, 두부 200g, 당면 150g, 쇠고기 120g, 무·쑥갓 50g씩, 은행·양파 30g씩, 표고버섯·당근·미나리 20g씩
만드는 법 1 두부는 3cm 간격으로 잘라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지진다.
2 쇠고기는 곱게 다져 양념한 후 두부 속에 넣고 미나리로 묶는다.
3 무, 양파, 버섯, 당근은 1.5cm 크기로 깍둑썰기해 냄비에 둘러 담고 사이사이에 ①의 두부, 당면을 넣은 다음 은행과 쑥갓을 올리고 끓인 육수를 부어 낸다.
냉두부와 간장소스& 된장소스를 곁들인 두부구이
“일본은 식사대용으로 양념된 두부를 즐겨요. 두부에 된장이나 다시를 곁들여 간편하게 먹는 식이죠.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를 찬 음식과 뜨거운 음식으로 함께 즐깁니다.”
이복준(일식당 ‘모모야마’ 조리장)
냉두부와 간장소스
재료 두부 100g, 간장소스(가다랑어포 4큰술, 진간장 1큰술), 양념(송송 썬 대파·가다랑어포· 잘게 썬 생강 약간씩)
만드는 법 1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네모지게 썬 후 찬물에 담가둔다.
2 간장소스를 비율대로 섞은 후 분량의 양념 재료를 준비한다.
3 먹기 바로 직전, 채소 양념을 간장 소스에 넣고 섞은 후 생두부와 곁들여 먹는다.
된장소스 두부구이
재료 두부 100g, 일본된장·흰 된장소스 20g씩
만드는 법 남은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식용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구운 후 된장소스를 얇게 발라 다시 팬에 굽는다.(양념한 돼지고기와 곁들여 먹으면 원기회복에 좋다.)
마파두부
“그 옛날 가난한 서민들을 위해 곰보 아줌마(麻婆)가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중국 사천요리 중 하나예요. 맵고 짜고 단맛이 한데 어우러져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어요.” 이학성(중식당 ‘도림’ 조리장)
재료 연두부 200g, 쇠고기 한우(안심) 50g, 청·홍피망 30g씩, 소스(콩간장·굴소스 15g씩, 후춧가루·청주·감자전분 약간씩)
만드는 법 1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뜨거운 물에 담갔다 건져 물기를 뺀다. 쇠고기는 잘게 썰고 피망은 깍둑 썬다.
2 식용유를 두른 팬에 쇠고기와 콩간장을 넣고 볶다가 피망과 나머지 소스 재료를 넣어 볶는다.
3 ②에 두부를 넣고 볶다가 감자전분을 넣어 걸쭉해지면 담아낸다.
눈과 입이 즐거운 두부가공식품
두부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두부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풀무원이나 CJ 등 대기업에서는 본래의 두부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생식 두부나 떠먹는 두부를 선보이고 있다. 두부 과자, 두부 어묵, 두부 스파게티, 두부 생식 등의 가공 식품은 홈쇼핑이나 마트 PB 상품으로 간간이 출시되고 있다. 새롬식품의 두부 어묵(4천원), 산과들에의 두부 스낵(2천원)이 대표적. 두부 고유의 영양은 지키되 약간의 첨가물을 더해 두부의 또 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아직은 두부 식품의 종류가 많지 않은 건 사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두부 상품화 전략은 배워볼 만한데, 간장소스로 구운 훈제 두부, 두부를 으깨서 얇게 뽑은 두부 국수, 두부에 천연 재료의 색을 입힌 색동 두부 등 다채롭고 이색적이다.
“문헌을 뒤져보고 자료도 찾아봤지만 구체적인 답변이 없어요. 하지만 구전되고 있는 다수의 의견은, 수감생활 동안 섭취하지 못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고단백 식품인 두부를 먹는 것, 두부처럼 흰 삶(깨끗한 삶)을 살아가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성준환(<두부견문록> PD)
더 알고 싶은 두부 이야기
가내수공업? 홈셀프 두부 제조기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 직접 식재료를 만들 수 있는 ‘음식 제조기’가 인기다. 최근에는 콩과 첨가물을 이용해 두부를 만들 수 있는 ‘두부 제조기’가 등장했는데, 작동 방법이 간단해 반응이 좋다. 생콩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20~30분 뒤 두유가 완성되고 여기에 응고제(간수)를 넣으면 순두부가 완성된다. 순두부를 성형틀에 부어 물기를 빼고 버튼을 눌러주면 두부가 되고 이를 간수와 함께 성형 틀에 넣으면 한 번에 다량의 콩비지가 나온다. 두유부터 두부까지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그만!
생식두부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거의 없고 두부 100g당 열량이 91Kcal에 불과하다.
1 풀무원 소이데이_콩 본연의 고소하고 진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생식 두부로 천연 재료를 더한 플레인, 오곡, 호두, 당근, 고구마 5종 출시했다.
