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서 보수 진보 보혁을 논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그런 논쟁도 신물이 날 지경입니다. 단지 세계의 정치 지도가 점점 우파 나아가 극우중심으로 재편되는 것같아 우려가 듭니다. 우파들은 상대적인 개념에서 볼 때 자기 중심적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최우선시 합니다. 다시말해 주변 그리고 이웃보다는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최우선시하고 그 조직의 이익만을 위해 애쓰는 성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조금 양보하면서도 이웃과 주변의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반대로 좌파는 그와 반대선상에 놓여 있을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그야말로 자신 나라만의 이득외에는 다른 것 즉 이웃 나라와의 관계는 애써 외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미국입니다. 민주당 정권에서 공화당 정권으로 넘어가기 정확하게 1달전입니다. 민주당하에 미국의 정책의 근간은 세계주의와 동맹주의였습니다. 자국 우선주의보다 보편적 사고속에 이웃 나라와 타국에도 관심을 갖는 그런 정책의 기반하에 국정이 운영되었습니다. 물론 자국 이익을 따지는데는 민주당도 대단했지만 그래도 대놓고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에게 패했습니다. 그것도 완패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트럼프 후보자가 넉넉하게 당선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유세때부터 자국 우선주의를 최우선으로 내세웠습니다. MAGA로 대표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슬로건하에 모든 것이 진행됐습니다. 미국을 최우선시하면서 이웃나라나 타국에 대해 무자비한 관세로 미국 산업을 보호하고 미국 백인위주의 하부구조에 돈다발을 선물로 주겠다는 생각입니다. 저가의 중국산과 베트남산 제품에 높을 관세를 씌우면 그나라들의 제품이 미국에 들어올 수 없고 그러면 미국의 산업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미국뿐 만이 아닙니다. 러우전쟁이후 유럽에서도 극우정당이 앞서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왜 자국과 대단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하느냐 또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안돼 에너지비용은 급등하고 식량값도 뛰게 만드느냐는 것입니다. 여기에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난민때문에 자국이 피폐해지고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는 논리를 극우정당들이 내세우는 것입니다. 그런 극우적인 주장에 불과 몇년전만해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국민들이 하나둘씩 그런 주장의 정당에 관심을 표하는 것입니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구를 살리자는 정책에도 해당 국민들 상당수는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농민들의 경우 그런 정책때문에 각종 규제가 이뤄져서 상대적으로 자국 농산품의 경쟁력이 하락한다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농민들의 시위가 격해지기도 했습니다.
한때 극우주의때문에 나라가 폭망했던 독일도 상황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뒤늦은 산업혁명으로 식민경쟁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독일이 1차세계대전을 일으켰고 그 전쟁에 배상과 경제대공황의 여파로 국민들이 극도의 배고픔에 시달리자 등장한 히틀러가 극우의 상징인 나찌즘을 내세워 결국 2차세계대전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후 독일인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면서 다시는 극우주의에 현혹되지 않겠다며 세계를 향해 굳은 약속을 했습니다. 독일의 교육은 극우적인 색채를 전파하거나 그런 정책을 표방하는 정당을 국민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말자는 굳은 각오속에 이뤄졌지만 요즘 슬슬 사라지는 분위기입니다. 벌써 지방선거에서 극우정당들이 앞서가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극우주의로 망했던 독일에 다시 극우바람이 부는 형국입니다.
복지국가의 대명사였던 스웨덴도 상황이 상당히 급변하고 있습니다. 중동 난민을 대거 받아준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난민들이 스웨덴에서 동화되어 흡수되기는 커녕 자신들끼리 조폭단체를 만들어 폭력을 일삼게 되자 스웨덴 국민들은 더 이상 참지못하고 난민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난민을 수용하고 그들을 세계인으로 대하자는 좌파정권에 대해 분노의 소리를 질러대는 형국입니다. 주변 북유럽국가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이스라엘 그리고 중동국가들도 모두 극우적인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산국가들은 공산당 1당독재체여서 당연히 극우적인 성향을 띠고 있고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극우정권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동국가들은 대부분 왕정체제이기 때문에 극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도 수십년 일당독재속에 극우적인 성향의 유권자들이 장악한 그런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왜 갈수록 극우적 성향의 정당들이 더욱 두드러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극우적인 성향이 매우 단순하고 잘 먹혀들어가는 풍토가 조성됐다는 것입니다. 갈수록 문명은 발달해 사람이 해야 할 것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상황입니다. 집안에서 움직일 필요도 줄어듭니다. 머리 쓸 일도 갈수록 줄어듭니다. 동영상도 긴 것보다는 일분도 안되는 이른바 짤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글도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는 장문보다는 그냥 한마디로 정리하는 단문장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책을 읽지도 찾지도 않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 빈공간을 인공지능을 이용한 알고리즘이 인터넷과 유튜브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용자의 성향을 그대로 파악해 그들이 만족할만한 내용을 차곡차곡 내놓으니 뭔가 찾을 수고도 없애줍니다. 그러면서 이용자는 특정 성향으로 더욱 경도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유튜브의 악성 선동에 그냥 멍하니 자신의 정신세계를 맡기는 부류가 급증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가상세계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우려스런 기현상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또한 이웃을 생각하는데 필요한 그 수고로움과 일종의 피곤함도 이제는 싫다는 것입니다. 내 집 내 이득만 생각하면 단순하고 편한데 내 이웃은 어떻까 타인들에게 내가 행하는 일이 어떤 영향을 줄까하는 따위는 이제 불필요한 행위로 여기게 된다는 말입니다. 내것만 챙기고 내것만 생각하도록 뇌가 단순화되고 일방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이 생기면 즉각 짜증이나고 그런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을 기피하게 되는 세상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의 백인중심의 저소득층이 트럼프후보자에게 열광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미국의 저소득층 백인들은 자신들이 유색인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이유를 단지 그들이 미국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아주 단세포적인 판단입니다. 자신들이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고 이른바 3D직종이라면서 관심을 두지 않았기때문이라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런 풍조에 기름을 부은 사람이 바로 트럼프 후보자이기도 합니다. 유색인종들을 다 추방하면 일자리가 넘칠 것이라고 착각도 그래서 나옵니다. 자신들은 하고싶지 않은 귀찮은 일에다 할 능력도 기술도 갖추지 못했으면서도 그냥 유색인종탓만 합니다. 과연 유색인종들을 무시하고 미국의 하층부 일자리가 제대로 돌아갈런지 대단히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관세폭탄으로 저가 제품 수입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소식에 지금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한달앞두고 미국 여기저기서 제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서 만든 제품은 믿을만 하지 않으니 한달사이에 가능한 많이 쟁겨두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의 복안을 무색하게 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신의 가정과 자신의 나라을 최우선시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극단적으로 흐르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훨씬 강해지고 그 후유증이 심대할 것은 너무도 확실한 사실입니다. 또한 이웃을 외면한 그런 정책과 자세는 자신들의 주변에 높을 울타리를 쌓는 것이고 그런 현상은 스스로 외톨이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극우적인 생각이 편하고 지금은 당장 자신들의 이득을 올릴지는 모르지만 조금만 멀리 보면 그야말로 우물속에서 제 잘난 맛에 사는 개구리나,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바로 그런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것은 역사가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세계 지도에서 정치지형이 점차 극우성향으로 바뀌는 것을 대단히 우려스럽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4년 12월 1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