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인천광역시 강화읍과 내가면, 하점면, 송해면 등에 걸쳐 있는 고려산(436m) 또한 4월 중순이면 한창 물이 오른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나 산허리를 감싼다.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어나는 곳은 정상 능선 북사면을 따라 355봉까지 약 1km 구간. 이곳만큼 넓은 면적에 잡목 하나 없이 진달래만으로 화원을 이룬 곳도 드물다. 간간히 바람이 산자락을 훑고 지나갈 때마다 요동치는 분홍빛 꽃물결은 상춘객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하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고려산의 옛 명칭은 오련산(伍蓮山). 고구려 장수왕 4년(416년),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라 오색 연꽃이 피어 있는 오련지를 발견한 후 오색 연꽃을 공중에 날려 떨어진 곳에 각각 적련사(적석사)와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를 세웠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지금은 적석사, 백련사, 청련사만 남아 있는데 진달래 산행은 대개 이 세 절에서부터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진달래 군락지와 가장 가까운 곳은 오색연꽃 중 백련이 내려앉았다 하여 이름 붙은 백련사다. 이곳에서 진달래 군락지까지는 도보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축제 기간에는 백련사로 오르는 차량통행을 금지해 고인돌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 올라가야 한다. 축제 기간이라도 오후 4시가 넘으면 백련사까지 차로 오를 수 있지만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다. 고인돌공원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는 약 2.5km로 아스팔트 포장길이 말끔하게 다져진 데다 죽죽 뻗은 전나무가 양옆으로 줄지어 있어 걷기에 알맞다. 오르는 도중 만나게 되는 호담 갤러리에서 조각품을 구경할 수도 있고 먹을거리 장터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걷는 재미의 일부분이다.
그렇게 쉬엄쉬엄 걷다 닿게 되는 백련사는 여느 절과 달리 살림집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백련사를 지나면서부터는 다소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700m가량 이어지는 산길을 오르면 시멘트 포장길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그 순간, 코앞에 드러난 산자락에 진달래가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심 산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