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권116 > 열전 권제29 > 제신(諸臣) > 박위 > 박위가 황산강에서 왜구를 물리치다
박위(朴葳)는 밀양(密陽) 사람으로, 처음에는 우달치(亏達赤)에 보임되었다. 우왕 때 김해부사(金海府事)가 되어서는 왜구를 황산강(黃山江)에서 공격하여 29급을 베었는데, 적 가운데에는 강물에 뛰어들어 죽은 자들도 많았다. 또 왜구의 배 50척이 김해 남포(南浦)에 이르러 뒤에 오는 적에게 방을 써서 보이며 말하기를, “우리들은 바람을 타고 황산강까지 거슬러 올라가 곧바로 밀성(密城)을 칠 것이다.”라고 하였다.
박위가 정탐하여 그것을 알아내어 강 가 양쪽 기슭에 매복하였고, 자신은 배 30척을 거느리고 적을 기다렸다. 적선이 방을 보고 한 척이 먼저 강어귀로 들어오자 복병이 일어났고, 박위 역시 돌진해 적을 차단하고 공격하였다. 적은 낭패하여 자결하거나 물에 빠져 죽어 거의 섬멸되었다.
당시 강주원수(江州元帥) 배극렴(裵克廉) 또한 왜구와 싸우고 있었다. 적의 괴수 하카타[覇家臺] 만호(萬戶)가 큰 쇠투구를 쓰고 손발까지 모두 덮은 갑옷으로 무장하고는 보병을 좌·우익에 따르도록 하면서 말을 달려 전진해 왔다. 말이 진흙탕 속에서 머뭇대는 틈을 타 아군이 맞받아 공격하여 그의 목을 베었다. 보고가 올라가자 박위와 배극렴은 매우 후한 포상을 받았다.
뒤에 경상도도순문사(慶尙道都巡問使)가 되어 왜구 14급을 베었다. 우왕이 요동을 공격할 때 박위가 원수(元帥)로서 출행했다가 우리 태조를 따라 회군하였고, 다시 경상도도순문사가 되었다. 안동원수(安東元帥) 최단(崔鄲)과 함께 왜적을 상주(尙州) 중모현(中牟縣)에서 공격하여 격파하자, 궁시(弓矢)·채단(綵段)을 하사받았다.
또한 고령현(高靈縣)에서 왜구를 공격하여 35급의 목을 베었다. 그리고 전함 100척으로 대마도(對馬島)를 공격하여 왜선(倭船) 300척과 해변의 집들을 대부분 불태웠다. 원수 김종연(金宗衍)·최칠석(崔七夕)·박자안(朴子安) 등이 연이어 도달하여 본국에서 잡혀갔던 남녀 100여 인을 찾아내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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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적힌 패가대만호라는 왜구 두목은 아마 지나치게 무거운 갑옷을 입은 탓에 말이 진흙탕으로 들어가자 그 무게로 인해서 허우적거리다가 고려군의 공격을 받아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