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위대한 유산, 정도와 요령
내가 우리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것이라고는 43년 전으로 거슬러 내 결혼할 때 받은 은수저 한 번이 유일했다.
“하이고, 이게 뭐꼬. 나는 너 아부지가 뭐 좀 감춰 놓은 줄 알았다.”
내 결혼 할 때 살아계시던 우리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그랬다.
맏이 결혼하는데, 돈 한 푼 못 내놓고, 하다못해 사글세방 하나 못 얻어주는 너무나 가난한 우리 아버지 신세를 보다 못해 하신 한탄이었다.
태어나 일흔두 해를 사시고 세상을 뜨시던 그 마지막 날까지, 우리 아버지는 빈털터리로 사셨다.
그러니 받은 유산이 있을 리 없다.
“왜 유산 탓을 하세요? 좋은 머리를 주셨고, 건강을 주셨잖아요. 공부 잘해서 검찰수사관 된 것이 그 덕이고, 주야장창 술을 퍼마셔도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이 다 그 덕이잖아요.”
언젠가 아내가 유산 받은 것이 없다고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내게 그렇게 힐난했다.
아내의 이 때 힐난은 그때까지만 해도 매사에 늘 남 탓만 하던 버릇을 내 탓으로 돌리는 인생관의 변화에 적잖은 계기가 됐었다.
“우리 초등학교 다닐 때, 할아버지께서 우리한테 덕담으로 해주신 말씀이 있었어. 그 말씀이 뭐였었지?”
언젠가 맏이와 막내가 저들끼리 뭔가 대화를 나누던 중에, 맏이가 막내에게 그렇게 묻는 말을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무심히 들었다.
그러나 막내의 이어진 답이 내 귀를 번쩍 띄게 했다.
곧 이 답이었다.
“정도와 요령이었어.”
놀라운 덕담을 해주신 것이었다.
따져 물어봤더니, 정도를 알아야 바른 길로 갈 수 있고, 요령을 알아야 같은 길도 빨리 갈 수 있다면서, 그 덕담을 해주셨다는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그 말씀이 있어, 우리 두 아들은 그동안 세상을 지혜롭게 살려고 늘 애썼다고 했다.
그 덕담, 빈털터리 우리 아버지가 사랑하는 손자들에게 남겨주신 위대한 유산이었다.
이틀째 혼밥이다.
아내가 ‘햇비농원’ 우리들 텃밭 농사 좀 짓겠다고, 혼자 이틀 전에 그 텃밭이 있는 내 고향땅 문경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텃밭 농사 핑계로 나와 아내가 따로 떨어지게 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혼밥이다.
그만큼 경험이 쌓였다는 이야기다.
오늘 아침은 냄비 가득하게 밥을 지었다.
세끼 분이다.
전 같으면 매 끼니마다 따로 밥을 지었을 것인데, 이번에는 아예 세끼를 몰아서 한꺼번에 지은 것이다.
밥 짓는 경비와 수고를 덜기 위해서였다.
반찬도 따로 접시에 담지 않고, 통째로 내놓아서 상차림을 했다.
설거지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였다.
두문불출을 작정하다보니 굳이 매끼마다 밥을 지을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
세끼를 한꺼번에 지어서, 아침에는 따뜻한 밥 먹고, 점심에는 식은 밥 대충 먹고, 저녁에는 다시 끓여 먹으면 될 일이었다.
귀찮아서 구상한 꾀가 아니다.
혼밥을 먹다보니 생긴 나름의 요령이었다.
그렇게 아침밥을 먹으면서, 내 생각의 날개는 우리 두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덕담 듣던 그 시절로 펼쳐져 날고 있었다.
첫댓글 우리가 이젠 앞으로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가능한 같이 알콩달콩 사시기를 추천 합니다
이젠 어린애 처럼 졸졸 따라 다녀야 혀 ~~~ 옆에 있으면 든든 하잔아 둘중 누가 갑자기 아파도 바로 대처할수 있잔아
요리빼고 조리 빼다가 드디어 어제 마지막 기회로 화이자 백신 맞았다
여론이 어느백신도 위험 하다고 했는데 겁이나서 집사람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고 아들 며느리까지 특별 관리감독에 신경을 쓴다
겁많은 나도 괜히 신경 쓰인다
커피도 좋다하고 , 아스피린도 좋다하고 ,솔잎차도 좋다 하고 , 한번도 경험하지 않는 세상에 우리가 왜이리 사는지 ~~
그런데 백신 접종후 아무렇지도 않다 그냥 물주사 준것은 아닐까 ? 별 걱정을 다하고 의심이 든다 ㅎㅎㅎ
나이 몇살 많은 누님 둘이다 아파서 혼자 힘으로 못 사는것 보니 남의일 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
과연 앞으로 내가 운전해서 고향 가는 것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나는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