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윌비스 현지공장 직원 3천명 희생자 전무 전세계 이목 -직원들 오후5시 퇴근 중 도로위서 강진 만나 피해 모면 -30분, 1시간만 늦어 귀가 했어도 희생자 컸을 것 ‘神의 도움’ -철근 콘크리트 공장건물 끄떡없어 10일 휴무 끝내고 풀가동 시작
‘신이 버린 나라 아이티’에서 천우신조로 3000여명의 공장 직원 중 단 한명의 희생자 없이 무사한 (주)윌비스(대표 전병현)가 아이티 현지 공장의 임시 휴무를 끝내고 이번 주부터 본격 풀가동에 들어간다. 연간 2억달러 규모의 의류제품을 도미니카· 아이티 등지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윌비스(前 미래와 사람)는 지난 13일 새벽 발생한 진도 7.0의 강진으로 인해 수십만명의 인명피해를 낸 아이티 충격으로 사고 발생 후 10일간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해오다 지난 주부터 부분가동을 거쳐 이번 주부터 본격 풀가동 한다는 것이다. 윌비스는 우리나라 글로벌 의류수출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지난 2001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 인근 쏘나피 공단에 매머드 니트봉제 공장을 설립, 현재 현지인 3000명과 한국인 관리직원 20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강진이 발생한 지난 13일 새벽(한국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오후 5시경, 때마침 직원들이 막 퇴근길에 들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위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반 건물과 가옥들이 무참히 붕괴되는 상황에서도 이 회사 직원들은 단 한명의 희생자 없이 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지진참사는 단단한 철근 콘크리트건물 등은 거의 피해가 없는데 반해 일반 주민들이 사는 벽돌 또는 함석지붕 건물들이 무참히 무너져 수십만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윌비스 공장이 있는 인근 지역 일반 건물들도 많은 피해가 발생했으나 91년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내진설계가 잘돼있는 윌비스 공장은 형광등 일부가 깨지고 선풍기 몇 대가 부숴지는 수준에서 가벼운 피해가 있을 뿐 인명피해는 전무했다는 것. 공장 내 숙소에 있던 한국인 관리자들 역시 이번 강진에도 하등의 피해가 없어 “신이 버린 나라에서 신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현지와 미국 거래선들이 한결같이 축하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만에하나 강진이 발생한 시간이 근로자들이 퇴근 후 집에 도착했거나 출근 시작 전이라면 윌비스 공장 직원 등 상당수가 희생됐을 것을 생각하면 하늘의 도움이 컸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윌비스는 3000여명의 현지 고용 인력을 통해 연간 4000만달러 규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악몽을 잊고 모든 업무가 정상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아이티 강진으로 수십만명의 희생자를 낸 충격과 후유증을 감안해 인근 도미니카 바라우나 공장과 바니공단 공장을 관리하던 임창혁 부사장이 현재 아이티 공장에 머물며 정상가동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강진 후유증을 씻고 첫 가동을 재개했던 지난주 초 전체 직원 중 3분2 수준인 2000명 정도가 출근했으나 이번 주부터는 3000명 전원이 출근해 정상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아이티는 중미 카리브연안 중 인구 900만명에 1인당 국민소득이 니콰라과와 엇비슷한 560 달러 수준의 최빈국으로 인건비는 1일 8시간 기준 기본급 월 70달러 수준으로 베트남보다 싸고 캄보디아 보다 다소 비싼 임금 수준을 보이고 있다. 노동의 질은 도미니카· 니콰라과 수준이어서 가장 먼저 진출한 윌비스가 성공을 거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 미국 정부가 호프Ⅱ를 적용해 아이티에서 생산된 섬유제품은 일정수량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의류봉제 생산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번 지진피해도 미국이 곧 호프Ⅲ를 적용해 무관세 수입의 수량 제한을 해제할 정도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미국 마이애미 바로 건너편 중미 카리브 국가인 아이티가 의류생산 기지로 각광을 받자 세아상역과 한세실업도 윌비스의 뒤를 이어 한때 아이티 진출을 적극 모색해 왔으나 이번 강진 사건으로 일단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아이티는 치안이 불안해 대낮에도 주요 인사들이 경호원이 없으면 외출이 두려울 정도였으나 몇 년전부터 유엔군이 상주하면서 치안도 안전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200년만의 강진으로 초토화가 된 아이티도 이제 평온을 되찾아 재건작업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영향권을 행사하기 위해 호프Ⅲ정책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 유일한 의류생산 기지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윌비스의 뒤를 향해 많은 의류 글로벌 기업들이 뒤따라 진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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