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
저자 김산들 / 시공사 / 2019.02.15
페이지 336
책소개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
세 아이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간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떤 곤충이 다니는지, 바람은 어떤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아이들은 종종 양 떼를 만나 걸음을 멈춘다. 적소나무가 오종종하게 이어지는 숲은 아이들의 놀이터다. 바구니 하나씩 들고 아빠를 따라나선 세 아이는 숲속에 소담스레 핀 버섯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내고, 길목에서 마주치는 야생화들의 이름을 배운다. 겨울에 불쏘시개로 사용할 솔방울을 줍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스페인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 사는 유일한 한국인 김산들 씨 가족의 어느 하루다.
KBS1 《다큐 공감》,《인간극장》,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등 방송을 통해 한국에 알려지며 많은 사랑을 받은 산들 씨 가족의 일상과 자연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이 한 권에 모두 담겼다. 도시의 번잡한 삶에 지쳐 탁 트인 지평선과 고요한 자연이 그리운 사람, 그리고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찬찬히 돌아볼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가족을 만나보자. 숲과 가까이 살며 지금 이 순간, 오늘의 행복을 누리는 다섯 식구의 소소한 이야기가 따뜻한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소개
김산들
한국에서 평범한 직장을 여러 해 다니다, 이십 대에 떠난 인도 여행을 계기로 세계에 눈떴다. 그리고 4년에 걸쳐 혼자 걷던 여행길에서 자전거 세계일주 중이던 스페인 남자 ‘산똘’을 만나 또 다른 인생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4년 봄, 친자연적인 삶을 살기 위해 스페인 발렌시아 주 북서쪽 해발 1200미터의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VISTABELLA)에 정착했다. 지은 지 200년도 더 된 돌집을 남편과 함께 수리하고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며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 지금도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전기는 태양광 전지로, 화장실은 부식토를 이용하는 등 유기적인 생태 환경에서 살고자 노력한다.
고산 평야에 살며 세 아이를 낳았다. 맏딸 ‘산드라’, 쌍둥이 ‘누리’, ‘사라’가 하루하루 쑥쑥 커가는 나무와 꽃처럼 자연의 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 고산 생활과 스페인 문화를 소개하는 글을 썼다. KBS1 《다큐 공감》, 《인간극장》,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등 방송에 가족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목차
프롤로그 / 지금 이 순간
1장. 600만 원으로 산 200년 된 우리 집
스페인이 내게 새롭게 가르쳐준 것들
인종 차별 아니에요
부치지 않은 엽서 한 장이 맺어준 인연
스페인 젊은이들의 연애 방식
부자는 절대 받을 수 없는 장학금
우리 시골에 가서 살지 않을래?
내 손으로 집을 짓는다는 의미
축제가 된 집수리
스페인의 자연 친화적 청소법
내 사랑, 카라반
드디어 입주하는 날
고산에서 산다는 것
처음 인터넷이 들어오던 날
가마에 불을 지피며
저렴하게 스페인어 배우며 3개월 살아보기
꿈에 그리던 내 텃밭을 가지다
농사는 그렇게 짓는 게 아니야
2장. 자연의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
다른 인생의 계단을 올라갈 때
첫아이 산드라가 태어나던 날
갓난아이도 해수욕을 한다고?
산모에게 미역국 대신 비스킷을 주다니
운 좋은 날, 쌍둥이 태어나던 날
스페인 병원에서 치료받기
세 아이의 ‘비밀의 방’
참나무 집 식구들
여권까진 가진 복 많은 유럽의 개들
큰딸 산드라 이야기
엄마가 미안해!
사라와 누리, 신비한 쌍둥이 이야기
태어나자마자 귀를 뚫는 스페인 딸들
아이에게 자유를 주는 스페인식 교육법
- 땅 위에서 놀며 자라게 하라
- 생활이 놀이고 공부다
- “하지 마!”가 아니라 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기
- 자신감 넘치는 아이의 취미 거들어주기
-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아이의 애정 표현 살펴보기
- 엄마와 아빠는 동등한 사람이야
- 세 아이에게 사랑은 골고루
- 성교육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비 오는 날 아빠가 가져온 죽은 새
3장. 고산 가족의 자급자족 행복 일기
우리 동네 부업 대장
스페인 남자의 고사리 사랑
스페인 남자를 아세요?