2 CJ 행복한 콩 S라인 두부_떠먹는 두부에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히비스커스와 치커리 식이섬유를 함유해 포만감은 물론 영양 밸런스도 맞춰준다.
대한민국, 웰빙 두부 시장
요즘 두부 시장은 한없이 커지고 있다. 영양 성분을 더한 유기농 두부, 아침 식사대용인 생식 두부, 찌개용 두부, 순두부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요즘 두부 시장의 트렌드는 ‘웰빙’.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두부하면 웰빙, 건강 등을 떠올린다. 유기농 두부, 해양심층수를 담은 두부, 각종 채소와 곡류를 직접 갈아 첨가한 두부 등 보기만 해도 신선하고 예쁘기까지 하다. 영양가 넘치고 맛 좋고 거기에 활용도와 모양까지 다양해진 두부 가족의 발전이 놀랍다.
온 가족을 위한 맞춤 두부 요리
두부의 가장 큰 매력을 꼽자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다는 것. 고소한 식감이 입맛을 돋게 하고 약간의 비릿함이 감칠맛을 더해주는 두부. 그냥 생으로 먹거나 소스를 가미해 먹거나, 튀겨 먹거나… 어떤 조리법에도 잘 어울려 변화무쌍하다. 온 가족의 입맛을 사로잡는 두부의 다양한 활용법.
for kid
두부 토마토 꼬치_빼먹는 재미가 있는 꼬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평소 좋아하는 과일과 두부를 곁들여 끼워주면 열광한다.
how to… 두부는 작게 깍둑 썰어 소금으로 밑간을 한 후 노릇하게 지진다. 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반으로 가른다. 두부와 바질, 토마토 순으로 번갈아 꼬치에 끼운 후 레몬즙을 뿌려준다(혹은 두부와 과일을 으깨 드레싱을 만들어도 좋다).
for husband
두부 스테이크_다양한 제철 채소와 두부의 영양이 조화를 이뤄 보양식으로 손색없다.
how to… 두부를 도톰하게 잘라 노릇하게 지진 후 살짝 데친 호박이나 버섯 등의 제철 채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함께 준비한다. 시판용 스테이크 소스에 약간의 우유와 물, 레몬즙을 섞어 소스로 끼얹는다.
for parents
두부 소박이_간이 밴 쇠고기와 두부의 만남은 입 안의 호사다. 씹는 식감과 고소한 맛이 부모님의 든든한 한 끼 반찬으로 그만이다.
how to… 두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뒤 칼집을 넣어 녹말가루를 뿌려 다진 쇠고기소(간장과 마늘, 후춧가루로 밑간한다)를 넣는다. 달군 팬에 지져 베이비 채소와 함께 곁들여 낸다.
다양한 두부 레시피 북
어떤 재료와도 궁합이 잘 맞는 두부는 부침이나 찌개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두부가 웰빙 음식으로 뽑히고 한식 세계화 등의 물결로 ‘두부’에 대한 관심이 꽤 높아진 상태. 트렌드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서점가에서도 두부를 활용한 요리책을 내놓고 있다. 건강식품으로 떠오른 만큼 ‘건강하게 먹는 법’, ‘영양 만점 두부 요리’ 등 건강과 관련한 콘셉트의 서적이 많다.
tip. 두부 책에서 찾은 인기 레시피
채소 두부드레싱
갖은 채소는 먹기 좋게 손질하고 믹서에 분량의 두부드레싱(두부 1모, 요구르트 200㎖, 제철 과일 적당량) 재료를 넣고 갈아 뿌려먹는다.
‘두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5월 10일부터 15일까지, 20~50대 남녀 총 198명을 대상으로 <여성조선(chosun.woman.com)> 리서치 코너 및 전화 인터뷰로 설문조사한 결과)
1위 웰빙 식품 42%
2위 전통 식품 27%
3위 한식 재료 16%
4위 두부찌개 9%
기타 교도소 수감 후 먹는 식품 4%,
안주 재료 1%, 물컹거리는 식감 1%
두부는 어떻게 먹어야 가장 영양가가 높나요?
“두부는 100% 완전식품이라 어떻게 조리해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죠. 단, 두부 특유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즐기는 것이 좋죠. 요리할 때는 수분을 충분히 제거해야 두부 본연의 맛이 떨어지지 않아요. 요즘은 두부를 으깨서 드레싱의 재료나 샐러드로 많이 즐겨 먹는 추세예요. 두부를 싫어하는 아이도 두부와 과일을 한데 으깨거나 달콤한 데리야키 소스를 곁들여주면 좋아해요.” 김영빈(요리전문가)
트렌디한 두부 전문점
매일 먹는 두부찌개 말고 색다른 두부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트렌디한 요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두부전문 식당을 찾을 것. 여의도나 광화문 등의 오피스타운이나 삼청동, 청담동 등 트렌디한 거리에 몰려 있다. 요즘은 식당에서 직접 두부를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백년옥_일반 순두부 요리부터 들깨순두부, 두부비빔밥, 다양한 두부 요리 등 메뉴가 다양하다.
문의 02-523-2860
온마을 두부_작은 두부공장을 두고 매일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파는 곳. 두부의 담백함을 잘 느낄 수 있다.
문의 02-738-4231
/ 여성조선
진행 김은혜 기자 | 사진 방문수(요리), 신승희(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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