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관계자들은 광주구장이 마지막으로 만원 관중을 기록한게 언제인지 확인하기에 바빴다. 광주구장의 만원 관중은 지난 98년 10월4일 OB전 이후 처음. 티켓은 10시30분에 발매가 시작된지 5시간여만인 오후 3시46분쯤 모두 팔렸고 광주구장 인근도로는 체증을 빚어 교통경찰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4시쯤 비가 다시 내리자 암표상들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경기가 취소될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입장권을 액면가인 5000원으로 서둘러 처분하기 시작한 것. 하지만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자 암표 가격은 다시 1만원대를 회복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이날 광주구장을 찾은 팬은 정확히 1만4600명. 광주구장 최대수용인원은 1만5200명이지만 스탠드에 설치된 행사 시설을 고려해 입장권 판매를 중단시켜야 했고, 3천여명의 팬들은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광주구장을 가득채운 관중은 '땀의 열매'. 직원들은 창단식과 출범식을 앞둔 5,6일 광주시내를 돌며 홍보물을 뿌렸고, 구단에서는 신문 전단지 40만장을 각 가정으로 배달했다. 또한 시내 요지마다 현수막 백여개와 포스터 등을 붙여 기아 타이거즈의 출범을 알렸다.
지난 몇년간 광주구장의 평균관중은 고작 2000명 안팎에 그쳤다. 텅빈 스탠드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출범을 계기로 '빛고을' 광주에는 야구열기가 들불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이 열기를 지속시키는 것은 기아 타이거즈 선수단의 몫이 됐다.
〈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