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폭우가 한반도를 할퀴고 있다. 이를 긴 장마로 인한 것이라고 하는데 틀린 표현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이다. 기상청이 슈퍼컴퓨터를 보강하고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데 지금은 그런 수준의 문제를 넘었다. 효율성과 경제성을 내 세우며 무분별한 자원 남용과 환경 파괴의 결과다. 올해에는 코로나 19와 홍수가 동시에 왔을 뿐이다. 미국은 지금도 산불이 문제고 유럽은 사상 최고의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구 곳곳이 갈수록 거주 불능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는 그 속도가 더 빨라져 앞으로는 일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그런데도 한반도는 코로나 19도 잊고 부동산 투기와 주식 투자로 돈벌이에만 열중하고 있다.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이기주의의 산물이다. 흔히 하는 말로 천민 자본주의 그 이상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기후 변화는 나만이 안전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폭우와 홍수로 설 자리를 잃은 이들은 우리 가족이다. 그런 공동체 의식만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조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데로 탐욕이 중심에서는 미래가 없다.
폭염과 산불, 허리케인, 홍수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빈도와 크기로 인류를 공격하고 있다. 곡물 재배 가능 지역이 빠르게 북상하고 있고 해양의 물고기들 서식지도 하루가 다르게 좁아지고 있다.
지금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절약이다. 자원 남용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재생 에너지로 가는 가장 좋은 대안이다. 태양광과 풍력, 수력 등으로의 에너지 대 전환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절약이 절대 필요하다. 유럽은 이미 그런 인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육식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돈벌이에 매몰되어 있는 기성세대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로 시작한 차세대 파워트레인 전략
자동차회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인 화석연료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것도 내연기관차의 전성기가 오기 전인 20세기 말부터였다.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가 대표적이다.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대두된 것으로 두 가지 모두 우여곡절을 겪었고 아직도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어쨌거나 지금의 화석연료로는 인류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고 발전시켜가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는 근본적으로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단계까지 가야하고 연료전지 전기차는 아직은 비용의 벽이 높다. 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소형차는 배터리 전기차, 대형트럭과 버스 등은 연료전지 전기차로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나름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1978년 BMW가 수소 엔진 개발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1994년에 메르데스 벤츠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를 개발하기 시작한 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994년 4월 13일, 메르세데스-벤츠 리서치 센터가 위치한 독일 울름(Ulm)에서 유럽 최초의 연료전지차 ‘NECAR(네카)’를 공개했다. ‘새로운 전기차(New Electric Car)’라는 뜻에서 붙여진 네카라는 이름은 이후 소개된 후속 개발 차들과 구분하기 위해 네카 1으로 명명됐다. 네카 1은 메르세데스-벤츠 MB 100 밴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1993년 12월부터 독일의 도로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네카 1에는 50kW의 출력을 발휘하는 캐나다 발라드 파워 시스템사의 연료전지 12개와 150리터의 압축가스 주입이 가능한 연료 탱크가 탑재되었다. 이를 통해 네카 1에 장착된 전기 모터는 최대 30kW 즉 41마력을 발휘했고, 최대 주행 거리와 속도는 각각 130km와 시속 90km에 달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네카 1 이후 1996년에는 V-클래스 기반의 세계 최초의 연료전지 승용차 ‘네카 2(네카 2)’부터 2000년 선보인 ‘네카 5’까지 네카의 후속 모델들과 함께 1997년 최대 250km 주행에 성공한 연료전지 버스 ‘NEBUS(네버스)’ 등 다양한 연료전지 차량을 선보였다. 2002년에는 A-클래스 롱 휠 베이스 버전의 차체 바닥에 한층 컴팩트해진 연료전지 시스템을 장착한 연구용 차량을 개발했고, 이와 함께 연료전지 차량에 ‘F-CELL'이라는 새 이름을 부여했다.
2009년 8월에는 첫 번째 양산 수소연료전지차인 ‘B-클래스 F-CELL’을 선보였고, 같은 해 연말부터 소량 생산을 시작했다. B-클래스 F-CELL은 수소연료 전지를 동력 장치로 사용하는 최신형 전기 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높은 편의성과 안전성을 선사한 동시에 전기 모터의 힘으로 최고 출력 136마력과 최대 토크 29.8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또한, 수소를 3분만 충전하면 최대 400km 거리를 달리고, 영하 25도에서도 작동하는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 약 200여 대의 B-클래스 F-CELL이 유럽과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달됐고, 일반 승용차와 같은 환경에서 총 800만km 이상을 달리며 연료전지 기술이 충분히 실용적이며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재까지 300대 이상의 연구용 차량 및 연료전지 차량을 만들었고, 나아가 이 차들을 바탕으로 총 1,800만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며 수소 연료전지차 개발 관련 자료를 축적했다.
독일 만하임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무공해 모빌리티 개발센터도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이 센터는 대체 드라이브 시스템을 갖춘 다임러AG 차량의 시범공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고 소규모 시리즈를 제작하며 시리즈 스타트업을 준비한다. 이로 인해 차량 개발과 양산과의 격차가 줄어든다. 주로 전기 및 대체 구동 시스템을 양산에 도입하고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최첨단 기술로 생산 라인을 설계하는 것도 이 센터의 역량 중 하나다. 배터리팩 또는 전체 배터리 시스템과 같은 저공해 및 무공해차량 구성 요소에 대한 새로운 제조 프로세스를 정립하기도 한다.
