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쿠르에 대하여
세계의 3대 콩쿠르 가운데 하나인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International Chopin Piano Competition)는 그 유명세가 대단합니다. 그 어떤 연주자라도 거기서 입상하기만 하면 금방 세상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게 되며 단 한 순간에 유명인이 됩니다. 그래서 수많은 연주자들이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려고 열심히 준비합니다.
지난 2025년 제19회 쇼팽 콩쿠르가 열린 후 독일의 저명한 음악 잡지에 의미심장한 기고문이 게재되었습니다. 그 중요한 내용은 쇼팽 콩쿠르의 지난 역사를 통해 이어져 온 명성과 권위가 흐려지고 상당히 상업화되어 안타깝다는 것이고 또 심사위원의 신뢰도가 많이 손상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경쟁이든 공정한 경쟁이 되어야 하는데 무슨 연유에서건 편파적인 판정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편파적인 그릇된 판정이 있다면 그것은 피땀 흘려 준비한 멋진 연주자들에 대한 모독이요 대회 당국 스스로 자살 행위에 해당하는 정신 나간 짓이 될 것입니다.
그 예로 지난 2016년, 17회 대회에서 1등을 한 우리나라의 조성진 피아니스트에게 0점을 준 심사위원 같은 자가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렵고도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르긴 해도 피아노를 전공하는 어린 제 아들도 언젠가는 자라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할 수도 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한 싸움을 싸울 수 있는 공정한,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대단히 큽니다.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또 하나인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잔혹한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찢어 죽인 러시아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이 열릴 수 있겠는가 하는 모두의 염려로 현재 그 가치가 상당히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인정하는 콩쿠르는 벨기에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입니다. 매년 분야를 달리해서 열리는 국제 콩쿠르인데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순서로 개최됩니다. 사실은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가장 명성이 높기에 이 콩쿠르의 파이널리스트(12명)에 들어가기만 해도 대단한 것입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본선 진출자들은 다른 그 어느 콩쿠르와는 달리 파이널리스트(12명)에 들어간 참가자들은 마지막 한 주간은 음악의 성(castle)이라 불리는 곳에 모두 들어가 합숙하며 외부와는 접촉을 단절한 채 핸드폰도 사용하지 못하고 콩쿠르 당국에서 주는 식사만 먹도록 하여 진행되는데 다른 콩쿠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격하고 까다롭습니다.
역대 대회에서 한국인으로서는 바이올린 1명(임지영 2015년), 성악 3명(홍혜란 2011년, 황수미 2014년, 김태환 2023년) 그리고 지금은 제외된 작곡 분야에서 2명(조은화 2008년, 전민재 2009년), 또한 첼로 부문에서는 1명(최하영 2022년)이 1등을 하였고 피아노 부문에선 아직 한국인 1등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고 지난해 노엘이를 초대하여 주셔서 만나 뵌 영남대 피아노과 이미연 교수님을 포함한 입상자들이 몇 있습니다.
저는 제 아들 노엘이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는 경험 삼아서라도 꼭 한번 내보내고 싶습니다. 더구나 벨기에는 1989년부터 제가 살며 일하고 공부하던, 사랑하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어서 제 소망은 더욱 큽니다.
불어인 콩쿠르 Concours는 영어로 ‘Competition’이며 한국어로는 ‘경쟁’입니다. 누가 더 잘하느냐를 비기는 경쟁에서 그것을 지켜보며 심사를 하는 심사위원들이 얼마나 공정하게 심사하는가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연주자들의 피와 땀과 그 귀한 열정을 절대 더럽히거나 훼손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꿈과 소망을 존중하는 콩쿠르가 정말 권위 있고 훌륭한 콩쿠르입니다.
저희들은 언제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심은 대로 거둘 것"이라는,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어 돌아오리라"는 창조주 하나님의 약속을.
그리고 단단하게 붙듭니다. 이 말을.
"Übung macht den Mei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