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5:15]
잇사갈의 방백들이 드보라와 함께하니 잇사갈의 심사를 바락도 가졌도다 그 발을 좇아 골짜기로 달려 내려가니 르우벤 시냇가에 큰 결심이 있었도다..."
잇사갈의 방백들이 드보라와 함께하니 - 잇사갈 지파도 스불론, 납달리 지파를 돕기 위해 드보라와 행동을 같이 하였으며 친히 방백들이 자기 지파를 인솔해 나온 것을 가리킨다. 잇사갈의 심사를 바락도 가졌도다 - 즉 바락이 잇사갈 지파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것을 가리킨다. 이를 '잇사갈이 바락에게 충실하였다'로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준해 공동 번역도 '잇사갈도 바락에게 충성을 바쳐'로 번역하고 있다.
그 발을 좇아 골짜기로 달려 내려가니 - 잇사갈 지파가 바락의 군사와 더불어 시스라 군대를 치기 위해 다볼 산에서 기손 강가로 내려간 것을 의미한다. 르우벤 시냇가에 큰 결심이 있었도다 - 르우벤 지파가 차지한 요단 동편 땅에는 시내가 많이 있었고, 그에 따라 목초지가 널려 있었다. 따라서 드보라가 르우벤 지파의 지경을 가리켜 '르우벤의 시냇가'라는 표현을 쓴 까닭은 이 때문이다.
한편 본절에 의거하면 르우벤 지파는 타지파로부터 전쟁에 참여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큰 결심'이란 표현은 '마음에 크게 살핌'란 표현처럼 그들이 전쟁에 참여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에 대하여 많은 토론이 있었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삿 5:16] "네가 양의 우리 가운데 앉아서 목자의 저 부는 소리를 들음은 어찜이뇨 르우벤 시냇가에서 마음에 크게 살핌이 있도다..."
본절은 르우벤 지파가 다른 지파의 전쟁 소식을 듣고도 평안한 목자의 생활에 안주하고 있음을 비꼬는 내용이다. 즉 다른 지파들은 전쟁의 나팔 소리를 듣고 모두들 참전, 전쟁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르우벤 지파는 편안히 목자의 저부는 소리를 들으며, 단지 탁상 공론만을 벌였다는 것이다. 양의 우리 가운데 앉아서 - 기록에 의하면 르우벤 지파는 갓 지파와 더불어 이스라엘 여러 지파 중에서도 특히 많은 가축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들이 요단서편 땅에서 기업을 차지하지 않고 요단 동편의 모압 북방 지역을 기업으로 차지한 까닭도 그 때문으로서, 그곳은 목축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목축사업은 날로 번창하였을 터인데, 본절은 바로 이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목자의 저 부는 소리를 들음 - 이는 곧 르우벤 지파가 한가로운 목가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즉 저들은 요단 강 건너편의 소식과는 무관한 채목자들이 가축을 치면서 부는 피리 소리나 들을 정도로 평안을 구가하셨던 것이다. 마음을 크게 살핌이 있도다 - 공동 번역은 이를 '끝도 없이 토론이나 벌이는구나'로 번역하고 있다. '큰 결심이 있었도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삿 5:17] "길르앗은 요단 저편에 거하거늘 단은 배에 머무름은 어찜이뇨 아셀은 해빈에 앉고 자기 시냇가에 거하도다..."
길르앗은 요단 저편에 거하거늘 - '길르앗'은 넓은 의미에서 요단 강 동편의 전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중심부는 갓 지파가 차지하고 있지만 북쪽으로는 므낫세 반 지파, 남쪽으로는 르우벤 지파의 지경에까지 뻗쳐있는 요단 동편의 산지가 곧 길르앗이다. 그런데 이 중 르우벤 지파는 이미 앞에서 언급되었으니, 여기서 '길르앗'이란 갓지파와 므낫세 반 지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드보라는 이들 지파 역시 요단 동편땅에 거하면서 동족의 전쟁에 조력지 않았음을 책망하고 있다.
단은 배에 머무름은 어찜이뇨 - 이 표현은 단 지파도 르우벤 지파나 갓, 므낫세 반지파와 같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들의 이기적인 생활을 즐기고 있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특히 '배에 머무르다'라는 표현은 단 지파가 뱃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베니게 사람들과 함께 욥바에서 무역을 했다는 의미이다. 이것으로 보아 단 지파는 이때까지는 아모리족에 밀려 팔레스틴 최북방의 라이스 지방으로 쫓겨나지 않은 것 같다
아셀은 해빈에 앉고 자기 시냇가에 거하도다 - 여기서 '해빈'과 '시냇가'는 각기 지중해변을 가리킨다. '아셀 지파'는 지중해 연안에 자리잡고 있었으므로 야빈의 압제가 가장 심했던 스불론과 납달리 지역에 연접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기 동족들의 전투에 무관심하며 자기들의 생업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삿 5:18] "스불론은 죽음을 무릅쓰고 생명을 아끼지 아니한 백성이요 납달리도 들의 높은 곳에서 그러하도다..."
들의 높은 곳 - 납달리 지파가 거주하던 게네사렛 호수 북서쪽의 산악 지역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스불론과 납달리 지파의 정예 부대 만 명이 집결했던 다볼 산을 가리킨다. 그곳에서 스불론, 납달리 지파는 시스라 군을 맞이하여 일사 각오의 정신으로 용감히 싸웠던 것이다.
[삿 5:19]"열왕이 와서 싸울 때에 가나안 열왕이 므깃도 물 가 다아낙에서 싸웠으나 돈을 탈취하지 못하였도다..."
열왕이 와서 싸울 때에 - '열왕'은 북부 가나안의 여러 동맹군을 지휘하여 싸우러 온 시스라 및 동맹군들의 군사 지도자들을 가리킨다. 여호수아 때에도 하솔 왕 야빈은 북부 가나안 지경에 거주하던 열왕들과 동맹군을 형성해서 여호수아의 군대와 메롬 물가에서 싸운 적이 있었다. 므깃도 물가 다아낙 - '므깃도 물가'는 므깃도와 남쪽 산지사이, 즉 므깃도 후방의 분지로 흘러 들어가는 마른 계곡인 '와디를 가리킨다.
이곳은 우기때 비가 와야만 물이 흐른다. 이러한 사실은 14세기의 유대인 학자 에쉬토리 하파리에 의해서 밝혀졌다. 따라서 '므깃도 물가'는 기손 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다아낙'은 '므깃도'에서 불과 8km도 채 안되는 이스르엘 계곡의 남쪽에 위치한 성읍이었다. 기손 강은 평지를 지나 므깃도와 다아낙의 북부로 흘러 들어갔다. 돈을 탈취하지 못하였도다 - '돈'에 해당하는 '케세프'는 구약 시대 당시 화폐로 통용되었던 '은'을 가리킨다.
그러나 여기서는 전쟁시 취하는 전리품이나 노획물 따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즉, 시스라와 그 동맹군들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전리품을 얻고자 하였으나 하나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진멸당하고 말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