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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루카 복음 11장 37~41절)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오늘 복음에 보면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하는 말씀이 있는데요. 그 말씀을 묵상하면서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저번에 송어 잡이 행사 할 때의 일입니다. 조립식 수영장을 정리하기 전에 수영장을 활용하고 싶어서 맨손고기잡이 행사를 했었는데요. 고기잡이가 시작되니까, 평소에 작업할 때는 보이지도 않던 분이 제일 신나서 고기를 잡고 있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잡은 고기는 신자들끼리 먹으려고 한 건데, 먼저 간다면서 물고기를 챙기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얄미웠죠. ‘저분은 염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동시에 ‘은혜’ 라는 단어도 떠오르더라고요. ‘예수님은 아침부터 일한 사람이나 저녁부터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후한 대접을 해주셨는데.. 그게 예수님 마음일 텐데.. 그걸 보여주는 게 교회의 모습일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늘 복음 말씀이 다시 그 일, 교회가 은혜를 베푸는 일을 강조하는 거 같습니다. 이런 뉘앙스의 말씀을 하시는 거 같습니다. “봉사도 하지 않던 사람이 선물을 받는 게 얄밉기도 하고, 미사에 빠진 사람을 단죄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교회가 가지고 있는 것(송어, 성사)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송어도 선물로 주고 고해성사도 주어라.” 하시는 거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어제 오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제 목욕탕에 갔었는데요. 오랜만에 간 거여서 그런지 목욕탕에서 나올 때의 느낌이 아주 개운하고 좋았습니다. 마무리로 딸기우유도 하나 먹고 이동을 했는데요. 걷는 길에 박스 줍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거리를 걷다보면 자주 보게 되는 모습인데요. 조금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회식하러 갈 때나, 늦게 까지 술을 먹고 들어갈 때나, 느긋하게 내 삶을 즐기고 여유를 갖고 행복할 때.. 그런 느낌이 드는 거 같습니다. 뭔가 찔리는 느낌이 듭니다. ‘저분들은 저렇게 힘들게 사시는데.. 나는 뭐하고 있는 건가.. 내가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그런 느낌과 생각이 있었는데요. 그날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꾸 그분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주님께서 나에게 뭔가 해보라고 그러시는 건가...’ 그런데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도와주어야 한다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 건지.. 어떤 부분에 개선이 필요한 건지.. 전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처음으로 ‘복지나 사회단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런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대로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 수 있는 모습’일 거 같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가지고 것으로 자선을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이가 운동선수 출신인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사자가 영어로 뭐야?” “라이언~ 킹~”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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