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들으시는 곡은 대중가요 '꽃밭에서'입니다. 처음에는 가수 정훈희가 부르고 몇해 전에는 조관우가 리바이벌했지요. 제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대중 가요치고는 가사가 '괜찮다'였어요...
흐흠... 제게는... 이 노래에 얽힌 추억이 있어요.
한시에 능통한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요,그 친구가 전에 제게 들려준,이 노래 가사와 비슷한...한시에 얽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있어요.
조선조 세종조에 유생 최한경이라는 분이 살았었는데... 그 분이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泮中日記라는 책에 그가 성균관 유생이었던 시절에,어린 시절 자신의 마음에 두었던 박소저를 그리며 지었다는 아름다운 시가 적혀 있다고 해요... 부친끼리 혼삿말이 나오기도 했던 고향의 이웃집에 살고 있는 박소저를 그리며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그 여인을 생각하며 지은 詩라고 해요...
바로 이 한시(漢詩)
坐中花園 꽃밭에 앉아서 膽彼夭葉 꽃잎을 보네 兮 兮 고운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灼灼其花 아름다운 꽃이여 何彼 矣 그리도 농염한지 斯于吉日 이렇게 좋은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君子之來 그님이 오신다면 云何之樂 얼마나 좋을까
臥彼東山 동산에 누워 望其天 하늘을 보네 明兮靑兮 청명한 빛은 云何來矣 어디에서 왔을까 維靑盈昊 푸른하늘이여 何彼藍矣 풀어놓은 쪽빛이네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吉日于斯 이렇게 좋은날에 美人之歸 그님이 오신다면 云何之喜 얼마나 좋을까
그 친구 얘기로는 조선조의 엄격한 양반의 틀속에서도 제도나 이데올로기보다 더욱 강한 것은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따뜻한 마음의 교감이라는 것을 이 시가 증명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이 친구도 대중가요를 잘 몰랐었던가봐요... 한시를 연구하다 우연히 이 한시를 발견하고는 너무 좋아서 동생에게 들려 주었더니, 동생이 그거 대중가요 '꽃밭에서'의 가사라고 하더래요... 그래서 깜짝 놀랐다고 해요... 그래서 부랴부랴 테이프를 사서 들어 보았더니...정말 비슷하더래요.
그 노래 가사는;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운 빛은 어디에서 났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어떠세요? 둘 다 너무 아름답지요?
그 한시를 알게 된 이후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최유생과 박소저의 애틋하고도 가슴저린 사랑을 생각하며 듣는 곡이 되었지요, 제게는... <나무>
첫댓글 오카리나 카페에서 퍼온 곡과 글입니다.."꽃밭에서"라는 곡을 너무 좋아하는데..오카로 연주하니 또 다른 기분이네요..
거의 유사한 내용의 한시가 원조격이라 불러야 하남 ㅎ....
어찌 그런일이 30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똑같은 느낌을 표현하다니 지금의 작사가가 유생 최한경의 시를 도용한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 이 노래의 곡과 가사를 무척 좋아합니다 ㅎㅎㅎ
아~ 일통님께서 이 노래를 좋아하시는군요..담에 기회 닿으면 한 곡 부탁드려야겠네요..^^*
저도 이 노래 좋아하는데,,누구나 감정에 있어선 비슷 아니 같다고 보옵니다..ㅎㅎ ㄳ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