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pan data-ke-size="size18">  연탄 한 장</span></p><p> </p><p>                    안도현</p><p> </p><p> </p><p>또 다른 말도 많지만</p><p>삶이란</p><p>나 아닌 그 누구에게</p><p>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p><p> </p><p>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p><p>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p><p>연탄차가 부릉부릉</p><p>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p><p>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p><p>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p><p>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p><p>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p><p>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p><p>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p><p>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p><p> </p><p>생각하면</p><p>삶이란</p><p>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p><p> </p><p>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p><p>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p><p>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p><p> </p><p>-시집<외롭고 높고 쓸쓸한>(2004)-</p><p> </p><p><span data-ke-size="size18">해 설</span></p><p><b>[개관 정리]</b></p><p>◆ 성격 : 상징적, 교훈적, 희생적, 반성적, 자성적, 고백적</p><p>◆ 표현 : 주변의 일상적 사물을 통해 삶의 의미와 교훈을 발견함.</p><p>연탄의 삶과 화자의 삶의 대조, 도치법을 통해 자기반성을 강조함.</p><p>◆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p><p>* 연탄 한 장 → 아낌없이 희생하는 삶</p><p>* 연탄차가 부릉부릉 /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 따스함을 전하기 위해</p><p>고난을 감수하는 모습</p><p>*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 타인에 대한 희생적 사랑</p><p>*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 이기적인 삶의 태도</p><p>* 온몸으로 사랑 → 이타적 사랑</p><p>*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 희생을 통한 사랑의 실천</p><p>*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p><p>→ 사랑을 베풀지 못한 자신의 이기적인 삶에 대한 각성과 반성</p><p>*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 철저한 자기 희생</p><p>* 눈 내려 ~ 그 길을 만들 줄 → 으깨져서 미끄러운 길에 뿌려지는</p><p>연탄재(연탄의 또 다른 사랑의 실천)</p><p>* 나는 → 도치(화자의 반성 강조)</p><p>◆ 제재 : 연탄 한 장</p><p>◆ 주제 : 남을 위해 희생하는 연탄의 아름다움과 이기적인 자신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p><p> </p><p><b>[시상의 흐름(짜임)]</b></p><p>◆ 1연 : 연탄 한 장에 담긴 삶의 의미</p><p>◆ 2연 : 연탄의 희생적 삶과 대조되는 화자의 이기적인 삶에 대한 반성</p><p>◆ 3연 : 삶의 의미와 자기 희생</p><p>◆ 4연 : 세상의 밑거름이 되지 못한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p><p> </p><p><b>[이해와 감상의 길잡이]</b></p><p>이 시는 뜨겁게 불타오르고 산산이 깨짐으로써 사랑을 실천하는 '연탄 한 장'의 희생적인 모습을 통해,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각성과 반성을 노래하고 있다.</p><p> </p><p>이 시는 '연탄'이라는 주변의 일상적인 사물이 지닌 속성을 통해 바람직한 삶에 대한 시인의 성찰을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즉, 시적 화자는 제 몸에 불을 붙여 뜨거워진 몸으로 남의 잠자리를 따뜻하게 하며, 다 타고 나면 다시 재가 되어 미끄러운 길을 다른 사람들이 마음 놓고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연탄의 모습에서 희생적이고 이타적인 사랑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한 덩이 재로 남는 것이 두려워 타인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이기적인 삶에 만족했던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반성하고 있다. 결국 시적 화자는 연탄과 자신을 대비하여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삶에 대한 지향 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시적 화자가 지향하는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삶의 대상은 연탄이 서민적인 삶과 가깝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2연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언덕길에 위치한 서민들의 삶으로 볼 수 있다. 사회의 소외 계층에 대한 시인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p><p> </p><p><안도현 시에 나타난 아포리즘적 성격></p><p>'아포리즘'이란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로, 금언 · 격언 · 경구 · 잠언 따위를 가리킨다. 아포리즘은 이언(항간에 떠도는 속된 말)이나 속담, 처세훈과는 달리 시인의 독자적인 창작이며, 또한 교훈적 가치보다도 순수한 이론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안도현의 시 중에서는 '너에게 묻는다.'라는 작품이 대표적인 아포리즘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탄 한 장'에서도 1연과 3연에 삶의 의미를 짤막한 경구 형식으로 표현한 아포리즘을 보여 주고 있다.</p><p> </p><p><b>[작가소개]</b></p><p>안도현 : 작가, 시인</p><p>출생 : 1961. 경상북도 예천</p><p>소속 : 단국대학교(교수)</p><p>학력 :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p><p>데뷔 : 1981년 대구매일신문 '낙동강' 등단</p><p>수상 : 2007년 제2회 윤동주문학상 문학부문</p><p>경력 :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p><p>1961년 12월 15일 경북 예천 출생.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p><p>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p><p>「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전통적 서정시에 뿌리를 두고 있는</p><p>안도현은 개인적 체험을 주조로 하면서도 사적 차원을 넘어서 민족과 사회의</p><p>현실을 섬세한 감수성으로 그려내는 시인으로 평가받는다.</p><p> </p><p>순수한 젊음의 시각에서 삶과 역사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서울로 가는 전봉준』(1985),</p><p>주변 삶의 쓸쓸함과 현실에 대한 성찰이 담긴 『모닥불』(1989), 시대적 문제와</p><p>마음의 갈등을 다룬 『그리운 여우』(1997), 바닷가 우체국과 시골 이발관 등 사소해</p><p>보이는 풍물을 애잔하고 낭만적으로 다룬 『바닷가 우체국』(1999) 등의 시집을 간행하였다.</p><p> </p><p>이외에도 『바닷가 우체국』(2003),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2004),</p><p>『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2005), 『간절하게 참 철없이』(2008) 등을 간행하였으며,</p><p>소설집으로 연어의 모천회귀를 성장의 고통 및 사랑의 아픔에 빗대어 그린</p><p>『연어』(1996)가 있다.</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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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배우게 됩니다.삶의 철학과 교훈을 담고 있어요.작품해설과 함게 잘 읽고 갑니다.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날마다 찾아 주시니 무한 고맙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기를 소원합니다.