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공습①] '역대급' 고지서에 증여도 '역대급' 데일리안 | 2021.11.17 06:44 집값‧공시가 폭등에 종부세 사상 최대 “대선 기대감에 당분간 매물 나오기 쉽지 않아” 이재명, 국토보유세 도입 vs. 윤석열, 종부세 재검토[데일리안 = 원나래 기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대상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부의 양극화 심화에 대한 조소, 또는 한탄조의 말이었다. 하지만 해마다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최근 5년간 주택가격 상승에 더해 세율과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 인상 등의 정부 조치가 이뤄지면서 체감 상 세 부담은 ‘역대급’이란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제 종부세는 더 이상 다주택자 증세, 부자 증세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종부세 인상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국세청이 이달 22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할 계획인 가운데 역대급 종부세가 날아올 것으로 전망된다.ⓒ데일리안국세청이 이달 22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할 계획인 가운데 역대급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 세금을 늘려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종부세를 높였다.
다주택자에 대한 최고 양도세율은 지난 6월부터 기존 65%에서 75%로 높아졌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세율이 무려 82.5%에 달한다. 또 이달 고지될 종부세도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이 지난해 0.6∼3.2%에서 올해 1.2∼6.0%로 대폭 상승해 부담이 사상 최대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매물 유도를 위해 종부세 부담을 대폭 높였는데도 정부의 취지와 다르게 시장은 반응했다. 양도세 부담 또한 만만치 않아 매물이 나오기 보단 절세를 위해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역대급이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는 올해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으로 전국적으로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총 9만1866건)의 1∼9월 증여 건수(6만5574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올 들어 9월까지 아파트 증여 건수가 2만1041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1만8555건)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전문가들은 당초 정부의 종부세 목적인 매물 유도로 부동산 가격안정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결국 인위적인 규제들로 집값을 잡겠다는 시도 자체가 한계를 보인 것”이라며 “종부세 규제가 강한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당분간 매물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세제를 구축해야할 것”이라며 “그래야 조세 저항 등 정책 부작용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3·9 대선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책 대결에 나섰다. 두 후보는 종부세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 토지세’(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 0.17%를 1.0% 수준까지 끌어올려 투기수요를 잡겠다는 목표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포함한 세 부담 완화를 위한 대대적 세제 개편을 예고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국토보유세는 수익을 제한함으로 토지공개념을 구현하는 것으로 종합부동산세를 일반화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행 종합부동산세에서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분의 공시가액에서 시작하여 과세표준을 정하게 되는데 국토보유세 개념이 들어오면 토지 부분까지 포함돼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부동산 소유에 대한 욕구가 큰데, 보유세가 커지는 만큼 가중되는 세금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 부동산이 집중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오히려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중산층이 급감해 모래시계형 계층 구조로 급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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