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유튜브의 나라'?
유튜브는 구글이 2005년 11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당신(You)과 브라운관(Tube, 텔레비전)의 합성어로, 전 세계 네티즌들이 올리는 동영상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이다.
한국어 서비스의 경우 2008년 1월 시작되었는데, 구글은 2015년에는 월 9.99달러에 전혀 광고가 없고 모바일 환경에서 백그라운드 재생 및 오프라인 재생이 가능하도록 한 유튜브 레드(Red) 서비스도 발표해 운영 중에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제 유튜브로 뉴스를 보고 있다. 글을 읽는 것보다 영상을 보는 게 편한 데다 마법 같은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구미에 맞는 콘텐츠만 골라서 보내준다.
내가 진보의 열성 지지자면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영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보수면 반대의 경우이다.
한번 빠져들면 점점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게 되는 중독 현상, ‘토끼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의 세계에서는 사실(fact)과 다양한 의견은 중요하지 않은듯 하다. 불편한 진실보다는 누가 우리 편이냐가 더 중요하다. 여기에선 대통령을 “무식한 주정뱅이”라고 모욕해도, 야당 대표에게 “칼 맞은 김에 죽지”라고 저주해도 반박하는 사람이 없다.
같은 편끼리만 보는 영상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더 자극적으로, 더 극단적으로 몰아세울수록 박수를 받는다.
이런 콘텐츠를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편향성은 갈수록 강해져서 무조건의 확증편향으로 때론 가짜 뉴스가 사실로 둔갑한다.
한국인의 유튜브 중독은 뉴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출퇴근 길 대중교통 주로 지하철에서는 유튜브 음악을 듣고 점심때는 유튜브 맛집을 찾아다니고 유튜브로 주식 요리 공부를 하고 주말엔 15분~20분짜리 영화 리뷰 영상을 몰아 보는 게 일상이 됐다.
학교 선생님들도 책이 아닌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숙제를 하라고 한다. 한국의 유튜브 월간 사용자는 4547만명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이 43시간으로 종주국인 미국의 24시간을 크게 앞서고있다.
토종 메신저 카카오톡 12시간, 네이버 9시간도 이미 멀찌감치 따돌렸다. 전 국민 플랫폼인 유튜브는 수만 명의 유튜버들이 대박의 꿈을 좇아 쉴 새 없이 올리는 동영상을 기반으로 광고, 디지털 음원, 쇼핑으로 독점력을 확대하고 있다.
유튜브가 한국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데에는 세계 최고의 한국 IT 인프라가 한몫 단단히 했다.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고 통신 3사가 수십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5G 전국 통신망을 깔아준 덕분에 스마트폰에서도 초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유튜브의 국내 통신망 트래픽 비율은 28.6%로 넷플릭스 5.5%, 메타 페이스북 4.3%, 네이버 1.7%, 카카오 1.1% 등 경쟁 업체들을 압도한다.
그럼에도 유튜브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무기로 국내외 인터넷 기업 중 유일하게 통신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게다가 서슬 퍼런 규제의 칼날도 유튜브 앞에서는 한없이 무뎌진게 현실이다. 국내 기업들은 정부 가이드라인이나 지침 형태의 수많은 규제에 시달리지만, 유튜브는 해외 기업이라는 이유로 강제 규정이 아닌 가이드라인을 요리조리 피해가고 있다.
국회 역시 CEO의 국감 증인 채택을 앞세워 국내 기업들은 쥐 잡듯이 잡으면서도 유튜브가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숙주(宿主) 역할을 하는 것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또 유튜브가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음원 끼워 팔기를 해 단숨에 국내 디지털 음악 시장을 장악하고,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을 40% 넘게 올려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한 인터넷 기업 임원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유튜브에 밀려 망해가는 국내 OTT 동영상 서비스 4사 대표를 불러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지만, 정작 가격 인상을 주도한 유튜브나 넷플릭스에는 아무 말도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해외에서는 빅테크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유튜브 아마존 알리 등 20여 개 초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해 불법 콘텐츠 유통 방지, 소비자 보호, 경쟁 환경 조성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제정한 데 이어 영국 일본도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짜 뉴스나 유해 제품의 온라인 유통에 대해 사용자 생산자 탓 말고 플랫폼 스스로가 책임지고 관리하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도해 거대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제어하는 법안 제정에 착수했다가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보류된 상태이다.
하지만 시장 경쟁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독점,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가짜 뉴스 유포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방어막은 마련해야 한다. 이대로면 빅테크가 한국 대통령을 뽑을 날도 멀지 않았다. 과유불급에 웃픈 나라다.
○ Youtube
2005년 2월 페이팔(PayPal)의 직원이었던 채드 헐리(Chad Hurley), 스티브 첸(Steve Chen), 자웨드 카림(Jawed Karim)이 공동으로 창립했으며, 같은 해 11월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2006년에는 '타임'지에 의해 2006년 최고 발명품으로 꼽히는 등 웹 2.0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 이후 2006년 10월 구글이 유튜브를 16억 5000만 달러에 전격 인수하였고, 2007년부터는 국가별 현지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한편, 유튜브에 있는 대부분의 동영상은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지만, 동영상을 게시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