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바람 후기 옮김
2틀간의 토론을 연극으로 갈무리 지으면서 아이들은 소감에서 그 전과정에서의 나눔이 모두 철학함이었다고 말합니다.
울산캠프 진행하신 샘들께도 전 과정이 질문과 난관과 접점찾기의 철학함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3일 간의 과정을 함께 하는 동안에도 철탐공 관련하여 성장하는 샘들을 목격하면서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좋은 디딤돌을 함께 만들고 이제 그걸 딛고 도약할 울산철탐샘들 모두에게 큰 박수를 드립니다.
더욱 확연해진 사실..
아이들도 결국 잘 살고 싶어하는 존재임을 우리가 믿는 것의 중요함..
그리고 그런 아이들과 함께 철학하는 일에 대한 교사로서 내 의지의 중요함..
갑작스런 불청객을 환대해주시고 끼워주셔서
그 성장의 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커다란 영광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뭉클하군요.
아이들과 함께 철학하는 현생의 축복과 아울러,
그걸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지들이 있다는 이중의 축복에 대해
세상의 모든 신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ㅎㅎㅎ
딱 이거 하나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뭐가 궁금한지 물어봐주고 그에 대해 함께 얘기나눌 기회를 주기.. 그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조금 유보하기..
철탐공의 알파요 오메가가 아닐까... 합니다.
저를 시카고 모텔의 암울에서 꺼내주신 울산 샘들께 깊은 감사..
특히 자기 침대까지 내주면서 집으로 초대해 재워주고 밥준 김미영샘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 전해드립니다.
또 제가 시카고에서 하루밤 그냥 더 자겠다는데도 무조건 짐 싸서 내려오라고 큰소리로 윽박?지르던 창규샘의 맘도 제게 오랜 보물로 저장될 거 같습니다.
잘 올라가겠습니다.
60대 여인의 홀로귀가를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귀가보고입니다!
울산캠프 리뷰 1
난 교사경력 때문인지, 아니면 심리학 토대가 나름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수업 자체뿐 아니라 행사 전체의 도입과 전개와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하게된다.
수업이든 행사이든 참가자들을 본활동에 진입시키기 위한 초대 활동과 끝내면서 내면화심화해보는 마무리활동이 필요하다는 걸 거다.
좀 촌스럽나? ㅎ
여튼 그런 내 신념의 맥락에서 이번 캠프의 전체 기획은 백점이다.
첫째, 오리엔테이션을 마련해서 주제관련 전문가 특강으로 아이들의 사변을 연 점이다. 안광복샘의 특강이 주효했었던 듯 하다. 내가 못하길 잘했다.
둘째, 학교급별 팀을 나눠 그 첫 시작으로 철학의 의미를 모둠별 논의를 거쳐 스톱동작으로 표현하게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서로 나눈 후 각자 생각하는 철학의 의미를 자기말로 진술하게 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뭘 하고자 하는 지에 대한 일종의 나눔이고 공유였다.
셋째,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이다.
우선 연극으로 그간의 나눔을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내보게 했다. 상욱창규샘 표현대로 철학이 예술로 통합번역되는 시간이었다. 그를 위해 아이들에게 적지않은 일정한 시간을 주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스토리를 짜고 연극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아이들도 이 과정이 좋았다고 소감에서 말했었다. 싸우고 타협하고 했었나보다. 자기들이 토론했던 정의와 공정을 체험했던 순간들이었을 거다.
그다음의 토크콘서트가 내게는 화룡정점이었다. 급별 패널들을 선정해서 무대에 앉히고 그들을 중심으로 이틀간 토론했던 모든 질문들을 한 장면에 모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중에 여전히 궁금한 질문을 선택해서 초중고 함께 일종의 대토론을 벌였다.
참 좋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비판적이면서도 포괄적이고 창의적이었다. 난 특히 초중고 함께 토론했다는 게 참 좋았디. 늘 꿈꾸던 거다. 물론 난 거기에 어른들도 끼길 원하지만 말이다. ㅎ
그리고나서 창규샘은 이번 캠프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 하나만 마지막으로 말해보라 했다. 완전 나이스..
우리는 왜 살아요? 중학생 질문이다. 그에 대해서도 짧지만 깊이있는 전환의 사유들이 오갔다. 물론 주로 몇사람이, 그것도 중고위주의 토론이지만 모두 경청했고 그 경청으로서의 사유도 너무나 중요했다. 립맨의 교재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넷째, 최종소감으로 마무리지었다.
토크콘서트를 이끈 창규샘의 진행도 참 인상적이었다. 적절한 정리, 연결, 분배 게다가 유머까지. ㅎㅎ 토크콘서트를 너무나 잘 이끌어주었다. 여러 면에서 적절한 균형이었고 무엇보다 부드러움이었다.
하드웨어로서 캠프 전반의 전체적인 절차의 틀뿐 아니라 그것에 내용을 채우는 소프트웨어로서의 섬세한 진행들,
텍스트로서의 소설과 모든 샘들의 수업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수업하신 분들은 더 섬세한 면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말씀하시지만 내가 본 어떤 수업에서도 .. 저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라는 의심이 드는 장면은 없었다.
그런 부족들은 있다하더라도 캠프전체의 커다란 흐름에서 보면 잔 물결들이다. 아주 사소했다.
물론 단지 3일동안의 .참관자.로서의 소감이다. ㅎ
그간 샘들의 지난한 수고, 특히 이끌었던 호중상욱창규샘은 그들 나름대로, 함께한 신영미영수진지현우진정화영민샘들은 각자 나름대로 이 캠프의 의미와 가치와 지향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하고 질문하고 그러면서 접점들을 찾아갔을 거다.
특히 그점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
서울캠프도 계속될 거 같고
앞으로 울산캠프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고 해서
캠프 운영을 참관하면서 제 나름대로 좋았던 점을 회원 전체가 함께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개조식으로는 장점의 맥락이 드러나지 않으니 구구절절 표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ㅎ
현장을 함께 하면서 느낀 울산샘들의 너무나 큰 애씀도 간단한 말로 전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본 자의 책임입니다.
제가 서울캠프 울산캠프를 참관하면서 가장 진하게 느끼는 건 샘들은 아이들과 함께 할 때 가장 빛난다는 겁니다.
ㅎㅎ
어쩜 제 감동의 핵심엔 철탐공의 본형, 즉 소설을 직접 공들여 쓰고 그것을 읽고 질문만들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절차를 따르려 애썼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토론을 30분 넘게 진행하는, 그래서 처음엔 뒤로 빠져 앉아있던 아이들의 상체가 앞으로 기울면서 철학적 토론의 흐름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일 겁니다.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고 아이들도 그런 자신들의 변화를 스스로 자각했습니다.
한 고등학생의 변화도 인상적입니다.
철학을 전공하겠다면서 말끝마다 철학자란 철학자의 이론은 다 갖다붙였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라는 서두를 자주 사용하구요. 처음엔 다른 친구들도 그리고 이 행사자체도 무시하는 듯 했던 고교 남학생입니다.
그런데 마무리 소감에서 자기가 아는 철학이론이 우리의 삶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친구들과의 토론에서 알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철학적 탐구가 가진 중요한 속살을 본 듯 합니다.
물론 평범한 학교의 모든 아이들이 그러지는 못할 겁니다. 별별 아이들의 별별 학교 교실에서는요.
그러나 의미없지도 않을 겁니다. 어쨌든 우리는 사실성만큼이나 가능성에 기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