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성의 불합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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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시스템은 역설적으로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시스템이 인간을 황폐화시키며,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를 상상해보라. 척척 돌아가는 기기, 분 단위로 딱 맞춰 나오는 햄버거, 싼 가격에 풍성하게 나온 음식을 먹고 나가는 활기찬 도시인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렇게 정확하고 편리하게 돌아가는 맥도날드가 알고 보면 인간을 더 황폐하게 만든다.” / 조지 리처 - 2010년 8월 27일 (춘천 월드레저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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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매장에서 고객은 식탁에 편안히 앉지 못하고 계산대 앞에 오랫동안 줄을 서야 하며, 자신이 직접 음식을 나르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면서 무료로 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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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 4인 가족이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하려면 적어도 2~3만원이 필요하다. 이 가격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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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소, 돼지 농장에서 발생하는 배설물이 하천을 오염시킨다. 대형 농장은 동물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가 발생하고 이는 결국 사람에게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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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일회용 종이,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에 공급되는 종이, 포장지를 위해 매년 엄청난 숲이 희생되고 있다. 프렌치프라이용 감자 재배에 동원되는 막대한 화학비료도 환경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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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기업은 노조 결성을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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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는 거의 대부분 단순 반복 노동이라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 이들은 합리적인 규칙과 규율을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종업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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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업계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이직률을 보인다. 패스트푸드점 종업원들의 평균 근무 기간은 4개월이다. 1년에 3번꼴로 종업원 100%가 교체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장기 근속자가 적으면, 채용, 훈련에 드는 비용도 많이 들고, 업무의 효율성도 떨어지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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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햄버거는 칼로리는 매우 높으면서 영양가는 별로 없다. 뿐 만 아니라, 살모넬라, 대장균 등이 검출되면서 햄버그의 위생 상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게 위험한 병원체는 합리화된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금방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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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는 특히 아이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벌이는데, 아이들의 입맛을 길들여 평생 고객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이 소금, 설탕, 지방이 많이 든 음식에 중독된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이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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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조사 결과, 식품 광고의 90%가 아이들에게 설탕, 소금, 지방이 함유된 음식을 권장하고 있었는데, 어린이 광고를 가장 많이 하는 기업이 바로 맥도날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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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전 세계 산업 국가 들 중 가장 높은 비만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어린이 4명 중 1명은 비만이다. 중국에서도 지난 10년간 십대 비만 비율이 거의 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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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맥도날드를 들여온 후지타는 ‘우리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천년 동안 먹으면, 큰 키와 흰 피부, 금발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지금 일본인들은 키가 크고 머리가 금발이 되기는커녕, 살만 찌고 있다. 1980년대 일본의 패스트푸드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했는데, 비만 비율도 2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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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점의 등장으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한국의 맥도날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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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병원은 1인당 진료시간을 제한해, 최대한 많은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의사와 만나는 시간보다는 복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이런 운영방식은 이제 중/소형 병원에도 거의 정착되었다. 이런 시스템은 병원 입장에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운영되다보니, 의료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고, 고객들의 불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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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쇼핑몰과 비슷한 병원 구조에서 고가의 장비를 환자들에게 이용할 것을 권유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의료비는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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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때부터 죽을 때까지 맥도날드화되어 가고 있다. 국가에 부담이 되는 병약아, 저능아를 줄이기 위해 초음파 검사법, 태아 단백질 검사법 등의 기술이 동원되고 있으며, 부모가 원하는 성별의 아기를 출산하게 만드는 시스템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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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업체들은 시체가 누울 관은 물론, 유골을 담는 용기까지 등급별로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진행하는 장례 행사도 거의 비슷하다. 전국의 장례식이 똑같아지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슬픔과 애도의 여지는 별로 없고, 형식만이 존재한다. 이렇게 상조 업체들이 활개 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물론 바쁜 한국인들의 일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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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도 예측 가능성의 원리가 작동하는 영역이다. 스타워즈, 대부 등의 속편들은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쉽고, 영화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수익을 예측할 수 있다
과거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마음에 들면,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번만 보고 나오게 되어 있다. 극장의 모든 시스템은 극장이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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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예측 시스템이 확립되면서 소위 ‘돈 안 되는’ 영화는 상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관람객들은 전작을 재탕하는 시리즈물이나, 천편일률적인 상업 영화만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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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계는 수익이 확실하고 완전히 통제가 가능한 소위 ‘걸 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연예 기획사가 주요 소비층인 젊은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여성들로 구성된 ‘소녀시대’, ‘카라’등의 젊은 여성 그룹은 시청률 만능주의와 합세해 다른 음악 장르를 브라운관에서 완전히 몰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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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질보다는 방문 관광지의 수를 강조하는 패키지 관광이 성업 중이며, 심지어 종교도 맥도날드화되고 있다. 자동차를 탄 상태로 예배를 보는 드라이브 인 교회나 텔레비전 예배 프로그램이 그러한 사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