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난건 대전에 내려온 2002년 가을
"한밭레츠(대전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단체)에 가입하고 뭐 이런단체가 다있나?
중앙화폐에 반대하여 돈없이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도대체 여기에 모여 이렇게 순진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야?"
라는 호기심으로 회원정보 책자에 나와있는 가맹점회원을 중심으로
내눈으로 직접 그들을 만나러 다닐때였다.
계룡산자락 도예촌 그것도 제일 깊숙한 안쪽 골목끝에 목원도예라는 이름으로
부부가 공방에서 작업을 하고있었다.
"저...한밭레츠 회원가입한 버들치라고 하구요.
궁금해서....한번 와봤어요.ㅎㅎ"
차를 마시고 작업공간을 둘러보고 이제 시작한지 얼마안된 공방에서의 그녀의 첫인상은
새초롬하고 말없는 조금은 덜떨어진 푼수끼많은 나와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다른것에는 별로 욕심이 없는 나이지만 괜찮은 도자기를 만났을땐
서슴없이 지갑을 열어 나를 아는 사람들을 아주 가끔 놀래킨다.
(내안에 나모르는 내가 있다.ㅎㅎ)
이런저런 일로 머리가 복잡한데 도자기전시회 소식을 알게되었다.
마침 집근처 유성문화원이라 몇몇 친구들과 전시장을 찾았다.
난 다른분의 전시회인줄 알고 갔는데 2인전을 하고있는 자리에 그녀가 있었다.
양미숙---한밭레츠 구회원
전시 마지막날이라 한가한 전시장에서 남편이 차를 대접하길래 얼껼에 앉아 그녀의 도자강의를 듣게 되었다.
(분청사기는 원래 청자 위에 분을 바르는데 분을 바른 청자란 뜻으로 분청)
그위에 철로 그림을 그린 유일한 계룡산 특유의 철화분청이 탄생하게 되었단다.
벌써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두 부부는 이제 흙을 만지면서 세아이의 부모가 되었고
표정도 자연을 닮아가고 있었다.
이제 공방이름을 목원에서 웅진요로 바꾸었다.
접시위에 그린 쏘가리는 입신양명을 기원한단다.
우리집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음식을 낼때 저 접시에 담아
많은 사람들의 입신양명을 빌어달라며 친구들이 조르길래
선뜻 하나를 집어왔다.
전시장 자 많은 쏘가리중에 내가 선택한 쏘가리는?
우리집에 와보시면 안다.
가을국화꽃과 함께 포장한 저안에 우리들의 입신양명(출세하여 이름을 날린다)은
세속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기를 바란다.
오른쪽 작가분이 양미숙님 입니다.
전 선물로 부부 머그잔도 받았네요.
공방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생활도자를 판매한다니 한번들 놀러가보세요.
작가왈---생활도자는 돈 많은 사람들만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닌 내친구들도 살 수 있는 가격
전 그렇게 하려구요. ^^
첫댓글 아가씨들 참 참하네요.
계룡산에 있을 때 더러 신상리 도예촌엘 가봤었지요.
그러다가 한참 만에 가봤더니 발전하기보다는 오히려 정체되어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좋은 분청자기가 나온다니 다행입니다.
입신양명을 빌어주는 그 마음에서
분청 도자기를 냉큼 구입하셨군요.
빌어주는 마음이 그 또한 고맙고요^^
내안에 나모르는 그녀....
당연 응원합니다^^
버들치님, 글 맛은 참 신선해요. 모습들이 모두 부럽게 새초롬하시구.... 11월 5일에 계룡산 가는데, 짬 내서 공방에도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