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들이 알아야할 게 있다. 사서교사의 존재, 사서교사가 하는 일, 학교도서관의 활용법에 대해 사서교사 및 도서관실무사와의 협력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교과교사 중심으로 학교 교육이 진행되고 있기에 비교과 교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협력의 동반자로 끌어낼 필요가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제3차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2019~2023)에 대해 관심있게 들여다 본 초등 교사는 거의 없을 게다. 그 계획에 의하면 독서교육, 정보활용교육과 더불어 학교도서관 활용 교육을 연간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2 초등 』은 현직 초등학교 사서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도서관 활용 교육 사례와 함께 '한 책 읽기' 수업 사례, 사서교사의 입장에서 담임교사(교과교사)와 어떻게 협력 수업을 해야할 지에 대한 노하우를 담아냈다.
사서 교사들이 말하는 '한 책 읽기=한 학기 한 권 읽기"를 들어보자.
"2018년부터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이 도입되면서 정규 수업 시간에 책 한 권을 온전하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평소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아이들도 수업을 통해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133)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배운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친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 한 권을 집중있게 읽게 되면 책의 단어, 문장을 깊숙이 파고 들기 때문에 사회, 역사, 문화적 배경을 배우게 되고 깊은 이해력을 통해 확장 도서로 뻗어 갈 수 있다. 슬로리딩이다. 책 한 권이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한다. 또 한 권의 책이 읽고 싶어지게 한다. 관심 있는 작가의 책을 찾게 만든다. 배경 지식이 쌓이니 책 읽기가 예전만큼 어렵지 않게 된다. 촘촘히 책을 읽어 내려가고, 내 삶과 연관지을 때 책 한 권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인생을 변화시킨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결국 책이 사람을 만들기 때문이다. 책 한 권에 푹 빠질 때 말이다. 모든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책 한 권에 푹 빠져 자신의 진로를 찾고 인생의 살아갈 이유를 찾길 간절히 소망한다. 자신을 성찰하고 인생의 목적을 발견할 때 그 책은 '인생의 책' 이 된다. 사서교사 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해야 할 몫이겠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또 다른 효과는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다는 점이다.
"주제와 활동을 중심으로 한 독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 에 집중하며 기쁨을 맛보게 된다. 책 많이 읽는 것으로 경쟁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 교실 게시판을 보면 독서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독서양을 수치화 시키거나 친구들과 경쟁시키는 모형들을 만든 것을 보게 된다. 양적 독서를 결코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단, 양적 독서에 치중하게 될 경우 '평생 독자' 되기 힘들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느낀다. 양적 독서의 쾌감은 단기간의 만족에 그칠 확률이 높다. 확장 독서를 어렵게 만들고 자발적 독서로 연계되지 않는다. 반면 천천히 깊게 읽는 '한 책 읽기'는 나만의 독서다. 학급 온 친구가 함께 일정한 속도에 맞춰 읽기에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책 속에서 질문할 거리를 찾고 내 심장을 휘벼 팔 문장을 찾게 된다. 관심있는 내용으로 토론도 할 수 있다. 몇 권 읽었다 자랑할게 아니라 깊게 읽는 책이 어떤 책이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 학기에 한 권을 천천히 깊게 읽어갈 수 있도록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법적으로 장치를 만들어 두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책 중반부에는 사서교사로써 '진로독서'가 각 학교 현장에서 본질에 맞지 않게 변형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 하며 짧은 소회를 밝히고 있는 부분이 있다.
"진로독서에 대해서 진로+독서가 아니라 '진로'에 중점을 두고 기획하고 있는 것" 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담아내고 있다. 진로독서는 '책 읽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진로가 주가 되고 독서가 단지 보조가 되는 것을 염려한다. 진로와 독서가 균형있게 함께 가야 됨을 강조한다. 이에 사서교사들은 진로독서를 위해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추천하고 있다. 그림책은 흥미도가 높고,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초등 실과 교과와 그림책을 연계한 협력 수업을 기획할 수도 있겠다 싶다. 담임교사는 실과 교과의 성취기준을 근거로 사서교사에게 성취기준에 맞는 '그림책'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며 다양한 활동 자료도 협력 받으면 의미 있는 수업을 전개할 수 있겠다 싶다.
사서교사의 입장에서는 바라보는 '한 책 읽기' 수업의 고민,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도서관 이용 수업(학교도서관 이용 방법이나 예절 등을 알려주는 수업), 정보를 활용하는 수업의 미묘한 차이점 등을 말해 주는 책이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꼭 모든 교사들이 일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