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4회 늘푸른 연극제 윤대성 작 정진수 연출의 이혼예찬
공연명 이혼예찬
작가 윤대성
연출 정진수
공연기간 2019년 12월 18일~22일
공연장소 아트원씨어터 3관
관람일시 12월 18일 오후 8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2019 제4회 늘푸른 연극제 윤대성 작, 정진수 연출의 <이혼예찬>을 관람했다.
윤대성(1939~) 극작가는 만주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를 수료했다. 196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출발」이 당선하면서 등단했다. 다양한 소재를 취해 사회성 짙은 작품을 선보여 왔는데, 그중 「노비 문서」, 「너도 먹고 물러나라」 등에서는 전통적인 연희 양식을 수용해 현대적으로 계승하면서 현대극의 새 방향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1985년 청소년 연극 「방황하는 별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꿈꾸는 별들」(1986), 「불타는 별들」(1989) 등 후속 작품을 발표하며 청소년 연극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표 희곡에는 「노비 문서」(1973), 「출세기」(1974), 「사의 찬미」(1988) 등이 있다. 희곡집 『신화 1900』(1982), 『윤대성 희곡집』(1990), 『남사당의 하늘』(1994), 『당신 안녕』(2002)과 이론서 『극작의 실제』(1995) 등을 출간했다. 『윤대성 희곡 전집』(전 4권, 평민사, 2004)을 출간했고, 대담 전기 『연극과 통찰』(연극과인간, 2010)을 출간했다. 텔레비전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하며 「수사반장」, 「박순경」, 「한 지붕 세 가족」 등을 썼다. 동아연극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2회), 현대문학상,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대한민국방송대상 극본상, 동랑유치진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임되었다. 현재 2016년 윤대성희곡상을 제정하고 한국극작가협회에서 선발하고 있다.
정진수(1944~) 연출가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1995년부터 3년 동안 한국연극협회 제18대 이사장을 지냈다. 1999년 이후 성균관대 예술학부 연기예술학과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영문학자로서 영미희곡 번역도 많이 하고 1994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민중 대표를 지내며 연극 ‘꿀맛’,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30캐럿의 여인’ 외 8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연극행정가로도 불린다. 한 연극인은 “그가 대학로의 그림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은 주인공”이라고 평가했다. 1991년 5000원 할인된 가격에 공연을 볼 수 있는 ‘사랑티켓’ 제도를 추진한 것도 그였다. 연극협회 이사장이 돼서는 문화게시판을 도입해 대학로 볼썽사나운 벽보들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1999년 과천세계마당극제 등 여러 연극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2019년에는 ‘연극인의 삶’이란 저서를 출판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1m 50cm 높이의 단을 무대좌우로 연결시키고 엷은 막으로 가려놓았다. 하수 쪽에 집의 거실이 있고, 중앙에는 주점 그리고 상수 쪽에는 침실이 있다. 대단원에 남편 외의 출연자가 배경의 단위에 올라 각자의 의사를 저마다 전한다. 영화 야생의 엘자의 주제곡 ’BORN FREE’가 앤디 윌리암스(Andy Williams, 1940~2019)의 노래로 연극의 도입에 흘러나와 극 분위기를 청량하게 이끌어 간다.
연극은 중년주부가 딸을 결혼시키면서 남편에서 결별을 선언하는데서 시작한다. 자식 때문에 말 못하고 참고 살았던 지난날을 털어버리고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여인을 통해 결혼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아내와 자녀에게 본능적인 거리감을 갖고 있는 남편도 어느 날 30대의 재일교포 출신모델 여인을 만난다. 많은 남자들을 스쳐 지나며 상실감과 무력감에 빠진 모델여인과 남편은 쉽게 사랑의 유희에 빠져 든다. 오랫동안 이혼을 준비해왔다고 볼 수 있는 아내는 남편의 어깨에서 발견한 여인의 이빨자국을 보며 결국 이혼을 실행으로 옮긴다. 현실 속에서 상처를 치유할 수도 없지만, 또한 그대로 갇혀 있을 수도 없기 때문에 탈출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딸의 결혼상대인 남성 역시 결혼에 대한 확신감이 없이 등장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부부는 자신들의 이혼문제와는 달리 딸과 상대를 결합시키기 위해 묘한 상황을 연출해 낸다.
이혼예찬은 단순한 줄거리가 아니라 결혼에 대한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내용이 들어있어 중년층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시킬 수 있고 각자 자신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며 반성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박봉서가 남편, 차유경이 부인, 조현건이 남편의 친구 최박사, 이병술이 아들, 윤정원이 모델여인, 공재민이 딸의 결혼상대, 이효진이 딸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의 기대 이상으로 펼쳐지고, 관객은 극에 몰입되어 자신의 결혼생활을 돌이켜보게 되고 반성까지 하게 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출연자들이 해 내 갈채를 받는다.
기획 박미향, 드라마투르기 황승경, 무대미술 김한솔, 조명 조인곤, 음향 한 철, 분장 김미숙, 진행 오정원, 조명오퍼 이홍진, 음향오퍼 어소정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2019 제4회 늘푸른 연극제 윤대성 작, 정진수 연출의 <이혼예찬>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1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