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확인증
2008년 4월 9일은 지역발전을 위하여 열정적으로 일을 해줄 국회위원을 뽑는 선거날이 었는데
아침에 살째기 눈을 떠 보니 창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왔습죠
이불속에서 뭉기작 거리며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니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는 소리 같기도 하고
애벌레가 배추 잎사귀를 갉아먹는 소리 같기도 하더라구요
뭔 소린가...하고 고개를 갸웃 갸웃 거리며 눈을 부시시 뜨고는 주방문을 열어보니 글씨 봄비가
연두빛 풀밭에 사박사박 떨어지는 소리 였었죠
그날은 국회위원 선거날이기에 어제부터 벼르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투표를 하러 가려구요
그런데 어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쉽게 결정이 서지 않더라구요. 선거 유세 하는것을 봤는데
이미 모든 후보들 목청이 쉬어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래도 그중 조금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분을 하나 선택해서 투표를 하려고 하는데 투표용지가
두 장이더라구요. 그래서 선거 참관인한테 이렇게 여쭤 보았죠
" 투표용지가 두 장인데 이거 다 찍어야 하나요 ? "
" 네...한 장은 원하시는 후보를 선택하시고요.
또 한 장은 원하시는 당을 선택 하셔서 찍으시면 됩니다 "
순간 나는 잘 됐다...하는 생각이 버뜩 들어라구요
그래서 후보는 xxx를 선택했고 비례 대표제인 당 선택은 xxx후보와 다른 당을 선택 했었죠 ^ ^
생각 같아서는 투표용지 여섯장을 주었으면 모조리 하나씩 찍어 주고 싶었었는데...^ ^
그런데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보니까 손에 웬 쪽지가 하나 들려 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투표 확인증이더라구요
이건또 뭣꼬 ? ... 이렇게 속으로 중얼중얼 거리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본증은 아래 시설에서 면제 또는 2,000원 이내의 할인 혜택을 받을수 있습니다 (1인 1회에 한함)
선거관리위원회...인
뭐고 ? 아래 시설물이라니...
투표 확인증을 들고 도대체 뭣을 이용하라는 말이제 ?
투표 확인증
뒤집어 보니까 또 뒷면에는 이렇게 쓰여 있더라구요
본 증은 박물관, 미술관, 국가 및 시, 도 지정문화재, 농원, 유적, 공영주차장(일부지역 제외)등,
국, 공립 유료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본 증은 위의 시설에서 면제 또는 2,000원 이내의
할인 혜택을 받을수 있습니다 (1인 1회에 한함)
본 증은 공작선거법 제6조 제2항에 따라 투표참여자를 우대하기 위하여 발행한 것입니다
공작 선거법 제 6조 제 2항이 어떻게 생겨묵었는지는 몰라도 벨 희안한 뱁 조항이 다 있네요
공공시설 이용권 2,000원짜리 투표증을 주는 뱁 조항이 다 있당가요 ?
투표를 하는것은 의무가 아니고 이 나라 백성의 권리인데 뭔 고맙게스리 할인 혜택을 받을수
있는 투표 확인증을 다 준당가요 ?
근디 유효기간이 4월까지라고 하는데 내는 4월달에는 박물관, 미술관, 시, 도 지정 문화제, 유적,
공영 주차장등을 이용할 계획이 전혀 없으니 이 투표확인증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것쥬 ?
설사 본 증을 들고 위에서 말한 공공 시설물에 입장을 할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낮빤닥 뜨겁게
워쪄케 투표 확인증을 들고 그런곳에 입장을 할수 있단 말임시 ?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권리를 행사하고 왔는디 저런 할인권을 들고 미술관 입장하면
막말로 이야기 해서 억수로 쪽 팔릴것 아니겠습네까 ?
차라리 투표 하러 시내버스를 타고 왔으니 왕복 시내 버스표를 드립니다...라든지...
아니면 차를 몰고 왔으니 아무 주유소에서나 기름을 넣을수 있는 주유권 2,000원을 드립니다...
라고 하면 몰라두...
