ㅗ조각이나 그림에 나오는 양 모습은 주로 털북숭이 면양이다.
실제 주변에서 보는 양은 염소나 산양이다.
양이나 염소의 수염 난 모습을 할아버지에 비유했다.
인자하고 덕이 있는 동물로 여겼다.
양은 상서로운 이미지를 가졌다.
행복이나 좋은 운수를 바라는 길상의 소재다.
정초에 즐기는 윷놀이에도 양을 상징하는 게 있다.
도개걸윷모 중에서 걸이다.
'걸도 큰 사리'란는 속담처럼 양처럼 묵묵히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을 옛 사람들은 덕으로 여겼다.
순박환 성질에 참을성이 많아 가정에 화평을 도모한다고 한다.
반면 정직하고 부정을 보면 참지 못해 '양띠는 부자 못 된다'는 속담도 있다.
반드시 갔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함도 있다.
양은 젖과 털을 공급해 주는 중요한 원천이었으니 유목문화에서는 중요한 동물이지만
농경문화에서는 소나 돼지에 밀려 비중이 약했다.
그런 탓인지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12간지 열두 띠 동물 가운데 양과 관련된 유물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경북궁 한쪽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제목이 '행복을 부르는 양'이다.
주말에 들러본 덕분에 양에 대한 상식을 적잖이 얻었다.
고려시대 해시계인 앙부일기에 십이지가 새겨져 있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조선시대 의장기 중 하나인 정미기에도 양머리가 그려져 있다.
양띠 해에 태어난 인물 중에는 인류 생활을 바꾼 천재가 유독 많다.
21세기 현대인 생활을 바꿔 놓은 컴퓨터 윈도 개발자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스마트폰을
우리 손에 쥐어 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1955년생 양띠다.
컴퓨터를 통해 'www'로 인터넷이라는 세계를 만들어낸 팀 버너스 리도 동갑이다.
팀은 특허료 한 푼 안 챙기고 기술을 공개한 후 에 은둔자로 산다.
굳이 한 사람 더하자면 구글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 애릭 슈밋도 1955년 생이다.
20세기 최고 문화혁명인 전기를 알려준 토머스 에디슨과 전화를 고안해 낸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각각 1847년생 양띠다.
양띠 천재들이 안겨준 선물은 하나하나 어느 것과 비교해도 순서를 매기기 힘들 귀중한 것들이다.
올해 태어날 양띠 중에 이들을 능가할 천재가 넘쳐났으면 좋겠다. 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