동물에게 배우는 자연의 섭리
양치기 아저씨 라몬과 양 떼
도서관 한 채의 지혜, 마리아 할머니
페페 아저씨와 장작하기
친구 집에 갈 때 꼭 챙겨야 할 것들
엄청난 폭우와 눈사태
평화롭고 이색적인 투우 대회
스페인 여행 패션은 화려해도 좋아요
벌집 소탕하던 날의 작은 깨달음
늙은 암탉도 살 권리가 있어
온 가족 가을 버섯 산행
내 아이의 발자국, 생태 발자국
고산 마을의 본격 월동 준비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유 활용법 20가지
스페인 산골 생활의 묘미, 트러플
식탁의 바른 혁명
12월, 한 해를 마감하는 방법
전기 없는 겨울밤의 풍경
에필로그 / 오늘의 행복
출판사 서평
"다시 한번 이 가족의 손을 잡고 자연이 주는 따스한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
스페인 고산의 느린 삶을 직접 만나고 돌아온 자연주의 셰프 샘킴이 추천한 책!
많은 것을 누리고 있지만 더 큰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오늘의 행복을 묻는 산들 씨 가족 이야기
이 책의 저자 김산들 씨는 이십 대 중반에 네팔을 여행하던 중, 스페인 사람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새로운 인생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평범한 직장을 다니던 자신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은 여행, 그리고 남편과의 운명적인 만남에 대해 산들 씨는 “자전거를 끌던 곱슬곱슬한 머리의 이방인을 만난 순간, 어쩌면 나는 지금의 미래를 신선한 바람처럼 상상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한다. 스페인 고산에 집을 짓고 세 아이를 키우며 생태계를, 자연의 위대함을, 한국과 다른 스페인 문화를 배우며 산 지 어느덧 16년째.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는 네팔에서 만난 남편과 해발 1200미터 스페인 고산 마을까지 함께 일궈온 인생 여정을 꾸밈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낸 기록이다.
“진짜 아름다움은 숨겨진 경우가 많아.
우리가 그걸 보지 못할 뿐이야.”
2004년 봄, 남편의 제안으로 비스타베야(Vistabella)라는 마을에 자리한 신혼집을 처음 보았을 때 산들 씨는 목석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지붕은 무너진 지 오래였고, 창문 하나가 집이라는 사실을 겨우 말해주는 돌집은 너무 낡아 도저히 사람이 살 곳 같지 않아 보였다. 근사한 나무가 있는 정원과 싱그러운 텃밭 등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상상했던 그에게, 주변에 인가 하나 없는 고산의 외딴 집에서 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차분하게 산들 씨를 설득했다. "좀 척박해 보이지만 적응하면 괜찮을 거야. 진짜 아름다움은 숨겨진 경우가 많아. 우리가 그걸 보지 못할 뿐이야.” 속 깊고 매사에 신중한 남편이 선택한 일이라면 믿고 따라도 좋을 것 같다는 믿음, 그것이 자연 속에 살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강하게 산들 씨를 이끌었다. 결국 단돈 600만 원에 200년 된 유서 깊은 집을 샀다.
부부는 도시에서 떨어진 고산 마을까지 왕복 5시간을 차로 오가고, 때로는 카라반에서 생활하며 총 7년간 집을 고쳤다. 유기적으로 숨 쉬는 집을 만들기 위해 각종 폐기물이 섞이는 시멘트는 사용하지 않았다. 200년 된 서까래도 썩은 부분을 제거해 활용했고 기와도 가능하면 재사용했다. 전통 방식을 최대한 고수한 집이었다. 고생 끝에 큰 깨달음도 얻었다. “집을 내 손으로 직접 고치고 나서야 나는 집의 완성이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그 과정의 어느 순간을 살고 있을 뿐 어느 누구도 완성된 인생을 가져본 적이 없다.”
빠르게 돌아가는 삶의 시계를 늦췄을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지금은 부부가 직접 고친 이 집에서 세 딸들과 열여덟 마리의 암탉과 수탉, 칠면조 암수 두 마리, 그리고 수시로 드나드는 고양이들과 함께 정착했다. 온 가족이 고사리를 찾아 숲속을 헤매고 부지런히 채소밭을 가꾸는 소박한 일상이다. 그 삶에는 아이들이 자유로이 뛰어놀고, 세계 3대 진미라는 트러플 버섯을 마음껏 따먹는 자연주의의 낭만이 있는 반면, 태풍이 오면 외딴 집에 고립되고 햇볕이 귀한 겨울이면 전기가 나가버리는, 도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엄연한 현실도 있다. 하지만 전기가 나가면 초를 켜고 태풍이 오면 오순도순 난로 앞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만들어버리는, 엉뚱할 만큼 긍정적인 이 가족. 이들의 사랑스러운 일상의 면면에는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이해하는 넉넉한 시선이 녹아 있어 감동을 준다.
