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에서 희노애락의 부침은 피할수 없는 숙명이라 할 것인데,
행복한 시간은 바람처럼 금방 지나가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은 길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즐거움과 기쁨이 있을 때 우리는 희열을 느끼고,
마음 먹은대로 일이 잘풀릴 때는 쾌재를 부르기도 한다.
일상적인 행복을 넘어서 범인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즐거움으로
종교인 등이 참된 이치를 깨달았을 때 느낀다는 法悅이 있다.
그들이 맛보는 그"참된 이치" 가 어떤 것이지 경험을 못해 봐서 궁금하다.
고명한 종교인의 법열 경험을 직접 들어 보지는 못했으니 차치하고,산에서 가끔
치열한 공부를 통해 소위 도를 깨쳤다는 몇몇 도인을 만나 보았는데 그 깨우침이란게
도무지 주관적이고 황당하여 신빙성이 별로 느껴지지지 않더라는 거다.
일종의 환상이거나 착각? 뭐그런 종류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까지 몰랐던 세상의 이치를 갑자기 알아낸, 그래서 황홀한 순간을 맛보았던
역사적인 사건 몇 개를 살펴 보자.
아르키메데스(BC287-BC212) 뉴턴.가우스와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대 수학자로 불리는
아르키메스는 왕관이 진짜 순금인지 아니면 가짜인지 알아내는 방법을 알고자 부심하였다.
목욕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넘치는 물을 보고 같은 부피의 물체는 물속에서 동일한 부피의 물무게만큼
부력을 받는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하고 "EUREKA 알아냈다"를 외치는 순간이
기록에 나타난 첫번째 사건이다.
윌리엄 해밀튼(1805-1865).19세기 아일랜드가 낳은 위대한 수학자인 그는
2차원 평면상에서 도형의 기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허수i의 사용법을 넘어서
3차원 공간에서 도형을 변형.이동시키는 방법, 즉 허수를 확장하는 문제로 고심하였다.
수년간 풀리지않는 추가된 허수의 4칙연산문제(더하기 빼기 곱하고 나누기)를 생각하며
걷다 더블린의 다리아래에서 번개처럼 공식 하나가 떠올랐다.유레카!
i^2=j^2=k^2=ijk=-1 그는 급히 이공식을 다리기둥에 적어 놓았다.
이공식으로 하면 4칙연산에 문제가 없다(아주 없지는 않고 일부 제한이 있어 그로 인해
계산이 복잡하다) 이것이 허수의 개념을 확장하여 수의 영역을 넓힌 4원수quaternion다.
케큘레(1829-1896) 독일의 화학자. 석유를 정제하여 얻는 신나thinner의 일종인
벤젠의 분자구조가 당시 화학계의 커다란 의문이었다.
벤젠은 탄소c 6개 수소h 6개로 구성되어 있는 탄화수소다.
탄소는 수소 4개와 결합하는 4가 원소인데 어떻게 수소와 같은 수로 결합하면서
불포화인 2중결합이나 3중결합의 성질을 나타내지 않는 것일까?
고심하던 케큘레는 꿈에 뱀이 서로 꼬리를 물고 원을 그리는 모습을 보았다.유레카!
오늘날 벤젠고리로 불리는 환식탄화수소의 구조를 알아낸 것이다.
볼츠만(1844-1906) 독일의 물리학자.제임스 맥스웰의 기체분자 운동론을 발전시켜
기체의 운동을 확률적 법칙으로 해석하여 통계역학의 기초를 다지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
그가 통계역학을 완성한 직후. 어린 아들과 공원을 산책하며 이렇게 말해 주었다.
"아버지는 아마 뉴턴이후 최대의 발견을 한 것같다."유레카!
불행히도 그의 업적은 당대 물리학계를 쥐고 흔드는 마하 등 거두들의 반론에 막혀
인정받지 못하고 볼츠만은 우울증끝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조금만 참았더라면, 아쉽다).
아인슈타인은 브라운운동이 분자의 무작위 운동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그의 이론이 옳았음을
증명하였다.
아인슈타인(1879-1955) 너무나도 유명한 과학의 아이콘.
그가 약관 26세의 특허국 직원신분으로 특수상대성이론,광양자설을 발표한 1905년을
과학사에서 "기적의해"로 부른다.
학위도 없고 교수같은 타이틀도 없는 무명신인이 과학계를 충격에 빠트리는 획기적인
논문 3편을 한해에 내 놓았으니 기적의 해라 불러 마땅하다.
그런데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시간과 공간의 실체는 밝힐 수 있으나 중력을 설명하지 못한다.
엄연히 실재하는 중력현상을 빼 놓은 이론은 앙코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뉴턴의 중력이론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니 과연 중력의 정체는 무엇일까?
특수상대성 이후 오랫동안 암중모색하던 어느날 그는 근무지인 특허청 사무실에서
의자에 않은채 그대로 아래로 낙하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자유낙하하는 동안 사물은 무중력 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중력은 바로 가속도와 같지 않을까?
이 것이 바로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인 "등가원리"다. 유레카!
아인슈타인은 훗날 특허청의자에서 낙하 상상하던 순간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생각이었다"
고 회고했다.
첫댓글 멋진 순간입니다. 저런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문명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한 순간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사는 문제는 매번 단 한순간의 깨달음으로 일거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만 강요하는 것 같네요. ㅠㅠ.
어제 방송된 '나는 자연인이다' 의 주인공은 좀 특이한 것도 같고, 왠지 유레카마저 시시하게 볼 사람 같았습니다.
분명히 도가 높은 사람들은 있기는 있을 텐데, 그게 주관적 경험으로만 남는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책상에 앉으면 저런 생각은 커녕, 어느 골짜기와 능선에 버섯과 더덕이 있을까 그런 생각만 하고 있으니......이 사고의 천박함을 어찌하리요....
스페인다녀오셨다면서요? 스페인 얘기 좀 들려주세요, 몇년 전, 악수님이 다녀왔을 때 여행기 본 기억이 있는데,
스페인은 한번도 못가 본 곳이라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