시내버스 승차권 2,000원짜리나 주유권 2,000원짜리를 준다면 아마 모르면 몰라도 760억원이란
비용이 나갈지도 모르것쥬 ? 전체 유권자수 3천 8백여명이 몽땅 투표를 하고 몽땅 투표확인증을
받아 간다면 760억원잉께 ^ ^
근디 도대췌 이것을 워디다 써먹는당가 ?
옳치...이 투표 확인증 가지고 중앙시장 왕대포집으로 가서 왕대포나 한 통 바꿔 묵어보까 ? ^ ^
투표도 끝냈겠다
봄비도 사박사박 내리고 있겠다
시장 골목에 있는 왕대포집에서 호젓하게 앉아 막걸리 마시기엔 따악 ~ 좋은 분위기죠
스라브 지붕에 후두둑 후두둑...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들으며...
그리하여 오전부터 우산을 쓰고 시장으로 시적시적 걸어가고 있었쥬
비단장수 왕서방은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날은 휴일날잉께...
천안 중앙시장앞에 있는 남산공원
투표소인 천안 쌍용동 동사무소에서 우산쓰고 30분 정도를 걸어 왔드만 중앙시장앞 남산공원이
보이더라구요. 시장앞에 나즈막히 솟아 있는 남산공원에도 봄비가 사박사박 내리니 나무들은
더욱 짙은 연록색으로 변해 가고 있었죠
날 좋으면 이 공원입구에 할배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데 이날은 봄비가 하루 웬종일 내려서
그런지 할배들 모습이 하나도 안 보이네요. 그래도 할매들은 시장안에서 우산쓰고 냉이, 시금치,
고추, 돈나물, 콩나물 등등을 팔고 있는데...
도대체 이 할배들은 워디서 무엇들을 하고 있을까요 ?
투표를 마치고 지금쯤 시장 구석의 왕대포집에 앉아 계실까 ?
늙어서까지 할배들은 바깥 어른 노릇을 하시느라 대단히 노고들이 많으신것 같습니다
젊은시절 남자의 얼굴은 두번다시 쓰기 싫은 이력서와도 같았고
여자의 얼굴은 씨도때도 없이 무엇인가 요구하는 청구서와 같다고 했는데
이제는 세월이 흘러 할배, 할매가 되니까 거꾸로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늙으막에 할배들의 얼굴이 청구서가 되어 버렸고
그 반대로 할매들의 얼굴은 이력서가 되어 버린것이죠 ^&^
봄비 내리는 천안 남산공원앞의 중앙시장
날 좋은날 할배들이 남산공원 입구에 올망졸망 모여 앉아 염소수염이나 쓰다듬고 계실때 할매들
은 이곳 시장 입구에서 보따리 풀어놓고 오이, 마늘, 파, 무우, 고추, 냉이, 시금치, 아욱, 돈나물,
콩나물 등등을 팔고 계십니다
봄비 내리는 천안 남산공원앞의 중앙시장
길거리에 쭈그리고 앉아 냉이 한 주먹, 시금치 한 주먹만 내놓고 파는 할매들도 있습니다
한 주먹에 천원씩인데 다 팔아봐야 2천원이죠
어떤 사람들은 지나가는길에 냉이와 시금치 두 주먹을 몽땅 사가는 화끈한 사람들도 있죠
그런데 그 할매는 시금치와 냉이가 어디서 나왔는지 또 두 주먹을 펼쳐 놉니다
그러면 지나가는 어느 아지매가 또 시금치와 냉이를 몽땅 팔아주죠
그래도 할매는 냉이, 시금치, 아욱, 돈나물등이 노점판 좌대아래 요술 보따리에서
꾸역 꾸역 나오고 있습니다 ^&^
이렇게 하루 웬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쥐색끼들을 싹싹 잡아 죽이자고 외치던 더벅머리 쥐약장
사와 무좀약장사, 고무줄 장사, 수세미 장사, 머리핀장사들도 보이지 않네요
그들은 하루 웬종일 후줄근하게 비가 내리는 이런날, 어디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요 ?
그들도 투표를 마치고 어느 왕대포집 구석에 주저앉아 막걸리들 마시고 계시까 ?
