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받아 가신 예수님께서 죄 많은 여인을 용서해주신 것에 대한 교부들의 설명을 살펴봅시다.
【성경본문 : 루카 7,36】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하늘의 일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는, 예수님께서는 육신 안에서 하늘의 일을 하시고자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셨다고 설명합니다.그리스도께서는 육신을 위해 밥상에 차려진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육신 안에서 하늘의 일을 하시기 위해 바리사이의 초대에 응하셨습니다(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93).
마태오 복음 이야기와 루카 복음 이야기의 차이
암브로시우스는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의 차이점에 대해 언급합니다. 마태오 복음에도 향유를 붇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마태오 복음서의 시몬은 바리사이가 아니라 나병 환자(마태 26,6-16 참조)였다고 설명하면서, 두 복음서에 나오는 두 여자를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마태오는 이 여자가 그리스도의 머리에 향유를 부었다고 기록하며(마태오 26,7 참조), 그래서인지 여인을 선뜻 죄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루카에 따르면, 한 죄인이 그리스도의 발에 기름을 부어 발랐습니다. 복음사가들이 틀린 내용을 쓴 것이 아니라면, 두 여자를 한 사람으로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 여러분이 이를 이해한다면,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인이 축복받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입니다.(마태 26,13 참조)(암브로시우스, 『루카 복음 해설』, 6,14-15).
【성경본문 : 루카 7,37-38】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교회인 여인과 회당인 바리사이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는, 예수님의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은 여인은 교회를 나타내고 바리사이는 회당을 나타낸다고 설명하면서, 회당을 나타내는 바리사이 시몬의 집으로 교회인 죄 많은 여인이 왔다고 말합니다.“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이 여인이 누굽니까? 두말할 것 없이 교회입니다. … 그 여자는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 곧 회당에 오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여자는 까다로운 문지기 같은 율법 교사들을 무시했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루카 11,52) (계속) (페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집』, 95).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