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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은 더욱 더 영남에 집착할 것이다 |
총선 승리는 지역통합과 관계가 없다 |
노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데에는 그가 부산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연거푸 도전한 그의 지역주의 타파 의지 때문이었다. 실제로 노대통령은 지난 대선 전까지만 해도 영호남 지역통합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노대통령 방식의 총선이 실패로 끝난 지금 시점에서 그의 지역통합론을 검토해보면 너무나 패권주의적인 방식이라는 점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 그의 지역통합은 오직 총선과 대선과 같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만을 상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승리를 위해서 호남은 늘 배제받을 수밖에 없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등권론의 깃발을 들고 지자체 선거에 나선다. 박정희 정권 이후 지역감정은 사실 상 경제적인 문제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지역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호남이 차별받는다는 뜻은 단순히 감정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차별받고 있다는 전제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분위기 상 김대중의 지역등권론은 호남지역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자는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노무현 후보였다. 노무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앞서다 막판에 역전패를 당했다. 이 때 당시 노무현은 김대중의 지역등권론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그것은 비판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노무현의 지역론에 대한 인식을 결정지은 듯하다. 김대중과 호남의 색채를 버리지 않는 한 영남에서의 승리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2000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노무현은 95년도 부산시장 선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아무리 부산에서 여당의 힘을 내세워 지역발전을 이야기하더라도, “노무현은 김대중 당 사람이다” 이 한 마디로 표심이 갈라졌다. 2002년 대선에서도 노무현은 끝까지 “부산이 뒤비진다”며 부산을 누비고 다녔지만 결국 부산의 표심을 얻는데 실패했다. 노무현이 대선에서 얻은 표는 2000년 총선에서 얻은 표와 비슷하게 나왔을 뿐이다. 그리고 2004년 총선, 노무현은 작심한 듯, 김대중의 노선을 철저히 버리고, 민주당을 호남 자민련으로 떨궈놓은 채 총선에 임했다. 그의 목적은 오직 하나였다. 영남에서 승리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지역통합형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역시 결과는 10년 전과 똑같았다. 뒤집힐 듯, 뒤집힐 듯 영남은 늘 예전처럼 막판에 돌아서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승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승리는 누가 안겨준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이었다. 선거 전날까지 민주당은 비례대표 13%에 지역구 의석 13석 정도를 얻을 것이 확실했었다. 호남민심이 추미애 의원의 햇볕정책 계승으로 절반 정도 돌아서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거 막판에 열린우리당의 수뇌부부터 젊은 의원까지 모두가 단식과 살발을 하며 “한나라당이 제 1당 된다!”라는 공갈협박에 호남은 돌아섰다. 80년 광주의 악몽을 기억하는 호남사람들은 차마 한나라당의 제 1당을 감당할 만큼의 용기는 없었던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지역구 13석에 정당비례대표 10석을 얻는 수준의 득표를 했다면 수도권은 한나라당이 압승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한나라당이 제 1당이 되었을 것이다. 과연 그랬을 때, 정말 호남사람들이 악몽을 꿀 정도로 한나라당은 광란의 정치를 시작할까? 열린우리당과 노대통령은 바로 이런 식의 협박으로 호남표를 얻었을 뿐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노대통령의 지역통합론은 실패했다. 이제 와서 성찰해보면 처음부터 노대통령 방식의 지역통합론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호남과 영남은 단지 감정적으로 틀어진 것이다.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계급으로 규정된다. “나는 영남사람이오, 나는 호남사람이오”라는 말은 사실 그 사람의 계급을 나타내주는 하나의 징표이기도 하다. 물론 거기에는 ‘서울’과 ‘지방’이라는 또 하나의 계급도 겹쳐있다. 호남은 지역문제에서 약자이기 때문에 약자를 위한 사회에서 이익을 취한다. 모든 사람들이 지역과 계급에 관계없이 잘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상대적으로 호남은 이득을 취하게 되다는 말이다. 호남의 개혁성은 여기서 시작된다. 여러 가지 사회 의식 통계를 봐도 호남은 영남보다 더 개혁적이다. 이것은 하등의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특히 영남의 의식이 보수적이라 하더라도 그것 가지고 영남 사람들을 매도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역사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면 우선 현실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서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으로 나뉘어진 담론을 계층과 계급으로 나누는 작업들을 인내를 갖고 해주었어야 했다. 이런 지역문제를 단지 영남에서 의석만 얻으면 다 해결될 것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수준낮은 생각인가? 지금까지는 그랬다 치자. 그러나 앞으로가 더 위험하다. 아마도 노대통령은 시종일관 호남의 색채를 버리면서 영남을 석권하고자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약간의 득표율 상승은 노대통령을 고무시켰을 수도 있다. 영남을 석권하겠다는 노대통령의 평생의 꿈이 여기서 버려질 가능성이 없다. 오히려 더욱 더 영남권 승리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나라당은 위기를 극복하고 영남권 수성에 성공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와 박세일 선대위원장 투톱 체제로 한나라당은 이제 보수꼴통 정당의 이미지를 벗었다. 비례대표 토론회에 나선 박세일 선대위원장과 김재홍 열린당 의원을 비교해보라. 누가 더 꼴통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는가? 누가 더 치졸한 흑색선전에 나섰는가? 박세일 의원은 영남의 보수세력들의 표를 잡아둘 이데올로그 역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이번에 열린당의 약진에 큰 기여를 한 차떼기 정당, 부패정당은 이미 박근혜와 박세일의 업그레이드 이미지로 가려졌다. 오히려 열린당이야말로 선거법 위반, 탄핵 심판과정에서의 측근비리, 그리고 짬뽕 잡탕정당으로서의 정체성 혼란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6.5 지자체 보선에서 영남권 2회전을 벌인다. 그것도 노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과 경남의 광역 선거도 들어있다. 지금까지 노대통령이 해온 방식으로 보건데, 아마도 철저히 영남정서에 기댄 정책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신기남, 이강철, 유시민 같은 입의 정치 달인들은 호남을 자극하는 언동을 펼칠 것이다. 그래서 이 정권이 확실히 호남과 관계가 없는 정권임을 영남에 알려 다시 한번 영남권 승리에 목을 내걸 것이다. 안 그래도 이번에 영남에서 낙선한 열린당 내의 PK세력들은 이를 갈고 있지 않겠는가? 차분히 묻고 싶다. 이렇게 해서 영남에서 승리하는 것이 과연 지역통합에 어떠한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총선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열린당의 개혁인사들은 답해보기 바란다. |
첫댓글 적절한 지적입니다~
노무현 님이 또 다시 입을 열기 시작하데요. 영남에게 많은 ?????그것 부탁 ...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올린다. 그는 영남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