한산한 저잣거리 저편 하늘에서 또 먹구름이 몰려 오네요
비가 오려나아 ~
눈이 오려나아 ~
억수 장마 지려나아 ~
일봉산 검은 구름이 마구 마구 몰려 옵니다
천안 중앙시장
빗방울이 더 굵어 지기전에 내두 시장골목에 있는 호젓한 왕대포집을 찾아 자리를 잡아야겠죠 ?
봄비는 장인어른의 콧털 아래서도 피할수 있다고 하더만 제법 장마비처럼 꾸준하게 오네요
보슬비 내리는 어느 봄날에
우산속에 두 사람 걸어 갑니다
검정우산, 파란우산, 타게진우산
좁다란 시장골목에 우산 두개가
머리를 마주대고 걸어 갑뉘다
아따...시장 바닥에 나타난 처자들...늘씬하니 보기도 시원 스럽눼요이 ^&^
오늘 막걸리맛좀 날것 같네요 ^ ^
봄비 오는날, 천안 중앙시장 어물골목
봄비 오는날, 천안 중앙시장 왕대포집 골목
봄비 오는날, 천안 중앙시장 왕대포집 골목
봄비 내리는 날,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
중앙시장 주점골목을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 이곳에서 발길이 멈추어졌습니다
중앙분식집으로 갈까 ? 아니면 제일순대집으로 갈까 ?
이곳에 잠시 멈추어 서서 이집, 저집, 그집, 요집을 기웃기웃 거리고 있는데 스라브지붕에서는
여전히 봄비가 애벌레 뽕잎 갈아먹는 소리처럼 사박사박 내리고 있었으며 주점안에서는 왁자지
껄 하는 소리가 들려 왔었죠
왕대포집 주모의 높은 소프라노음...
" 그만좀 퍼마셔 ! 아침부터 마신술이 벌써 세병째여 ! "
주당이 취해서 헬렐레 하는 소리...
" 나 안 취했다니까...꺼억 ~ 어여 한병 더줘 ~ 딸꾹 ~ "
왕대포집 주모가 주당을 달래는 소리...
" 이러다 길거리에 쓰러지면 객사 하는겨...알어 ?
속썩이지 말구 오늘은 그만 마시고 어여 집에 들어가 좀 자 ! "
주당이 비틀거리며 투덜 거리는 소리...
" 따악 한 병만 더 줘 ! 한 병만 마시고 가께 ! "
" 하이고매 ~ 뭔 술을 백주대낮부터 저리 퍼묵구 또 달란다냐 ? 없어 ! 어서가 ! "
봄비 오는날 한쪽에서는 주모와 주당간에 이런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고
또 한쪽에서는 대포잔을 주고 받는 주당들의 이야기 소리가 도란도란 흘러 나왔죠
봄비 내리는날, 천안 중앙시장 왕대포집 골목
시장 골목을 또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 보니 이번에는 등대집이 보였죠. 이곳에도 비오는날 술잔
을 기울이며 날궃이 하러 온 사람들이 몇몇 모여 있었지만 이야기 소리가 두런두런...낮게 깔려서
흘러 나오고 있었습니다
봄날은 고요히 흘러가고 있었고
비구름도 고요히 흘러가고 있었고
주점의 주모도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고
술잔을 기울이는 주당들의 낮은 목소리도 주절주절 흘러가고 있었고
우리네 인생들도 주절주절 흘러가고 있는, 봄비 내리는 정오의 왕대포집들입니다
조용히 서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흘러가는것이 없는데
공연히 우리네 인생들만 주절주절 거리며 흘러가는것 같네요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
번잡한 세상일에 열중하다 보면 산다는것은 작은 일상에 골몰하여 물건값을 천원만 깍자고도 하
고, 바퀴벌레 돌아댕기는방 무서워 이사갈까 걱정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을까...걱정도 하는 그런짓이라면 봄비 내리는 한적한 주점에서 막걸리나 퍼 마시며 번잡한 세
상사의 근원을 한번쯤 살펴보는 일도 괘안것쥬 ? ^ ^
지금 주점의 지붕에는 봄비가 한 참 사박사박 내려앉고 있는 중...
