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이야기] 09.16(일) '김민기의 아침은'
사흘 전인 지난 13일, JTBC 뉴스룸 문화초대석에 김민기가 출연했읍니다.
아침이슬이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를 비롯하여 장기 뮤지컬 공연인
‘지하철 1호선’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 주었읍니다.
김민기는 잘 알려진 대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연출을 맡아
4,000회라는 장기 공연을 했던 해적이를 지닌 님이십니다.
님의 '아침이슬' '친구' 등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런 김민기가 지난 9월 11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앞에서 열린
'지하철 1호선'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 제막식에서
다시 공연을 하는 소감으로 ‘그냥 달려야죠’라며 짧게 말을 던졌읍니다.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독일 그립스 극단의 작품으로 김민기가 풀어 내고,
연출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작품입니다.
1994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 진 이후 2008년 4,0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무대에 올려 진 것입니다.
작가 루드비히는 말합니다.
‘지하철 1호선'은 원작보다 김민기의 작품이 두 배나 더 많이 공연됐다.
‘나는 텍스트를 쓴 것밖에 없고, 김민기가 작품을 훌륭히 만들어줘 고맙다’
‘나보다 김민기의 동상이 이 자리에 적어도 10개는 있어야 한다’고요.
이런 '지하철 1호선'은 독일의 그립스 극단이 내년에 창단 50주년을 맞아
이 작품을 독일로 초청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지난 9일부터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다시 오르게 된 것입니다.
이에 JTBC 뉴스룸을 이끌고 있는 손석희는 김민기를 모시고 이야기를 풀어 갔던 것이지요.
온 몸에 수줍음이 배어 있는 그야말로 겸손한 김민기를 그대로 보여 주었읍니다.
그림 작업을 하면서 꽉 막혔던 ‘그의 시련’을 ‘나의 시련’으로 바꾸자 술술 잘 풀렸다는 이야기.
뒤것들이 앞것들처럼 앞에 나서면 되겠냐고 한사코 대담에 잘 응하지 않았던 속내들.
그야말로 꽉 막힌 박정희의 군사 독재를 그 잔잔함으로 뒤 흔들었던 ‘아침이슬’이었으니까요.
언젠가 김민기가 독일에 갔을 때 ‘지하철 1호선’의 원작가인 루드비히는 김민기를 위하여
극단 배우들이 독일어로 아침이슬을 합창으로 불러 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아침이슬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오늘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