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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류] 중국 무인택시에 길 빼앗긴 한국 자율주행
이태현
중국 무인택시 포니AI가 한국 도로를 달린다. ‘중국의 웨이모’라 불리는 포니AI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에서 자율주행 허가를 취득한 중국 유일한 로보택시 기술 기업이다.
포니AI는 한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아 이미 판교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한 바 있다. 그리고 7월부터 판교 도로에서 무인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단순히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로만 볼 수 없다. 대한민국 자율주행 산업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동안 우리는 정체되고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중국은 이미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로 1억km 이상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노하우를 열심히 쌓아가고 있었다. 우한과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상용화하며 전국 확대 계획까지 착실히 수행 중이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72만km라는 비루한 데이터 축적에 서울 일부 지역에서나 제한적인 테스트 운행만 하고 있다. 이게 지금 IT 강국이라는 나라의 현실이다.
중국은 2019년 서울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우한 전체를 자율주행 시범 도시로 지정했다. 우리보다 먼 미래를 본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한에서는 1000대의 무인택시가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쌓고 있다. 더욱더 정교해지면서 대한민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단순히 자본이나 기술력 부족이 아니다. 놀랍게도 30년 전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기술을 발명했다. 하지만 여러 정치적인 이유로 이미 30년 전에 버림받았다.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구시대적인 규제와 대기업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 혁신 부재로 인한 ‘갈라파고스화’ 때문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막아 대한민국 인공지능 성장에 가장 치명적임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거기에 택시업계의 이해관계로 무인택시 같은 핵심 서비스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30년 전 실수를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유망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회사가 7곳이나 있다. 충분한 투자와 관심을 주었다면 더욱 발전했을 것이다. 중국 무인택시의 판교 진출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한국이 중국과 차별화할 잠재력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작은 땅 크기로 인한 압축된 통신 인프라로 전국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과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정도의 자동차용 반도체 기술이다. 끊기지 않는 통신 네트워크는 차량 간 협력 자율주행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삼성과 SK 하이닉스는 이미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에 필수적인 자율주행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침 흘릴 만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한국에선 더 이상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규제로 막혀 있다 보니 핵심기술 업체가 공장 내 자율주행 같은 당장 돈이 될 만한 시장에만 집중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누구 탓을 해야 하며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나, 아니면 우리는 이미 늦은 것이 아닌가?
현재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최대한 이용하는, 인프라를 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도로와 통신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 차량 AI 성능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데이터 규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과해 하나의 산업이 발전하는 데 문제가 된다면, 따로 특별법 제정이나 규제 완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정부 주도로 데이터를 철저하고 공정하게 공공자산으로 관리, 스타트업과 중소대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서울 아니 한국 전체 도로 위에 중국 포니AI가 질주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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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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