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취목(行將就木)
가는 길에 관목(棺木)을 취한다는 뜻으로,
멀지 않아 관(棺)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죽을 날이 가깝다는 의미의 말이다.
行 : 다닐 행
將 : 장차 장
就 : 나아갈 취
木 : 나무 목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僖公) 23년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나 목숨을 다할 때가 온다.
이전에 비해 수명이 길어져 백세시대(百歲時代)라 해도
짧음을 한탄하면서 자신은 생명이 다할 때가 없는 것처럼 군다.
하지만 노소부정(老少不定)이라
늙은이나 젊은이나 순서가 없이 언제 저 세상으로
갈지 모르니 열심히 살고 죽음에는 숙연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에 관해 적합한 말이 머지않아 갈 길이(行將)
관 만드는 나무 속(就木)이란 성어다.
시체를 담는 관구(棺柩) 속으로 가는 것은 죽어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길지 않아
죽을 때가 가까웠다는 표현인데
그때까지 의연히 지내며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노(魯)나라의 좌구명(左丘明)이 춘추(春秋)를 해석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유래가 실려 있다.
두 번째로 춘추오패(春秋五霸)에 오른
진(晉)나라 문공(文公)이 계외(季隗)라는
여인과 주고받은 밀어에서 나왔다.
문공은 그가 62세에 즉위할 때까지
공자 중이(重耳)로 19년 동안이나 이웃나라로
도피생활을 하는 등 기구하게 보냈다.
부왕 헌공(獻公)이 총희 여희(驪姬)의 꾐에 빠져
그 소생을 왕위에 앉히려고
태자를 죽이고 중이 형제를 쫓아냈다.
현명한 중이를 모시려 재능 있는 대부들도 함께 따랐고,
적(翟)나라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
그 곳 사람들이 보낸 아름다운 계외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다른 나라로 도주했던 동생 이오(夷吾)가
헌공이 죽자 먼저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중이는 자객을 보낼까 두려워 피신하려 했다.
중이는 떠나기 전날 그 사이 두 아들을
낳은 부인 계외에게 당부했다.
"나를 25년 동안 기다렸다가 오지 않으면
딴 곳으로 시집을 가시오
계외는 지금 나이 25세라며 답한다.
"다시 25년을 기다려 시집간다면
그 때는 관 속으로 갈 것입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해
감동한 중이는 12년을 더 머물다가 떠났다.
주변국의 도움으로 즉위한 중이는
물론 계외를 진나라로 데려 갔다.
방랑생활을 하던 중이는 주위에 큰 믿음을 줬기에
부인도 죽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오늘날은 어떨까.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해로(百年偕老) 하겠다고 맹세한 부부가
늘그막에 갈라서는 황혼 이혼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물론 겉으로 보기보다 포장하느라 속이 썩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갈 길이 머지않아 관 속이 가까울 때면
삶이 얼마 안 남았다 생각하고 한 번 더 참는 것도 방편이다.
다음은 채근담(菜根譚)에 있는 말이다.
知生之必死 則保生之道 不必過勞
(지생지필사 즉보생지도 불필과로)
삶이 반드시 죽을 것임을 안다면,
삶을 보전하는 것에 지나치게 애태우지 않으리라.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