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기록된 라자로의 이름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이 가난한 남자의 이름을 밝히신 것은 그가 하느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이요 그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루카 10, 20)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반면, 부자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 것은 그의 이름이 성경에도 하늘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부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으신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의 이름은 밝히셨습니다. 부자의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었겠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입에 담지 않으셨습니다. 반면 사람들이 몰랐을 가난한 이의 이름은 밝히셨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단지 당신 책에 기록된 것을 읽으셨을 뿐입니다. …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부자의 이름을 말하지 않으신 것은 그 이름이 하늘에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분께서 가난한 사람의 이름을 밝히신 것은 그 이름이, 당신의 지시에 따라, 하늘에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33A,4).‘
라자로’라는 이름의 뜻
히에로니무스는 ‘라자로’라는 이름은 ‘도움 받은 자’라는 뜻이라고 설명한다.“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라자로라는 이름은 … ‘도움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그는 도와 준 사람이 아니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가난했고, 가난한 그를 돕고자 주님께서 오셨습니다(히에로니무스 『라자로와 부자에 관한 강해』).
【성경본문 : 루카 16, 23-24】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생생한 묘사
니사의 그레고리우스의 말처럼, 하늘에서의 삶과 영원한 형벌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예수님께서는 불타는 지옥의 고통과 아브라함 품에서 쉬는 하늘의 위안 사이의 깊은 구렁을 생생하게 묘사하신다.여기서 말하는 불과 구렁 같은 것들이 실제로 그것이 아니면 무엇이라는 말입니까? … 제 생각에는, 복음서가 이 모든 상세한 묘사를 통해, 우리가 영혼과 관련하여 찾고 있는 것에 관한 어떤 견해를 보여 주는 듯합니다. 아브라함이 부자에게 말합니다.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다.” 그리고 라자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 겪은 고생으로 제 임무를 다 채웠다.”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큰 구렁으로 성경은 제게 중요한 사실을 말해 주는 듯합니다. … 제 생각에 이것은 땅의 구렁 같은 것이 아니라, 서로 반대되는 삶을 선택한 데 대한 심판입니다. 사람이 이생의 쾌락을 선택하고 그 나쁜 선택을 회심으로 고치지 않으면, 저승에서 좋은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깊고 가늠할 수 없는 구렁 같은 것을 파고 마는 것입니다. 또한 성경은 고통받던 자가 안겨서 쉬고 있는 ‘아브라함의 품’을, 영혼의 안락한 상태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니사의 그레고리우스 『영혼과 부활』).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