봄비 내리는 주점에서 주객들이 주절주절 거리며 낮술을 퍼 마시고 있는중...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
좁고 깊은 터널을 지나듯 시장구석 골목을 한바퀴 돌아 나오니, 일어서면 머리가 천정에 와닿고
뻗으면 손이 벽에 닿을것 같은 70년대 시절의 판자집 같은 주점 하나가 보였죠. 우산쓰고 한참을
걸어 다녔더니 시장기도 밀려오고 해서 일단 그 집으로 들어 갔습죠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의 왕대포집 - 이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비오는날 찍었던 사진임 - 저기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는 인물님은 이름이 봉달이라고 하는 인물인데 대역으로 한번 써먹었음 ^ ^
그 주점에는 언젠가 시장에서 한번쯤 보았음직한 인물님 하나가 진청색 스판상의에 모자를 뒤집
어 쓰고 막걸리 한통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풀고 있었죠
아주 수더분한 인상이었는데 의리는 김도깡이보다 더 있어 보였습니다
이 시대 보기 힘든 그야말로 의리로 똘똘 뭉쳐진 인물님 같았죠
구태여 입을 열어 말을 하지 않아도 손동작, 발동작 하나 하나에 지나간 세월을 온몸으로 말해주
고 있는 이 시대의 보기 힘든 협객이 틀림 없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저 협객은 이 주점을 자주 드나드는 단골손님인데 이 시장 부근에서 새우젓장
사를 하고 있죠. 내도 중앙시장 이곳 주점골목을 드나들며 몇번 만났던 협객이었는데 같이 막걸
리잔을 주고 받았던적도 있었습니다
중앙시장 주점골목 순대집 할매
봄비 내리는 소리 들으며 막걸리를 마시던 협객에게 할매가 넌지시 물어 보더군요
" 오늘 투표는 하고 왔능가 ? "
" 아침에 투표하러 동사무소 갔는디 사람들도 벨로 없고 이런걸 하나 주더만요..."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부시럭 부시럭 뭔 쪽지 한장을 꺼내 드는데 바로 나도 한장 받았던 투표확
인증이었습죠. 할매가 가까이 가서 한참 딜다 보더니 시큰둥하게 한마디 하는것이었습니다
" 나두 투표하러 가서 그런거 한장 받아 왔는디 내버려 버렸제 ! 근디 그거 뭣하는거랴 ? "
" 투표한 사람들한테 한장씩 주는건데 뭐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데 가면 2천원 할인해 준다고
한다나...? "
" 박물관은 뭐고 미술관은 또 뭐여 ? "
" 내두 모르것슈...나 같은 새우젓 장수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어디 붙어 있는지, 알게 뭐유 "
" 그러먼 갔다 버리제 뭣 하러 들고 다니는겨 ? "
" 그래도 명색이 2천원짜린데 워떡케 버린다요 "
" 그게 2천원 짜리라구 ? "
" 야 ! "
그때 내가 끼어들며 한 마디 했습죠
" 내두 투표하고 저런거 하나 받아 왔는디 2천원짜리 확실허요. 이거 2천원짜리 쪽지 줄텡께
막걸리나 한병 주실라요 ? "
그때 할매는 벨 대수롭지 않다는듯 시큰둥하게 대꾸 하는것이었죠
" 그거 미술관인지 뭐시껭인지 갈때 써먹는거라머 ? "
" 눼 ~ 할매도 이런 기회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함 가 보요 ! "
" 그런데 갈 시간 있으머 잠이라도 한 숨 더 자겠다. 내 오늘은 막걸리 한병 그냥 줄텡께 그 요상
한 종이쪼각 어여들 같다 버려 ! "
그래서 새우젓장수와 나는 그 요상한 투표 확인증을 버려 버리고 막걸리 한병 얻어 묵었쥬
막걸리 한병씩 얻어 묵었응께 다음부터는 마니 팔아줘야 되것쥬 ? ^&^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
이곳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은 90년대 초까지만해도 천안에서도 알아주는 유명한 골목이었는
데, 최근에 각종 대형마트의 등장과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말었습니다
항시 사람들이 시끌벅적 와글와글 하던 주점들은 이제 어디선가 머리를 풀어헤친 몽당 귀신이
이히히히히~ 하면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은 스산한 분위기가 되어 버린거죠
이제 이 주점들은 시장안의 영세상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단골술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간혹
노숙자들도 찾아와 외상술을 마시고 가기도 하는 곳이죠
말이 외상술이지 꽁술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노숙자가 돈이 워디 있습네까 ?
