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9 오전 10:47:00 [스포홀릭]
‘이제는 우승후보’
울산 모비스 피버스는 지난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약체로 분류됐다. 이렇다 할 스타가 없는데다가 마땅히 내세울만한 건더기도 없어 보였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지는 모비스를 주저 없이 하위권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당당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었다. 유재학 감독의 지휘아래 하나로 똘똘 뭉친 팀웍과 수비가 빛을 발한 결과였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4전 전패했지만 모비스는 미래를 확인했다. 그리고 올 시즌,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전문가들이 모비스를 우승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1년 전과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지난 시즌 모비스는 물샐틈없는 조직력과 끈끈한 수비 그리고 치열 경쟁 체제를 통해 몰라볼 정도로 업그레이드돼 있었다. ‘우승청부사’ 크리스 윌리엄스의 다재다능함은 모비스를 더욱 완성도 높은 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모비스는 2% 부족했다. 그 2%가 끝내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모비스의 발목을 잡았다. 다름 아닌 ‘높이’였다. 지난 시즌 모비스는 토레이 브렉스부터 시작해 벤자민 핸드로그텐, 로데릭 라일리, 제이슨 클락까지 무려 4명의 외국인 센터를 바꿔가며 활용했지만 누구 하나 유재학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좋은 내용의 경기를 펼치고도 높이에서 한 끗 차이로 밀린 모비스였다. 자연스레 오프시즌 전력 강화를 위한 화두도 높이, 그러니깐 외국인 센터 영입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모비스가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외국인 센터는 바로 크리스 버지스다. KBL 공식 신장이 205.1cm로 자밀 왓킨스(동부)를 제치고 올 시즌 최장신 외국인선수로 등록됐다. 혹독한 ‘높이 컴플렉스’에 시달렸던 모비스로서는 일단 최장신 외국인선수를 데려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그렇다면 과연 버지스가 최장신 외국인선수다운 ‘키 값’을 해낼 수 있을까. 유타 대학을 졸업했으나 원래 ‘농구명문’ 듀크 대학에 입학한 전력이 있는 버지스는 그러나 더딘 성장세와 허리 부상으로 기대만큼 발전하지는 못한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호주에서 최고의 수비형 센터로 명성을 떨쳤다. 2004-05시즌 평균 13.5리바운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더니 지난 시즌에도 평균 13.5점 10.7리바운드 1.53블록슛으로 변함없는 높이를 과시했다.
버지스는 모비스와 여러모로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모습이다. 모비스가 지향하는 수비농구에 어울리는 수비형 센터인데다가 모비스가 가장 그리워했던 리바운드와 블록슛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쏠쏠한 기동력과 슈팅력을 갖춰 모비스의 속공이나 패싱 게임에도 무난히 적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 유재학 감독을 100%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득점력이나 수비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얘기. 하지만 기본적으로 높이를 갖춘 수비형 센터이므로 한국농구에 적응한다면 수비력이나 높이에서 모비스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급은 아닐지라도 ‘키 값’은 해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적어도 버지스의 영입으로 인해 모비스의 높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모비스는 버지스가 골밑을 지킴으로서 조금 더 완성도 있는 팀으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의 모비스가 아직 설익었다면 올 시즌의 모비스는 이제 완전히 익을 대로 익은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시즌 모비스의 최대 강점으로 작용한 조직력이나 수비는 공격과 달리 기복이 없다. 오히려 선수 개개인의 자신감이 더해짐으로써 한층 더 위력적이게 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양동근을 비롯해 이병석 우지원 김동우 등 주전급 선수들과 하상윤 김학섭 김효범 구병두 김재훈 이창수 등 신구의 조화가 이뤄진 벤치도 더없이 탄탄하다. 올 시즌에도 유재학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이 위력을 떨칠 수 있는 라인업 구성이다. 또한 취약점이라는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양동근과 윌리엄스라는 투톱이 있어 크게 걱정되지 않다. 게다가 어차피 모비스는 팀플레이를 통한 효율적인 공격을 추구하지 않던가.
올 시즌 모비스는 공수 양면에 있어서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양동근이 오는 12월 도하 아시안게임 차출이 아쉽지만 하상윤 김학섭 등 주전급 포인트가들이 있어 그 공백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당당히 우승후보로 올라선 모비스. 지난 시즌 못다 이룬 통합우승의 꿈을 올 시즌 이뤄낼 수 있을지 농구팬들의 이목이 모비스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상학
첫댓글 우오오옷~ 벤 월러스 같은 타입인가? 흠... 굳이 말하자면 페리맨? ㅎㅎㅎ 기대하겠소~ 모비스는 늘 높이가 문제였다오~
올해는 높이두 문제가 없답니다. 우리의 창수씨와 동우군, 버지스 등등~ 이 주옥같은 선수들이 있잖아요^^*
동우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