산들 씨 가족은 저수탱크로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를 마련하고, 태양광 전지로 전기를 만든다. 해가 드문 계절이면 인터넷과 티브이가 뚝 꺼지기 일쑤다. 부식토 화장실을 만들어 배설물은 자연에게 돌려준다. 밭에서 수확한 각종 채소를 오래 먹을 수 있게 건조해둔다. 월동 준비를 위해 사계절 내내 틈틈이 장작을 모은다. 고산의 외딴 집에 살며 외로울 때도 있지만 산들 씨는 도자기를 구우며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기쁨을 누린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생활은 정직하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시간을 들여 제 손으로 마련한다. 만약 남편의 확신과 스페인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이 없었다면 산들 씨도 용기를 잃었을지 모른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을 수도 없고, 언제든지 달려와 도와줄 친정 가족도 없이 꼬물거리는 세 아이를 키우느라 혼자 씨름할 때도, 사흘 내내 내린 엄청난 폭우에 지붕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하천이 범람해 고립될 때도, 남편은 든든하게 산들 씨 곁을 지켰다. 집을 고치느라 일손이 필요할 때는 친구와 이웃들이 우르르 몰려와 도와주었고 저녁이면 자축하며 밥과 술과 음악이 있는 신나는 파티를 벌였다.
하루하루 쑥쑥 커가는 나무와 꽃처럼
자연의 품에서 성장하는 세 아이
아이들이 흙바닥에 철퍼덕 앉아 고사리손으로 고양이를 쓰다듬고, 양 똥도 서슴없이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산들 씨는 생각이 다르다. “대체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흙이 주는 치유력과 본질의 힘을 완전히 망각한 게 아닐까?” 산들 씨는 애써 특별한 교육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다운 면모에 놀랄 때가 많다. 버섯을 마구 밟아버리는 친구에게 “숲속 동물들이 먹을 버섯을 남겨둬야 해!” 하고 일갈하는 딸의 모습에, 아이들은 이미 인생의 정답을 다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비스타베야는 인구 200여 명의 작은 마을이지만 선생님은 어디에나 있다. 양 떼를 몰고 가다 꼭 마당에 들르는 양치기 아저씨 라몬. 그는 아이들에게 진짜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끝도 없이 들려준다. 농사의 달인 마리아 할머니는 만날 때마다 “이건 이렇게 심는 게 아냐!” 하며 작은 체구로 놀랍도록 많은 일을 해내고 노하우를 가르쳐준다. 또, 장작을 주울 때면 당나귀를 데리고 와서 도와주는 페페 아저씨는 혼을 쏙 빼앗을 만큼 재미난 당나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동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자연재해를 통해 겸손을, 가까운 동물들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온갖 동식물을 마주하며 삶의 이치를 절로 배워가는 아이들을 보며 산들 씨는 깨달았다. “우리가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를, 우릴 감싸는 것은 결국 자연이라는 것을.”
“당신이 사는 그 도시는 행복한가요?
그곳에서 꿈꾸던 삶을 살고 있나요?”
스페인판 타샤 튜더, 산들 씨의 소박한 삶에 깃든 행복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편리한 환경과 안락함을 거둬내면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때론 불편함이 많은 고산 생활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나둘 실현하며 하루하루 행복하기 위해 충실한 산들 씨의 일상은 우리에게 다시금 ‘나다운 삶’을 꿈꾸게 한다. 또한 이 책에는 “내가 살아 있는 한 예의를 지키며 세상을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가족의 일상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그 가운데 한국과 스페인의 문화 차이라든가, 유기농 요리법과 청소법 등 깨알 같은 생활 정보도 담겨 흥미를 돋운다. 자연과 더불어 살며 매 순간을 즐기는 산들 씨 가족. 그들이 사는 비스타베야 마을에 잠시 마음이 머무는 동안,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소음과 일상의 괴로움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행복이란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산과 들에서 손수 재료를 구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고, 전기가 나간 밤에는 촛불을 밝혀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는 소소한 일상에 모두 행복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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