쏘주 한병에 2천원, 안주는 콩나물국 꽁짜...^ ^
천안 중앙시장 주점골목
이 시장의 주점골목엔 보령집이라는 왕대포집도 있는데 얼마전까지만해도 나으 단골 주점이었
죠. 연세가 70이 넘는 할매가 하고 있다가 너무 연로해서 더이상 주점을 꾸려 나갈수 없게 되자
자손들이 아파트로 모시고 갔다나 봐요
그 할매네 집에는 노숙자들도 많이 드나들었는데 외상값이 10만원이 넘는 사람들도 있었다네요
쇠주 한병 2천원인데 10만원 외상이면 쐬주 50병이 외상이란 이야기죠
물론 안주는 꽁짜 콩나물국이니까...
개중에는 외상값을 주는 노숙자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꽁짜였다고 합니다
뭐 할매가 노숙자들에게 외상값을 받으려고 술과 콩나물국을 주었겠나요 ?
못 받을줄을 알면서도 주었던 것이죠
얼마전에는 시장을 지나다가 그 할매를 우연히 만난적이 있었죠
어떻게 소리 소문도 없이 주점을 그만 두었냐고 여쭈었더니 자손들이 이제 힘에 부치니 그만좀
하라고 하도 졸라대서 그만 두었대나 봐요. 근디 할일없이 아파트에만 있다보니 너무 갑갑해서
다시 해 볼려고 하는데 자손들이 워낙 막무가내라고 합니다
그래도 나에게는 저 보령집이 술 마시기 가장 편했었고 부담없는 집이었죠
어쩌다 이불이라도 한장 주면 그 할매도 술을 한병씩 그냥 주곤 했었습니다
그리고는 젓가락으로 주전자를 두두리며 노래라도 한곡씩 쭈악 ~ 뽑고 나오기도 했었쥬
그중 현철의 봉선화 연정을 자주 불렀었습니다
손대면 토옥 하고 터질것만 같은그대 ~
봉선화라 부르리오 ~
더 이상 참지못할 그리움을
가심깊이 물 들이고오 ~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심은 뜨으거어워 ~ ^&^
딱 따다다다...쨍그렁 쨍그령...(젓가락으로 주전자 두둘리는 소리)
노래 소리는 어둠 컴컴한 시장 골목을 타고 밖으로 흘러 나왔었겠죠 ^ ^
하여간 그날 새우젓 장수와 나는 투표 확인증을 그곳에 버려 버리고 할매에게 막걸리 한병씩
얻어묵고 왔습니다. 막걸리 한 병씩 얻어 묵었응께 다음부터는 좀더 많이 팔어 주어야 되것쥬 ?
.....^&^
첫댓글 이래저래 그 날 폴린 술이 솔찮허꺼여 이~! ^^
그렇게 풀린술 내두좀 받아 묵어 봤으면...^ ^
ㅎㅎㅎ [봄비 애벌레 뽕잎 갉아 먹는 소리처럼 사박사박 내리]는 날에 막걸리 한 사발 마시는 운치가 참으로 멋집니다요. 항상 재밌게 사시는 님이 진정 행복한 분입니다. 건강하십시오.
건강 하라는 소리 하두 들어 가지고서리 이제는 더이상 해야할 건강도 없어진듯...^ ^
ㅎㅎㅎ...저도 투표확인증 받아서 고궁 나들이 갈까 했더니 고궁은 사용 안 된다고 하네요. 저도 갖다 버려야겠네요.
그거 써묵은 사람...아마 백명에 한명 정도 밖에 앙될걸요 어쩌면 천명에 한 솨람꼴이 될지두...^ ^
그것이 그런용도 였군요 처다도 보지 않았는데....
그거 영월 장릉에 들어갈때 써묵어도 될것 같은디... 하긴 장릉 옆에 사시니 일부러 들어갈 필요도 없겠쥬 ? 그라머 있어도 써묵지도 몬하것눼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