최근의 대표적인 실적으로는 2018년 말부터 만하임에서 제조된 배터리 전기 버스인 e 시타로 시리즈의 개발 및 생산에 관한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 모듈은 e시타로 버스의 지붕에 조립된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21년 이후 예정된 e시타로용 배터리팩 시리즈를 생산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의 생산 준비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무공해 모빌리티 개발센터는 1994년 배출가스가 없는 자동차 개발을 위해 설립됐으며 새로운 구동 시스템을 위한 실험 워크숍으로 출발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 중 하나는 1996년 전기 구동장치를 갖춘 스프린터의 전신인 T1 모델 차량의 조립이었다. 2000년대 초에는 천연가스 구동장치에 중점을 두었으며 최근에는 전기구동계 및 배터리 기술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트럭의 악트로스 조립도 수행했다. 이 외에도 새로운 인재를 훈련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에 속한다.
이런 노력은 지금 탄소중립이라는 인류 최대의 과제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Ambition2039를 기반으로 한 탄소 중립 전략
그런 노력을 배경으로 지금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Ambition2039"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기후 보호에 대한 포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2039년까지 완전히 탄소 중립의 신차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도로에 있는 차량의 50% 이상을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전동화차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022년부터 독일에서 생산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승용차와 밴은 탄소 중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전제에 따라 새로운 공장이 계획되고 있다. 진델핑겐 공장에서 첨단 생산 기술, 환경보호 및 자원 보존 측면에서 미래의 공장을 위한 청사진 역할을 하는 팩토리56은 탄소 중립 에너지를 사용해 가동된다.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되어 연간 5,000MWh의 자체 생성 녹색 에너지를 공장에 공급한다.
프랑스함바흐에 있는 스마트 공장에는 이미 재생 가능 에너지원(녹색 전력, 바이오 가스)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탄소 중립으로 생산하고 있다. 폴란드 공장도 앞으로 탄소 중립으로 생산하게 된다. 2022년 이후 전 세계 메르세데스 벤츠 생산 공장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수력 발전 등 재생 가능 에너지로부터만 전력을 취득한다는 방침이다.
독일에서는 2020년에는 재생 가능 에너지지원법(EEG)에 따라 보조금을 받지 않게 되는 독일 풍력 발전 단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 공급원으로부터 전력을 얻는 최초의 주요 산업 고객으로 6개의 북부 독일 풍력 발전소의 장기 가동을 보장하게 된다. 독일에서 태양광과 풍력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생 에너지를 포기한 것이라고 왜곡하는 한국의 미디어들을 보면 기가 차서 할 말을 잃는다. 경쟁력을 갖춰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로 된 것이 배경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동화 전략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동화 전략은 미래 전략 ‘C.A.S.E.’ 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17 프랑크푸르트오토쇼를 통해 ‘EQ’ 브랜드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 ‘컨셉트 EQA와 수소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SUV ‘GLC F-CELL’,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S560 e’를 선보였다. 더불어 2022년까지 10개 이상의 순수 전기차를 포함해 전체 라인업에 걸쳐 총 50개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런 전동화 전략의 수행을 위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10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유럽, 북미 및 아시아의 7개 지역 9개 배터리 공장으로 구성된다. 독일 카멘츠에 있는 자회사 어큐모티브와 삭소니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어큐모티브는드레스덴에서 50km 떨어진 지역에 있으며 전기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용 구동계 배터리와 48볼트 시스템용 배터리를 제조하는 두 개의 공장이 있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 네트워크인 이 회사는 2012년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와 스마트, 경상용차들의 배터리 전기차와 전동화차를 위한 드라이브 트레인 배터리를 생산해 오고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해 설계된 두 번째 공장은 2018년 가동에 들어갔으며 생산 능력과 양을 늘려오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곧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배터리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50만 개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공장은 또한 제품과 기술 브랜드인 EQ의 다음 이정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제품 역시 소형 세그먼트의 전기 변형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동화 전략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미 48볼트 전기 시스템(EQ Boost)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EQ Power)에서 배터리 전기차(EQ)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에서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포트폴리오에서 순수하게 구동되는 차량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말까지 5개의 배터리 전기차와 20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년 내에 10개 이상의 완전 전기 EQ 모델이 생산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차는 20년 이내에 탄소 중립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전체 판매 중에서 50% 이상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전기차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전동화차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등이 있다. 현시점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모든 내연기관 엔진에 48볼트 시스템을 채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의 라인업 확대, 그리고 대형 트럭의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GLC F-Cell의 개발을 중단했다. 큰 틀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검토하며 개선하고 있다.
연료전지 트럭에 대해서는 2020년대 중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임러는 우선은 배터리 전기 트럭에 주력하고 2030년 이후에는 전기트럭과 연료전지 전기트럭을 같은 수준으로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다임러 트럭 AG는 올해 4월 볼보 그룹과의 상용차용 연료 전지 시스템의 개발, 생산 및 상용화를 위한 새로운 합작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2020년대 후반에 까다로운 장거리 운송을 위해 중장비 연료 전지 상용 차량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임러 트럭의 연료전지 트럭 개발은 자회사인 미쓰비시 후소트럭이 이끌고 있다. 후소트럭은 2039년까지 일본에 투입하는 모든 트럭과 버스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으로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쓰비시 후소는 2020년 3월 말 BEV와 FCEV를 중심으로 배출가스 제로를 달성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개발을 중단하고 천연가스차도 장기적으로는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천연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나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그러니까 중단기적으로는 내연기관의 전동화를 추구하고 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로, 대형 트럭 등은 연료전지 전기차로 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중기적인 대응을 한다는 것이다.
지금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탄소 중립을 생존의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이동성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